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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7월 2일 오후 2시 15분]

피카소의 그림을 보며 감탄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느낄까?" 기자만 이렇게 생각 하는 걸까. 일반인들은 보통 추상미술을 볼 때 감동을 느끼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기자 역시 피카소의 그림을 볼 때마다 역시 아무 느낌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갤러리 여행을 떠나기 전, 그림 이해에 도움이 되는 여러 책들을 참고해 그림 보는 방법을 알아보고 하루 안에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은 갤러리를 찾아가봤다. 
  
  피카소 작 <화가의 모델>, 1932
  피카소 작 <화가의 모델>, 1932
ⓒ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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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 챙겨야 갤러리 여권

모든 그림들이 그렇지만 특히 추상화를 잘 이해하려면 작가의 상황을 알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인생에서 슬픔, 기쁨 등에 공감한다는 것, 그건 감정을 목격한다고 탄생하는 게 아니다. 항상 누군가 겪었던 상황에 '내'가 들어갔을 때 온전한 '공감'이 생긴다. 이러한 '공감'은 그림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해당 작가의 삶, 정보 등에 대해 알아 가거나,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그림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는 것이 그림을 이해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책 <생각의 탄생>을 보면 피카소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나와 있다. 책에서 피카소는 이렇게 훈계한다.
 
"당신들은 보고 있지만 보고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 본질을 찾으라! 눈이 아니고 마음으로 보라!"

그는 자신이 관찰하고 생각한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버렸다. 단순성을 통해 이미지의 순수성을 보여준다. 바꿔 말해 '추상화'를 한 것이다.
 
 피카소 작 <황소>, 1946
  피카소 작 <황소>, 1946
ⓒ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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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황소 연작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황소의 모습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다가 평면들의 가장자리와 모서리에서 황소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간단한 외곽선 몇 개로 황소를 그렸다. 몸을 구성하는 특징이 사라졌음에도 위 그림은 '황소다움'의 본질을 보여준다. '황소다움'이란 뿔처럼 아주 단순한 것에 깃들어 있었다. 이처럼 작가의 상황과 더불어 추상화는 그 속에 있는 본질적 속성을 집중해서 바라보는게 중요하다.
 
 서울 메트로 미술관 전시작품
  서울 메트로 미술관 전시작품
ⓒ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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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만남, 서울메트로미술관

갤러리 여행의 첫 시작을 국립 현대 미술관으로 정했지만 운명은 항상 예상치 못한 곳에 있다. 경복궁 역을 지나다 '메트로 미술관'이란 푯말을 만났다. 전시 작품들이 시기마다 달라진다. 기자가 방문했던 당시에는 한문 등 문자 관련 작품이 많아 작품 이해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길을 걷다 예상치 못한 돈을 주운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메트로 미술관을 반드시 들리길 추천한다.

서울 메트로 미술관의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경복궁역 개찰구에서 나와 바로 위 지하 1층에 올라가면 800평 규모로 꾸며져 있다.
 
 서울 고궁 박물관 입구
  서울 고궁 박물관 입구
ⓒ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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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박물관이 살아있다

두 번째 만남은 경복궁역에서 5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볼 수 있는 국립 고궁 박물관이다. 고궁 박물관에 대해선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역사는 어떤 나라든 중요하고 공부도 충실히 해야한다. 그치만 그렇기에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들어가기 전부터 지루함을 느꼈다. '고궁 박물관'이라는 팸플릿의 글자만 봐도 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편협한 생각에 찬물을 끼얹듯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심장은 두근거렸다. 궁궐 구조물의 색감은 조선시대 '강녕전'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모든게 마치 살아있는 생물을 마주한 느낌이였다.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실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작품 혹은 유물들이 많았다. 외국인들조차 역사적 의미를 모르지만 감탄해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유산의 가치를 다시 느꼈다. 모든 전시물들엔 감정이 담겨 있었고, 그 시대의 향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역사의 향기를 현 시대에 다시 맡고 싶다면 고궁 박물관은 필수 코스다.

고궁 박물관의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관람시간은 기존과 달리 2019년 7월 1일부터 오전 10시~오후 6시(수요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로 변경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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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만남, 국립현대미술관


갤러리 여행의 시작점으로 생각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을 세 번째로 만났다.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는 박서보, 안톤 비도클, 아스거 욘 등 저명한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찾는 곳이며 대부분의 작가들이 많은 팬들을 소유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 또한 다수 전시되기 때문에 오디오 가이드 등을 활용하는 것이 그림 이해에 필수가 되는 곳이다. 또한 광화문을 지나 국립현대미술관을 향하는 동안엔 한복 입은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는데, 조선시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돈이 크게 들지 않는 소소한 볼거리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선 저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정해진 기간동안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지하 1층에서 사진을 찍고있는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지하 1층에서 사진을 찍고있는 기자
ⓒ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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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의 또다른 재미 요소는 지하 1층에는 스티커 사진과 같은 사진 촬영 기계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찍고 촬영이 끝난 후 자기 메일을 기입하면 바로 본인에게 전송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월~목,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금~토 오전 10시~2오후 9시까지 개장하며 통합관람권은 4000원이다. 무료 관람일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며 모든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삼청동 갤러리 조선
  삼청동 갤러리 조선
ⓒ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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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오아시스, 삼청동

삼청동,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부근은 기자의 홈그라운드 같은 곳이다. 학창시절을 이곳에서 지냈고 외할머니집이 위치해 있어 익숙했다. 정독도서관을 지나는 부근엔 가볍게 즐기기 좋은 무료 갤러리들이 즐비해 있다. 갤러리들은 모두 무료로 개방되지만 난해한 작품들이 많다. 따라서 갤러리 입장시 작가에 대한 설명이 있는 팸플릿 등을 챙기는 것이 필수다. 

삼청동 갤러리들의 관람시간은 대부분 오전 10시~오후 6시로 무료 관람 가능하다.

예술 작품은 '관객'을 지향하지 않는다

상품은 '고객'을 중심으로 만들어 진다면, 예술 작품은 '나'를 중점으로 두고 만든 것이다. 작품을 만든 작가는 애초부터 '관객'을 지향한다기보다 '자신의 철학'을 지향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관객이 미술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작가의 '철학'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피카소 그림을 전혀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작가가 그림을 그릴 때 처한 상황, 작가의 취향, 작가의 성장배경 등이 무엇인지 의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이러한 것들은 여러분이 몰랐던 그림의 '숨은 뜻'을 이해하게 할 것이다.

태그:#갤러리여행, #갤러리, #미술, #여행,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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