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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수뇌분들(북미 정상)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써도 대조선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정치를 좌지우지하는한 조미(북미) 관계개선도 조선반도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북이 26일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언급하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경고를 날렸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다. 대변인은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를 1년 연장하고 북의 인권 상황을 지적한 것에 불만을 표했다.

이어 미국이 지난 20일, 21일 각각 발표한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와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대조선적대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 관계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북, 비난 수위 조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 (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 (자료사진)
ⓒ 미국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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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담화는 지난 5월 북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미국을 비난했던 것과 달리, 외무성 대변인 직접 담화 형식을 취했다.

반면, 발언의 강도는 세지지 않았다. 대변인은 대북 제재와 북의 인권 상황을 향한 비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특정 인물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 "제재가 조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처럼 궤변을 늘어놓았다"라고 꼬집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폼페이오 장관의 "현재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 이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이라는 발언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대변인이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 발언한 내용을 보면, 북은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했다고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을 향한 비난은 삼가며 비판의 수준을 높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5월 27일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볼턴 보좌관을 '전쟁 광신자', '인간 오작품' 등으로 비유한 바 있다.

"북미, 대화 전 기 싸움"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북한은 폼페이오를 향한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직접 겨냥해 욕을 하지는 않았다. 북미에서 문제가 생길 때는 개인을 비방할 때"라며 "이번 담화는 미국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큰 문제 없이 넘어갈 것이다. 아마 미국은 조용히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대변인의 담화는 북미 대화 전 '기 싸움'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북미 정상이 친서 외교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면, 담화는 미국을 향해 경고를 날린 셈이다. 북이 평소 예민하게 반응했던 대북 제재와 북의 인권 상황을 미리 언급하며 (미국에) 좋은 자세로 (북미) 대화에 임하라고 신호를 준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대변인 담화는 지금까지 북이 비판하던 것을 반복했을 뿐, 별다른 내용은 없다. (북미가) 대화할 가능성이 있으니 신경전을 펼치며 날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태그:#북한, #외무성 대변인, #폼페이오, #친서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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