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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제1소위에 참석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논의에 앞서 김종민 소위원장의 회의 통보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제1소위에 참석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논의에 앞서 김종민 소위원장의 회의 통보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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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정치개혁특별위원장) : "왜이리 시끄러워. 조용히 좀 하세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정개특위 제1소위원장) : "회의를 왜 방해해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 "시간 멋대로 정한 거 사과 하세요."

김종민 : "(책상을 치며) 트집 좀 그만 잡고!"

장제원 : "어디서 반말이에요!"


활동 종료 시한을 3일 앞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선거법 개혁 논의를 위해 전날에 이어 26일 다시 열린 제1소위원회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고성으로 시작됐다. 김 소위원장에게 방송 일정을 이유로 시간 조정을 요청했음에도 회의를 강행했다는 항변이었다. 이 항의로 오고간 공방은 30여 분이 소요됐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여야4당의 선거법 개혁안을 정개특위 전체회의로 넘기기 전 의결 여부를 정하는 자리였다. 장 의원을 비롯해 김재원, 정유섭 의원 등 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모처럼 다수 참여했지만, 결론은 다르지 않았다. 의결 논의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김 소위원장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결국 회의는 아무 것도 결론내리지 못한 채 오는 27일로 미뤄졌다.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혁안을 논의할 수 있는 시한은 27일, 28일 양일로 다시 압축된 것이다. 김 소위원장은 3당 원내대표간 협상에서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의사일정에 따라 의결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스스로 엎은 합의문 취지 지키라는 한국당

이날 회의에선 한국당의 '브레이크'와 나머지 정당들의 '드라이브'가 2시간 내내 반복됐다. 장 의원의 항의에 김 소위원장은 "개인 방송 약속 때문에 회의를 취소 해야하나. 이런 갑질이 어디있나. 국회 일정이 먼저지 방송이 먼저냐. 사익 추구와 다름없다"고 맞받았고, 장 의원은 이에 '인격모독'이라며 "사과하라"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한국당의 의원총회 추인 불발로 좌절된 여야3당 합의문을 '회의 중단'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 합의문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하기로 한 만큼, 한국당 안과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의 안까지 포함해 '병합 심사'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는 "3당 합의문에선 선거제도에 대한 법안은 합의 정신을 통해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병합심사 같은 형식이 필요하다. 결론이 나지 않으면 국회법대로 자연스럽게 논의를 지속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특위 연장이 불발돼 정개특위 논의가 중단되더라도,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위원회로 넘기는 게 옳다는 논리였다.

정유섭 의원도 다르지 않았다. 정 의원은 "국민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법을 오는 28일까지 의결해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정개특위에서 넘어가면) 행안위에서 제대로 심사할 거다. 편법 통과는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날 소위에선 한국당안과 정운천안을 포함한 두 법안이 모두 심사 대상으로 상정됐다.

다른 당 위원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여야3당간 합의를 우리는 못 지키지만 다른 당은 지키라는 경우가 무슨 경우냐. 해괴한 논리다"라고 맞받았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말 도가 지나치다"면서 "(한국당은) 계속 회의하지말자고 하면서 사실 상 특위를 고사시키는 상황까지 몰아 붙였다. 지금까지 논의 자체를 무산시켜온 분들이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고 따졌다.

"절대 반대" 외치는 정유섭에 김성식 "속기록이라도 보고와라"

김 의원은 이어 "정개특위 위원들이 (논의가 중단되는 것을) 멍 하게 쳐다 보는게 옳은가, 아니면 그 상황 속에서도 책임을 다 하는 게 옳은가"라면서 "한국당이 의회독재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데, 할 일이라도 제대로 해서 회의에 대한 신뢰라도 있으면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고가는 공방 속에 김 소위원장이 결국 "(여야간 협상에서) 연장이 안 될 경우 정개특위가 심의 의결을 행사할 것인지만 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곧바로 정유섭 의원의 "절대 반대"가 돌아왔다. "선거법 졸속 처리는 일당독재식 사고방식"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김재원 의원 또한 "연장 조건은 민주당의 합의처리 천명이다.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회의를 진행하는 김종민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김성식 : "오랜만에 와서 그 동안 과정도 모르고. 회의 좀 합시다. 회의도 안 나오시고. 그간 논의도 다 씹어 먹고! 속기록이라도 좀 읽어보고 하든가. 3당 합의 엎어서 연장도 못하게 만들어 놨잖아요."

이철희 : "(정 의원이) 그간 성실하게 논의에 임한 기억이 없어요. 의결도 못하게 하고 심의조차 못하게 하면 아예 안 되게 하자는 거 아닌가. 패스트트랙은 원천 무효라면서요. 입장은 하나만 정하세요."


다른 당 위원들은 이런 상황에 불만을 나타냈다. 심상정 위원장은 한국당의 '비례대표 폐지, 의원정수 30석 축소' 안의 병합 심사를 반대하며 "한국당의 안은 선거 개혁이 아니라 거꾸로 개악을 하자는 것으로,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개특위 1소위가 이제 의결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의결정족수 출석 의원 과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의결이 완료되는 만큼, 사실상 한국당 위원 4명을 제외해도 법안 처리에는 문제가 없다. 김 소위원장은 "강행할 뜻은 없지만, 법안 처리는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률적, 행정적으로는 (의결을) 할 수 있다. 못할 장애물은 없다"면서 "(3당 원내대표간 연장)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해서 의결 시도를 하지 않았다. 연장이 안 된다면 의결을 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 여야간 조정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태그:#심상정, #장제원, #김재원, #정유섭, #정개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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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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