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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일 전북 교육청은 전주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했다. 법상 자사고는 한시적 특례학교이기 때문에 5년마다 해당 지역 교육청 평가를 받아 지정 취소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문제는 '평가 기준 점수'였다. 다른 시도는 기준 점수가 70점인데 반해 전북은 80점이기 때문이다.

상산고 측은 강력히 반발하며 행정 소송을 예고했고 전북 내 정치권도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전북 교육청 입장을 듣고자 지난 1일 전주에 있는 전북 교육청에서 정옥희 대변인을 만났다. 정 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정옥희 전북 교육청 대변인
 정옥희 전북 교육청 대변인
ⓒ 전북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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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일 전북 교육청이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어요. 논란이 이어질 것을 예상했나요.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언론을 통해 상산고 지정 취소를 할 거라는 보도가 파다했기 때문에 논란이 있을 거라 예상했죠. 그러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웃음). 생각보다 거세긴 하지만 저희가 내린 교육정책 방향이 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묵묵히 해나갈 거예요."

- 전북 교육청이 처음 발표한 거잖아요. 다른 지역하고 비슷한 시기에 발표했더라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그런 이야기도 들었어요. 사실 저희가 발표 시기를 한번 늦췄었어요. 다른 교육청 평가에 지장을 줄 수 있어서 연기해 달라고 한 거라 한 번 더 늦춰서 발표하는 건 (시기적으로) 어려웠어요."

- 발표 후 정치권의 압력 혹은 압박이 많은 것 같던데 어느 정도인가요?
"교육청의 평가 결과 발표 직후 우리 지역의 특정 정당 국회의원이 기자회견도 하고, 유력 정치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어요. 도내 국회의원 상당수가 자사고 지정 취소에 반대한다는 언론 기사가 나왔을 땐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았어요. 직접적으로 의사 표시를 한 분은 한두 분 정도였지만... 더 말씀드리는 건 옳지 않은 것 같아요."

- 정운천 바른미래당(전북 전주시을) 의원이 상산고 재지정 취소 결정이 나기 전 만남을 요청했는데 김승환 교육감이 거절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
저는 평가 결과 발표 전에 정치권으로부터 특별한 만남을 요청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어요. 다만 결과 발표 전에 여러 단위로 반대 의견이 흘러나온 것은 사실이에요. 언론을 통해서는 들었어요. 그리고 발표 이후에 만남 요청이 있었습니다."

-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었어요?
"6개 영역의 15개 항목 31개 지표를 가지고 평가를 했어요. 상산고는 대부분 항목에서 우수 정도의 점수를 받았어요. 그러나 항목별로 감점이 누적돼 저희가 재지정 할 수 있는 기준 점수인 80점에는 못 미쳤어요. 상산고는 최종 79.61점을 받았어요."

- 일부에선 사회적 배려자 부분에 대해 점수를 낮게 줬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상산고에서 가장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이 '사회통합전형'인 것 같아요. 교육청이 무리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현재 자율형 사립고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 2010년 이후 지정된 자율형 사립고는 사회통합전형 20%를 시행해야 해요. 그러나 상산고 같은 구 자립형사립고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어요. 상산고 주장처럼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을 20% 적용하지 않아도 돼요. 현재 법률로는요.

그러나 상산고에 덧씌워진 이미지가 '귀족 학교' '특권 학교' 잖아요. 학교 측도 이런 부분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어요. 공동체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3% 규정을 만들어 지켜왔어요. 그런데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정책을 펴면서 '구 자립형사립고도 2018년까지 점차 10%까지 늘리라'고 했어요. 향후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했고요.

정부는 정책 수단으로 법을 개정하여 강제하는 방법이 있고, 권장을 통해 유도하는 측면이 있어요.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저희 교육청 또한 사회 통합전형을 성실히 준수하는지, 공동체 발전에 긍정적 기여를 했는지, 교육의 불평등을 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를 통해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그걸 평가에 반영했습니다." 

- 법적 의무가 없는데 그걸 평가항목으로 넣는 게 맞나요.
"사회통합전형을 몇 퍼센트 뽑아야 한다는 의무가 없는 건 맞아요. 구 자립형사립고의 경우 사회통합전형에 대한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20%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10%는 사회통합전형을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이미 평가에 반영한다고 2013년 예고도 했잖아요. 그러므로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고 보는 거죠." 

- 다른 시도 교육청은 합격점이 70점인데 전북은 80점으로 결정되어 교육의 형평성 침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그 말도 이해는 가요. 그러나 시도마다 자체적으로 평가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어 있어요. 교육부도 70점 이상 되면 좋겠다고 하한선을 제시한 것이지 70점이 기준 점수라고 한 건 아니에요.

우리 지역 내 평가항목이나 배점이 적절한 기준인지 판단하겠다는 목적으로 김승환 교육감은 2015년 자사고 평가 항목을 이용해 같은 규모의 일반계 사립고등학교를 평가해 봤어요. 당시 일반고는 특별한 준비도 안 되어 있었는데 평균 70점을 넘겼었어요. 70점이란 점수가 낮다는 걸 말해주는 결과였어요. 김 교육감은 자사고가 교육과정 운영을 제대로 하는지, 건학 이념에 부합하는지를 보려면 80점 정도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평가의 형평성 부분을 계속 이야기하는데, 대입이라는 목표를 두고 자사고와 일반고가 함께 경쟁하고 있어요. 큰 틀에서 선발 집단인 자사고와 일반고가 서로 경쟁하는 구조가 형평성에 맞는 것인지 묻고 싶어요. 형평성 문제는 일반고 학부모나 학생들이 오히려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라디오 출연시 오히려 후하게 점수를 줬다고 말했는데, 후하게 주는 것도 문제 아닌가요?
"상산고가 사회통합 부분을 가지고 '그 점수가 법률적 근거도 없는데 자기들은 부당하게 점수가 깎였다'고 해요. 교육청은 상산고 평가 5개년간 사회 통합전형 10% 적용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주장했지만, 평가위원들은 학교 측 의견을 수용해 2019학년도 입학전형에만 10% 사회통합 전형 비율을 적용하고 나머지 4개년은 3%를 적용해서 평가했어요. 이 때문에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생각한 거보다 더 높게 나왔다고 말한 겁니다." 

