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닿아 멤버들

달에닿아 멤버들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달에닿아'는 2010년 2월 정식음원을 발표하며 가요계 활동을 시작한 여성 듀오다. 일본영화 <카모메식당>을 보던 중 어느 장면에 흘러나오는 노래에서 힌트를 얻어 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보컬과 어쿠스틱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박시민(이하 '박'으로 표기), 키보드를 연주하는 강지연(이하 '강'으로 표기) 두 멤버는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노래의 작곡과 작사, 편곡을 하는 실력을 갖춘 뮤지션들로 홍대 인디음악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해 왔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동아리에서 만나 10여 년 넘게 함께 음악을 해 온 친구이자 동료로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6월 4일 강지연이 작사 작곡한 곡 '달빛'을 발표하며 9개월 만에 새 노래를 선보인 달에닿아. 만 10주년이 되는 내년 초 소극장공연과 기념 앨범으로 그동안 사랑해 준 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는데, 21일(금) 오후 2시 마포구 서교동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새 노래 '달빛', 사랑이 차오르는 순간 담아내
   
 달에닿아 <달빛> 앨범 커버

달에닿아 <달빛> 앨범 커버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 거의 9개월 만에 새 음원을 발표했다.
박 : "오랜만에 내는 거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의미가 꽤 깊은 곡이다. 음악을 완성하는 데 있어 이전 발표 노래들과 비교하면 독립적으로 해낸 부분이 많아 더욱 애착이 간다." 

강 : "'달빛'은 작사 작곡을 다했다. 1년 전쯤 만든 곡인데 무척 외롭고 힘겨웠던 작업과정의 기억이 떠오른다. 힘들어 할 때마다 격려해주던 시민의 도움도 있었고 결국 세상에 나오게 돼 행복하다(웃음)."

-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
강 : "일상 중에 사랑이 차오르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것을 담아보고 싶었다. 마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을 찍어 기억하고 싶듯이 이 곡을 듣는 분들에게 노랫말을 음미해 가면서 사랑이 가득해지는 순간순간을 떠올리게 만들고 싶었다."

- 멤버가 만든 곡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박 : "지연이의 목소리로 가녹음된 곡을 처음 들었을 때 그냥 이대로 작업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았다. 노래에 있어서는 최대 코러스에만 참여하겠다는 지연이의 마음이 이번에도 계속돼 내 목소리에 어울리게 편곡돼 발표하게 됐다(웃음)."   

고1 음악 동아리에서의 인연, 정식 듀오로 이어져
 
 달에닿아 멤버 박시민의 모습

달에닿아 멤버 박시민의 모습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박 : "고등학교 동창으로 1학년 때 음악 동아리에서 만나 3년 내내 활동을 같이 하며 인연을 맺었다. 각기 다른 대학에 진학해 음악과 무관한 전공을 했지만 자주 만나면서 뮤지션의 꿈을 계속 키워나갔다."

강 : "대학 졸업 후 자연스럽게 음악을 함께하게 됐고 2009년 후반기에 시민이가 창작한 2곡이 그 당시 한 인디뮤직 레이블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돼 2010년 2월에 발매되면서 우리 팀도 정식 음악인으로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 두 사람의 음악적 공통점이 있었나?
박 : "그렇다. 많은 친구들이 동아리에서 활동했지만 음악적 취향이 거의 일치했다. 특히 장르적으로도 그러했고 정서가 같고 지향점도 같다 보니 함께 오랫동안 함께하게 된 것 같다."

- 영향을 준 뮤지션이 있다면?
박 : "이상은님이다. 팬으로서도 그분의 음악을 너무 좋아했는데 특히 일곱 번째 정규 앨범 <외롭고 웃긴 가게>는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은미, 김사랑님의 음악세계도 뮤지션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강 : "루시드 폴님의 앨범을 들으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분의 음악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아름다워지는 곡들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감성음악을 다양한 장르로 표현... '달에닿아'의 매력    

- 슬럼프가 오면 어떻게 극복하나?
강 : "시민이도 그렇지만 힘겨울 때가 불현듯 찾아오면 먼저 말을 하고 이해를 구한다. 일정기간 극복할 시간을 보내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봐온 친구란 점이 서로에게 각자 슬럼프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언제쯤 음악인으로서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했나?
박 : "나는 2016년 8월 첫 번째 정규 음반을 발매한 이후가 아닌가 싶다. 이전에 많은 노래들을 발표했지만 우리가 뮤지션으로서 궤도에 정식으로 오른 느낌이었고, 달에닿아의 단독 공연도 일정 규모의 콘서트장에서 치를 수 있어서 더했다."

강 : "너무 감동적이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아직껏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꾸준히 쉬지 않고 곡 작업은 여전히 하고 있지만, 곡이나 앨범 발매시기가 일정치 않고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공백 기간도 생기는 등 아쉬운 면도 적지 않다."     

- '달에닿아'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강 : "팬들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나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달에닿아 곡들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

박 : "달에닿아 노랫말 대부분이 일상의 이야기보다는 동화를 읽는 듯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것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 그렇다면 가사의 영감은 어느 순간 얻는지?
박 : "주로 책에서 찾는데, 어떤 단어나 구절을 읽고 파생되는 경우가 많다."

강 "책, 영화, 음악을 통해서 영감을 얻는데 결국 경험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2020년 초, 만 10주년 기념하는 음악활동하고 싶어

 - 10년차가 뮤지션이 됐다. 돌이켜 본다면?
강 : "험난한 길이었다. 왜냐하면 처음엔 잘 몰랐다가 지내다 보니 내 자신과의 싸움, 팀 스스로의 싸움을 경험하다 보니 힘든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음악인이라 불리는 것이 쑥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고 내 길을 가는 중이다."

박 : "내게 지난 10년은 평탄하게 온 길이었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운 좋게 떠밀려온 것 같고, 내 능력에 비해 매끄럽게 왔다고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 다시 시작선상에 있고 계속해서 긍정적인 마음을 품고 뮤지션의 길을 가려 한다." 

- 멤버 각자 아끼는 달에닿아 노래가 있다면?
박 : "2017년 3월에 나온 '벚꽃 레이스'다. 추구하려 했던 색깔, 지연이의 연주 속에 고스란히 담긴 감성, 그리고 무엇보다 그 감성을 캐치해주신 팬들의 감상까지 잘 맞아 떨어진 곡이라고 생각한다."

강 : "2년 전 10월에 발표했던 '가만히 우울을'이다. 대형 음악 사이트에 '좋아요' 표시가 가장 많을 정도로 좋아하는 분들이 상당수다. 활동 초창기 발표 곡 중에서는 '아무도 혼자가 아닌 시간'이 있는데, 노랫말을 통해 사람들과 공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줬다."

- 내년 2월이면 만 10년이 된다. 하고 싶은 음악 활동이 있나?
박 : "소극장 콘서트를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 : "달에닿아 10년을 기념하는 작은 앨범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달에닿아 멤버들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를 주나?
강 : "애증과 같은 존재다(웃음). 예전에는 그저 좋았다면 어느 순간부터 기쁨과 아픔을 주는 대상이 됐다. 그래도 플러스적 요소가 음악에 있고, 때론 고통과 아픔을 주지만 그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박 : "내게 음악은 영양제와 같다. 안 먹고 살 수도 있겠지만 필요할 때가 있는 것처럼 음악을 안 하고도 살 수 있지만 하면서 여러 행복을 가져다주는 필연적 존재가 음악이다."
 
 달에닿아 멤버들

달에닿아 멤버들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달에닿아 강지연 박시민 달빛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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