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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만화경 프로젝트가 지난 6월 22일 완결됐습니다. 6월 8일부터 22일까지 성수동의 스페이스 오매에서 열린 전시였죠. 어떤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사멸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는 세상에서 실현됩니다. 실현을 위해선 아이디어의 발언, 사람들과의 연결, 공간과 재화의 동원이 필요합니다. 이 긴 기간 동안, 스무 명의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둔 아이디어는 단순했습니다. "길상(吉祥)을 염원하는, 민중들의 그림. 민화를 보다 다양한 형식과 주제로 펼쳐보자!" - 기자 말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 전시 첫날.  서수아 스페이스 오매 대표와 참여 작가 김선이 님이 작품을 걸고 있다.
▲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 전시 첫날.  서수아 스페이스 오매 대표와 참여 작가 김선이 님이 작품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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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의 그림, 민중의 그림 민화를, 오늘의 모습으로

기획부터 진행까지 김이숙 디자인포럼 대표는 민화와 작가들을 위한 큰 멍석을 깔아주었습니다. 전시기간 내내 공간을 지키며 오시는 손님들과 대화를 맡고 서로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스페이스 오매의 벽과 공간 안에서 작품들은 자신들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것을 보러 온 많은 관계자들과 관객들이 작품과 서로와 그리고 기획자들과 작가들과 대화했습니다. 그 풍경들 전합니다.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에서 가장 빛난 건 역시나 작가들입니다. 전시 중간중간 작가의 날을 가졌습니다.

서혜진 작가는 발달장애 청년 예술인들과 함께 스탬프를 통한 자신의 표현을 구성해 냈죠. 아마도 인스타에서 만났을 일군의 '팬들'도 찾아와 주었더군요. 김이숙 대표는 "인스타그램 없는 작가는 팬들과도 만나기 어려워요. 작가는 인스타그램 채우기도 얼마나 좋나요!" 하면서 독려를 했었죠. 평소에 SNS를 통해 일상과 작품 세계를 알고있던 팬들은, 이렇게 오프라인서 만날 기회가 되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모이는 것입니다. 한윤정은 주부들과 동네 주민들과 '자유로운 도상'에 도전했습니다.

텍스타일 김민정 작가가 마련해준 워크샵은 오후와 저녁에 두 번이나 진행되었습니다. 3시간 워크샵을 한 후에 이틀쯤 작가의 손이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당해 주었습니다. 드로잉 진행 후 직물로 받아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 거죠. 이전경 작가의 스티커는 젊은이들의 감성에 똑맞아 떨어지는 행사였습니다. 단하주단이 마련한 토요일의 갈라파티는 전시해설과 음악과 대화와 샴페인과 핑거푸드와 단하주단의 멋진 의상 컨셉트가 서로 협연을 이루는 앙상블 같았습니다.
 
6월 8일부터 22일까지 스페이스 오매에서 민화만화경 프로젝트가 전시되었다.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는 “길상의 그림, 민중의 그림 민화를 오늘날의 모습으로 보여준 전시”였다.
▲ 6월 8일부터 22일까지 스페이스 오매에서 민화만화경 프로젝트가 전시되었다.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는 “길상의 그림, 민중의 그림 민화를 오늘날의 모습으로 보여준 전시”였다.
ⓒ 민화만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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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날로, 기획자들의 참여로 빛났던 프로젝트

중간 중간 민화계의 귀한 손님들과 다양한 이력의 인물들도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8일부터 22일까지 두 주 동안 이어진 긴 시간이 이를 가능케 했습니다. 달항아리 작가 황규완은 전시장 안에서 즉석 강연을 마련했습니다. '한국미술5천년전'과 함께 시작된 한국 민화의 중흥 스토리, 두 번 세 번 넘게 전시장을 찾아올 수 있도록 민화를 그려야 한다는 독려도 함께 해 듣는 작가들을 긴장케 했습니다.