- 일반고도 70점이 넘는다고 했는데 똑같은 항목으로 평가한 건가요?
"더 쉽게 이야기하면 2014년부터 자사고 평가가 의미 없을 만큼 무력화됐어요. 2015년에는 평가 점수를 아예 60점으로 낮추자고 못을 박아 버렸죠. 저희는 평가 요소가 매우 편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사고를 유지하기 위해 당시 정부가 너무 개입한 결과라고 생각했죠. 저희는 자사고에 대한 평가 항목이나 배점의 객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일반고에 그대로 적용해봤어요. 물론 자율형 사립고에만 적용할 수 있는 항목들은 빼고 평가했어요.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였습니다."

- 기준 점수가 교육감 권한이라면 교육감협의회를 통해 정하고 일률적으로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아니에요. 자사고와 관련된 지역들의 여건이 저마다 달라서 똑같이 하자고 합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봐요. 자사고가 있는 11개 시도와 교육부가 평가 문항과 배점에 대한 협의는 함께 했지만, 기준 점수를 얼마로 할 것인지, 재량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시도 자율에 맡겼어요." 

- 상산고 측은 자사고 지정 취소가 김승환 교육감의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상산고 측은 교육감이 권한을 남용해 기준 점수를 올린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권한 남용인지 아닌지는 저희가 판단할 게 아니에요.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 직권 남용이란 말을 하는데, 기준 점수 부분은 교육감의 재량 권한이기 때문에 교육감 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21일 오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 정문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19.6.21
 21일 오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 정문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19.6.21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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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여전히 학벌이 존재하잖아요. 근본 원인을 건드리지 않고 자사고만 폐지하는 건 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있어요.
"맞아요.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명문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욕망이 쉽게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는 우리 사회가 학벌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원인 중 하나가 학교 서열화에 있다고 봐요. 어느 학교에 가면 어느 대학 특정 학과를 가는 데 유리하다거나, 어느 학교를 나와야 정·관계에 유리한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팽배하잖아요. 우리가 학벌 사회 모든 원인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그중 하나를 없애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가 아주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틀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고 봐요. 조금만 교육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 준다면 자사고, 국제고 등 특목고들이 없어도 질 높은 교육이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렇게 되도록 지원하고 격려해주고 정책도 지속되어야 하고요." 

- 상산고의 의대 진학률이 높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인가요?
"김 교육감이 '상산고가 전교생 360명 중 수시와 재수생 모두를 포함하더라도 275명이 가는 건 과도하다. 의예과 전문 학원인 거 아니냐'라고 한 것에 대해, 상산고 측은 김 교육감이 수치를 부풀려서 이야기했다고 반박했어요. 숫자 부분은 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내용은 상산고 내 게시판에 학교 측이 홍보한 자료를 보고 말한 거라, 정확한 숫자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재학생의 3분의 1 이상이 의예과 지원하는 건 사실로 보입니다." 

- 지금 상산고는 전국에서 다 지원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일반고로 전환하면 그 지역 학생만 갈 수 있죠. 지방 살리기 관점에서 본다면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봐요. '다른 지역 아이들이 전북 지역에서 공부하고 나중에 성공하면 우리 지역에 득이 되지 않겠느냐', '그 학생들을 따라 학부모들도 오니까 경제가 살아나지 않느냐'고 해요.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생겨요. 우선 우리 지역에서 고교 3년을 보낸 아이들이 과연 전주, 전북을 고향으로 인식해 애향심을 가질 수 있는 구조인지 묻고 싶어요. 그러진 않을 거라고 봐요. 우리 지역에서 공부하고 우리 지역을 위해 애향심을 가지고 봉사할 수 있는 지역 인재를 기르는 게 전북을 위해 더 좋은 게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두 번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나온 수치가 없어요. 물론 약간의 도움은 되겠죠.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이 주말마다 올라가는 것으로 봤을 때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지는 모르겠어요." 

- 현재 법은 교육부 동의가 필요하잖아요. 이게 교육 자치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맞습니다. 시행령에 교육부 장관 동의를 얻도록 한 부분은 삭제돼야 할 부분입니다. 교육 분권으로 가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고 교육부의 방향이기도 하거든요. 그렇다면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의 결정을 존중해야죠."

- 상산고가 행정소송을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세요?
"대응을 미리 말할 수는 없고, 다만 원칙대로 가겠다는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밟아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순리대로 따라갈 생각입니다. 갈등 상황이 첨예화되지 않도록 바랄 뿐이죠."

- 하고 싶은 말씀 있나요?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하잖아요. 가치관이 다르므로 일정 부분 갈등 관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교육청이 추구하는 교육정책에 대해 때론 만족스럽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힘 대결로 가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적어도 김승환 교육감의 교육철학이 중고교 교육만큼은 보편교육, 평등교육이란 큰 틀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자사고에 관해 여러 차례 일반고 전환이 맞다고 말씀하신 거로 알고 있어요. 여기에 동의하는 분도 있는 거고 아닌 분도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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