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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의 역사적인 판문점 만남은 한반도가 얼마나 큰 전환점에 서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제는 적대의 역사를 끝내고 평화의 길을 갈 때가 되었다. 판문점 만남의 성사를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물밑에서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 노력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곤궁했던 처지의 한국당 구한 민주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6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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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큰 전환의 물결이 국내 정치에서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확실하게 선을 긋고 개혁의 길을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28일 이뤄진 국회복귀 합의는 그렇지 못했다.

사실 6월 27일까지 한국당의 처지는 매우 곤궁했다. 국회파행의 장기화에 따라 당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경찰은 채이배 의원 감금사건에 가담한 한국당 국회의원들에게 출두요구서를 보내기 시작했고, 수사의 초점은 국회난동사태를 총지휘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상황이 몰리는 과정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중 한 자리만 보장한다면 국회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민주당은 이런 제안을 받아들여 6월 28일 합의문이 작성됐다.

그러나 6월 28일 합의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득실을 계산하면 한국당의 승이다.

첫째, 한국당은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중  한 자리를 얻었고 정치개혁특위 위원  한 자리도 추가로 얻었다. 어차피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은 동시에 처리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당이 특위 위원장  한 자리를 확보했다는 것은 특위 활동시한인 8월말까지는 개혁의 진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국회정상화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추경이었는데, 추경처리와 관련해서 한국당은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국회에 들어와서 추경을 비롯한 현안에 대해 발목잡기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셋째, 이런 와중에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행보를 같이했던 정의당, 민주평화당과 충분한 사전소통과 조율을 하지 않았다. 패스트트랙 공조틀을 깬 셈이다. 이는 다른 야당들이 민주당의 개혁의지에 회의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정치개혁에 대한 비전과 전략의 부재

이런 악수가 나온 이유는 민주당이 국내 정치개혁과 관련해 비전과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국회정상화를 시키고 추경을 통과시킨다는 단순한 생각만 한 것인데,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한국당의 그간 행태를 보면 추경을 순순히 통과시켜줄 리가 없다.

황교안-나경원 체제의 한국당은 명확하게 반개혁-반평화의 길을 가고 있다. 그런 한국당과 합리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국회에서 조만간에 다시 갈등이 벌어지고 여차하면 다시 파행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판단능력이 있다면 큰 틀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진전과 정치·검찰개혁은 내년 총선 이전에 민주당이 이뤄내야 하는 숙제이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6월 30일 한 고비를 넘겼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정치·검찰개혁을 성사시켜서 기득권체제에 균열을 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정당과 시민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한국당과 어떻게 해보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남았다.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중에서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지 않는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악수가 될 것이다.

민주당이 사개특위 위원장을 버려야 하는 이유
 
 28일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의장과 여야3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8일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의장과 여야3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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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사법개혁특위에서 주요하게 다룰 안건인 공수처법과 관련해서는 아직 바른미래당과 합의가 안 된 상황이다. 즉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특위 내부의 논의보다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당대 당 협의를 통해서 이견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지금 민주당 입장에서 진짜 개혁을 하려면 중요한 것이,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과의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일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과의 협조를 위해서는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아서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하반기에 운영될 정치개혁특위는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공직선거법 개정안 만이 아니라, 포괄적인 정치개혁과제들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국민소환제, 국회의원 특권폐지 등을 논의과제에 올려야 한다. 한국당이 그것에 반대한다면, 개혁-반개혁의 전선이 명확해지는 것이니, 민주당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다.

더 나아간다면 민주당은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획득을 위해, 내년 예산부터 국회의원 연봉을 삭감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여러 언론들, 시민단체들, 녹색당, 정의당 등이 1년에 1억5100만 원이 넘는 국회의원 연봉이 과다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도 반값연봉을 제안한 바 있다.연봉의 액수 뿐만 아니라, 자기들 연봉을 자기들끼리 정하는 '셀프 연봉'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연봉삭감, 셀프연봉금지가 제안되고 있다. 이런 요구를 민주당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논의들이 정치개혁특위 차원에서 모두 다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이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고 이런 의제들을 공론의 장으로 올리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그럼으로써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모인다면,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제도 개혁, 검찰개혁에도 더 많은 힘이 붙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평화-개혁의 길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더 이상 민주당이 무비전-무전략으로 국내정치에서 한국당에게 말려드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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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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