유정서 월간민화 편집장은 언제나처럼 민화가 펼쳐지는 현장에 스며있었죠. '아름다움의 끝을 보았노라!'고 하는 디자이너 마영범 대표도 일부러 자리를 마련해 작가들과의 대화시간을 가져주었습니다. 오랜 동안 '예술과 산업이 만났던 현장에서의 실전경험'이 영감의 형태로 작가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미술시장 분석가이신 서진수 교수의 방문 등 수많은 이들이 방문 역시 하나하나 민화 만화경의 일부가 되어주었습니다. 

6월 8일, 전시첫날 51년생 김선이 작가는 작품을 싣고 경주에서부터 차를 몰고 와 작품을 걸었습니다. 22일 저녁엔 그림들을 다시 싣고 울산 작업실로 내려갔습니다. 김작가는 강원도서도 현재 전시중이시죠. 한지현 작가는 뉴욕서 날아와 전시 첫날을 함께 참여하고 자축했고, 마지막날도 함께 했습니다. 진주서 인천서, 서울 곳곳서도 왔죠. 전시 첫날부터 끝날까지 스물 넘는 작가가 스페이스 오매의 공간을 풍성하게 채우고, 또 넉넉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서로의 작품은 빈 데를 채워주었습니다.

회화의 가장 기본적인 힘부터 민화의 상품화라는 넓은 스펙트럼이 민화 만화경 안에 있었습니다. 한국 민화 중흥의 초기를 지키던 기획자와 콜렉터부터 민화의 미래를 담당하는 젊은 작가들이 한 자리에 있었습니다. 동네 주민부터 미술 분석과 평론을 업으로 삼는 이까지 똑같은 자리에 서서 민화 만화경의 풍경들을 만들었습니다. "작품을 완판하자!"고 외친 전시기획자가 있었지만, 아랑곳 않고 "전시만!" 외친 작가도 있었죠. 그 모습들은 애초 기획한 민화 만화경의 풍경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 마지막날인 6월 22일.  참여한 작가들과 함께 찍었다. 앞줄 왼쪽서 두 번째가 김이숙 기획자. 공유할 수 있는 빛나는 아이디어에 작가, 관객 그리고 관계자들이 모여 민화 만화경의 풍경을 만들었다.
▲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 마지막날인 6월 22일. 참여한 작가들과 함께 찍었다. 앞줄 왼쪽서 두 번째가 김이숙 기획자. 공유할 수 있는 빛나는 아이디어에 작가, 관객 그리고 관계자들이 모여 민화 만화경의 풍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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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와 작품들]

김달지 작가(이하 작가 생략)는 젤라틴 판화를 처음 선보였다. 김민정은 텍스타일로 전시장 전체를 둘러 꾸몄고, 김영곤은 건축이 담긴 도자로, 김희순은 흑백과 적의 단색판화로, 백진숙은 도자로 만든 책가도 형식의 설치미술로 민화 전시의 포인트가 됐다. 서수아는 실크스크린으로 12지신도를, 서혜진은 스템프와 드로잉으로, 안현정은 장독대에 앉은 봉황과 장독대로, 이전경은 일러스트 툴을 이용한 벡터이미지로 복제가능한 작품을 걸었다.

정현의 꼭두소녀는 민화에선 볼 수 없던 인물이었고, 채병록은 현대적 감각의 그래픽으로 호랑이를, 한윤정은 단아한 책가도를, 한지현은 자수와 패턴으로 관객들 포토스팟의 배경이 됐다. 단하주단은 티베트 라마불교의 만다라같은 기하학적 무늬와 축복의 무늬를 선사했고, 오색채담은 활용의 범주를 넓힌 상품을 내보였다. 프레자일은 재활용도자에 전사를 통해 민화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였고, 미니프린트는 거미가 있는 실크스크린, 뚜까따는 웃는 십장생 굿즈를 제안했다. 원동업은 작가 인터뷰를 노트와 스크린에 담아 전시가 좀더 깊게 이해되는 일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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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