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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의 해괴망칙하고 시대착오적 판결이다. 8년 전 그 순간이 다시 온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밝히며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른바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의 해괴망칙하고 시대착오적 판결이다. 8년 전 그 순간이 다시 온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밝히며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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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신 진보사』를 쓴 프랑스의 사상가 마르퀴 드 콩도르세는 다소 우여곡절을 수반하지만, 인간 역사는 점진적으로 진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류의 보편사를 10단계로 나누어 유사 이전으로부터 인류사의 진보가 서서히이기는 하지만 순차적으로 단계적인 상향과정을 거쳐왔다고 믿었다.

한국 사회라고 다르지 않을 터이다.

4ㆍ19혁명, 반유신운동, 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을 통해 독재정권이 타도되거나 민주정부로 교체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왔다. 하지만 역사의 진행에서 반동세력이 나타나고 그들에 의해 진보가 아니라 퇴보가 이루어지듯이, 한국 사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한국은 열린사회로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명박ㆍ박근혜의 수구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10년 공적은 하나둘 무너지고 유신→5공시대로 회귀하는 역진의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의 해괴망칙하고 시대착오적 판결이다. 8년 전 그 순간이 다시 온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밝히며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른바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의 해괴망칙하고 시대착오적 판결이다. 8년 전 그 순간이 다시 온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밝히며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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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ㆍ사법부ㆍ검찰ㆍ수구언론ㆍ재벌은 다시 한통속이 되었다. 노회찬은 그 희생양이다. 그는 다시 황야에 나섰다. 〈국회를 떠나며〉라는 성명서에서 사법부의 '정의부재'를 통박하고 새로운 각오를 밝히는 두 대목을 소개한다.

국내 최대의 재벌 회장이 대선 후보에게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사건이 '공공의 비상한 관심사'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해괴망측한 판단을 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국민 누구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보도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면 면책특권이 적용되고 인터넷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면 의원직 박탈이라는 시대착오적 궤변으로 대법원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습니까?

그래서 저는 묻습니다.
지금 전국의 사법부에 정의가 있는가? 양심이 있는가?
사법부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오늘의 대법원 판결은 최종심이 아닙니다.
국민의 심판, 역사의 판결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오늘 대법원은 저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국민의 심판대 앞에선 대법원이 뇌물을 주고받은 자들과 함께 피고석에 서게 될 것입니다.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오늘의 사법부에 정의가 바로 설 때 한국의 민주주의도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오늘 국회를 떠납니다.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주석 1)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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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떠난 자리에 보궐선거가 2013년 4월 24일 실시되었다. 정의당에서는 그의 아내 김지선을 후보로 공천했다. 김지선 후보는 노회찬의 아내이기도 하지만, 열렬한 노동운동가였다. 노회찬보다 먼저 노동운동에 뛰어들고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으며 노동이론에 밝았다.

하지만 노회찬의 아내라는 이유로 공천을 전후하여 세습논란과 더불어 안철수 후보 지지층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는 평생 땀 한 방울 흘려보지 않은 귀족들이 선거에 나와서는 노동자ㆍ농민ㆍ서민을 대변하겠다고 떠드는 위선자들과는 격이 달랐다.

그는 만학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했으며, 40여 년 동안 노동자ㆍ여성ㆍ서민들의 편에 서서 일한 여장부였다. 노회찬이 자신이 유일하게 성공한 것이 김지선과의 결혼이라고 공언할 만큼 보증된 인물이다. 그의 출마 선언문에는 당당한 여성후보의 품격이 담겼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의 남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뒤로 보인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의 남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뒤로 보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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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노원 주민 여러분,
이번에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대표는 저와 함께 25년을 살아온,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반자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회찬 대표가 저의 삶을 대신 살 수 없는 것처럼, 저 역시 노회찬 대표의 대리인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에겐 제가 살아온 길이 있고 제가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저는 가난으로 열여섯의 나이에 공장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고 참담한 노동현실 속에서 온몸을 내던져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워 왔습니다.

또한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성차별과 가정 폭력에 신음하던 여성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여성 인권 운동의 일선에서 일해 왔고, 노원구 상계동의 지역공동체를 일구는 생활 정치인으로 살아 왔습니다.

저의 출마는 사회적 약자가 존중받고, 더 정의롭고 인간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저의 신념과, 이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따른 것입니다. 저는 오늘 그 누구의 배우자가 아닌 김지선으로 출마합니다.(주석 2)

 
본격적으로 유권자 만나기 시작한 노원병 안철수-김지선 후보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왼쪽)와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의 손을 꼭 잡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본격적으로 유권자 만나기 시작한 노원병 안철수-김지선 후보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왼쪽)와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의 손을 꼭 잡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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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은 아내의 선거에 아무 역할도 할 수 없었다. '정치적 금치산자'가 된 그는 투표권도 없었고, 아내가 지하철역에서 출근하는 유권자들에 인사할 때 옆에 서 있어도 안 되었다. 사랑하는 아내, 존경하는 동지의 선거에 아무런 보탬이 될 수 없는 남편의 고뇌.

제가 결혼을 유일하게 성공한 일이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그런 제 기대대로, 결혼했기 때문에(제 자신이) 그나마 조금 나아지지 않았는가, 조금 나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20년 이상 같이 살아왔는데, 최근 한 달은 그런 생각을 감히 하기 힘들 정도로, 저와 같이 살아왔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더 힘든 길을 걷는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미안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특히나 진보정의당에 속해 있는 사람으로서 노원에서 치러지는 선거에 뭔가 저도 보탬이 조금이라도 되고 싶은데, 저는 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주석 3)

 
개표방송 시청하는 김지선 후보와 노회찬 전 의원 4.24재보선에 출마한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와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이 24일 오후 당지도부 및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서울 노원구 마을역 부근 선거사무실에서 개표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 개표방송 시청하는 김지선 후보와 노회찬 전 의원 4.24재보선에 출마한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와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이 24일 오후 당지도부 및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서울 노원구 마을역 부근 선거사무실에서 개표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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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총선의 축소판이다.
지역성이 덜한 서울ㆍ경기지역은 더욱 그러하다. 거대 정당이 당력을 집중하고, 인력ㆍ물력을 쏟아 붓는다. 정권심판 또는 중간평가 등의 이슈가 붙는 보궐선거는 가히 총력전이다.
  
노회찬 익살에 '눈물바다' 대신 '웃음바다' 4.24재보선 투표일인 2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마들역 부근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노원병)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부인인 김지선 후보와 포옹을 하던 중 춤을 추는 포즈로 익살을 부리자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노회찬 익살에 "눈물바다" 대신 "웃음바다" 4.24재보선 투표일인 2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마들역 부근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노원병)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부인인 김지선 후보와 포옹을 하던 중 춤을 추는 포즈로 익살을 부리자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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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치적 야심가들이 당을 급조하여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기도 한다. 군소정당 후보가 도저히 이기기 어려운 구조이다. 김지선 후보는 쓴잔을 마셔야 했다. 개표 결과 5.73%의 저조한 득표율에 그치고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들 부부에게 연이어 시련과 고난이 겹쳤다.


주석
1> 『노회찬, 함께 꾸는 꿈』, 173~174쪽.
2> 앞의 책, 119쪽.
3> 앞의 책, 116~117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진보의 아이콘' 노회찬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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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