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에이스' 네이마르 부재에도 다크호스 페루를 대파하고 코파아메리카 8강에 올랐다.

브라질은 23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열린 2019 코파아메리카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페루를 5-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2승 1무(승점 7)을 기록한 개최국 브라질은 A조 1위로 8강행을 확정했다. 페루는 1승 1무 1패(승점 4) A조 3위로 마감하며, 남은 B, C조 결과에 따라 와일드카드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페루와 맞붙은 브라질이 5:0 대승을 거뒀다. 골을 넣고 환호하는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모습(오른쪽).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페루와 맞붙은 브라질이 5:0 대승을 거뒀다. 골을 넣고 환호하는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모습(오른쪽). ⓒ 연합뉴스

 
'조커' 에베르통 깜짝 선발

브라질은 직전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차전에서 답답한 공격력으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하게 된 네이마르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경기였다. 이날 브라질은 상대 밀집 수비를 흔들고 분쇄할 수 있는 드리블러와 크렉 부재에 시달렸다. 특히 2선 좌우 윙어로 출전한 데이비드 네리스, 히샬리송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페루전에서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네리스, 히샬리송 대신 에베르통과 가브리엘 제주스를 과감하게 선발에 포함시켰다. 주로 원톱 경쟁을 벌이던 피르미누와 제주스를 동시에 기용한 것과 함께 에베르통의 선발 기용 또한 주목할 포인트였다.

포메이션은 변화가 없었다. 기존에 써오던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최전방에 나섰고, 2선은 에베르통-필리피 쿠티뉴-제주스로 구성됐다. 허리는 카제미루, 아르투르 멜루가 책임졌고, 포백은 필리피 루이스-티아구 실바-마르퀴뉴스-다니엘 알베스가 형성했다. 골문은 알리송 베케르가 지켰다.

페루도 4-2-3-1이었다. 호세 파올로 게레로를 중심으로 2선에서 크리스티안 쿠에바, 헤페르손 파르판, 앤디 폴로가 공격진을 맡았다. 3선은 요시마르 요툰-레나토 타피아, 포백은 미구엘 트라우코-루이스 아브람-미구엘 아라우호-루이스 아드빈쿨라, 골키퍼는 페드로 가야세가 맡았다.

경기 초반에는 브라질이 아닌 페루가 좀 더 리드하는 흐름이었다. 브라질은 허리를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하며 볼 소유권을 페루에게 내줬다.

하지만 전반 1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브라질은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쿠티뉴가 올린 코너킥을 실바가 골문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후 카제미루가 헤더슛이 골대를 맞고 튕겼고, 마르퀴뉴스 몸 맞고 굴절된 공을 카제미루가 머리로 밀어 넣었다.
 
다시 찾은 우승 후보 위용

브라질은 페루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19분 가예세 골키퍼가 롱킥을 시도했지만 피르미누의 발에 막히면서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피르미누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제치고 빈 골문으로 차 넣으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2골을 앞선 브라질은 완전히 여유를 찾으며 경기를 지배했다. 중앙 미드필더 아르투르는 페루의 강도 높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을 지켜내며 빌드업을 전개했다. 안정적이면서 단단한 허리진과 전방의 화력증가는 손쉬운 대승으로 직결됐다.

특히 2선 왼쪽 윙어로 깜짝 출장한 에베르통이 단연 두드러졌다. 전반 32분 에베르통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나오며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든 것이다.

페루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 요툰을 빼고, 공격수 에드손 플로레스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그러나 전반에만 3골을 터뜨린 브라질은 후반에도 시원스런 공격력을 뽐내며 우승 후보의 위용을 과시했다. 후반 9분 알베스가 피르미누와 원투 패스로 재빨리 문전으로 쇄도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네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페루는 최전방 게레로를 불러들이고, 크리스토퍼 곤살레스를 투입하며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이미 큰 점수 차로 승리를 확신한 듯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남은 교체 카드를 소진했다. 후반 12분 왼쪽 풀백 루이스를 대신해 알렉스 산드루가 코파아메리카 첫 번째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페루는 더는 희망이 없었다. 후반 22분 쿠에바가 빠지고 조셉미르 발론이 들어갔다. 공격보단 안정에 무게감을 뒀다. 조3위까지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진출을 노리기 위해 무리하지 않고, 골득실차를 관리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브라질은 후반 25분 카세미루 대신 알랑, 후반 32분 쿠티뉴 대신 윌리안이 차례로 교체 투입했다. 제주스가 최전방으로 올라서고, 2선은 에베르통-피르미누-윌리안으로 구성된 조합이 가동됐다.

후반 막판까지 공세를 이어간 브라질은 추가 시간 윌리안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으로 페루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제주스가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아쉽게 실축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완벽에 가까운 승리였다. 브라질은 점유율에서 무려 69%를 기록했고, 슈팅에서도 18 대 8로 페루에 크게 앞섰다. 이 가운데 무려 5골을 집중시킨 것. 브라질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8득점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보였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이번 페루전에서 치치 감독은 나름의 변화를 꾀하며 공격 부진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페루전의 최대 수확이라고 해도 과언 아니다. 네이마르가 해줘야 할 역할을 에베르통이 대신했기 때문이다. 경기 내내 시원한 돌파와 화려한 발재간으로 페루의 오른쪽 풀백 아드빈쿨라를 괴롭혔다. 브라질은 덕분에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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