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종로 3가 한 호프집에서 열린 <김군> 1만 돌파 기념 독립영화 으샤으샤의 밤

지난 6월 19일 종로 3가 한 호프집에서 열린 <김군> 1만 돌파 기념 독립영화 으샤으샤의 밤 ⓒ 빈스로드 정윤재

 
지난 19일 저녁 서울 종로 3가의 한 호프집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독립영화 <김군> 1만 돌파를 축하하는 '2019년 독립영화 으샤으샤의 밤', 일명 '독립영화 1만 파티'다.
 
독립영화 1만은 저예산으로 제작돼 한정된 공간에서 상영하는 독립영화의 흥행 기준선이다. 물론 그렇다고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독립영화 1만 파티는 현 영화진흥위원회 조영각 부위원장이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시절 처음 시작해 '조영각 파티'로도 불렸다.
 
흥행하는 독립영화들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사라졌던 것이 현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에 의해 다시 재개된 것이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5월 23일 개봉한 독립 다큐멘터리 <김군>(감독: 강상우/ PD: 신연경, 고유희)이 개봉 2주차 1만을 돌파했다"면서 서울독립영화제2018 대상 수상작으로 5.18이라는 역사의 상처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1만 파티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1만 파티에는 <김군>을 비롯해 같은 시기 개봉해 먼저 1만을 넘긴 <시민 노무현> 백재호 감독, <대관람차> 이희섭 감독, < 1991, 봄 > 권경원 감독, 지난 4월 개봉한 <오늘도 평화로운> 백승기 감독 등 독립영화 관계자와 관객 100여 명이 참석해 독립영화의 흥행을 기원했다.
 
독립영화에 힘 불어넣은 1만 파티
 
 지난 6월 19일 열린 <김군> 1만 관객 파티에서 인사하고 있는 서울독립영화제  김동현 집행위원장

지난 6월 19일 열린 <김군> 1만 관객 파티에서 인사하고 있는 서울독립영화제 김동현 집행위원장 ⓒ 빈스로드 정윤재

 
이번 1만 파티는 단순히 1만 관객을 축하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독립영화의 응원에 방점이 찍혔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1만 파티를 준비하며 "극장을 통한 독립영화의 개봉이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최근 크게 줄어든 독립영화 관객의 여파가 2019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영화 1만 관객은 100만 관객 부럽지 않은 상징적 의미를 갖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확대된 시장을 쫓으며 숫자에 의존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고 독립영화 의미를 계속 살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김군>이 독립영화를 강조하지 않은 점과 서울독립영화제 수상 등이 영화 홍보 과정에서 부각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면서 앞으로는 독립영화인들이 함께 손잡고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실 지난해 독립예술영화 관객이 2017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난후 독립영화 진영의 위기감은 컸다. 지난해 독립영화는 113편이 상영됐고 관객은 전체 110만 관객으로 평균 1만에 조금 못 미친다.
 
지난해 독립영화 흥행 1위인 세월호 다큐 <그날, 바다>가 54만 관객을 차지했고, 2위인 <소공녀>가 5만9천 관객으로 두 편의 영화가 전체 독립영화 관객의 절반을 넘게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나머지 독립영화 평균 관객 수는 5천 명 이하로 떨어진다.
 
2019년의 경우도 절반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독립영화의 고전은 지속되고 있다. 영진위가 매달 발표하는 한국영화 결산에서 단골로 나오는 표현이 한국독립영화의 부진이다. 해외의 예술영화들이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상위권을 장악한 상태에서 독립영화의 침체는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 개봉한 독립영화 중에는 지난 5월 개봉한 종교 다큐멘터리 <교회오빠>가 8만 6천 관객을 넘기며 10만을 바라보고 있다. 4월과 5월에 집중 개봉한 노무현과 5.18 광주항쟁 소재 다큐멘터리들은 모두 1만 관객을 넘겼다.

주목할 만한 광주영화 <김군>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5월 광주항쟁 영화 <김군>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5월 광주항쟁 영화 <김군> ⓒ 영화사 풀

 
다만 개봉 시기가 비슷한 기간에 몰리면서 경쟁이 된 것은 아쉬움이다. 4월 18일 개봉한 <노무현과 바보들>은 누적 2만 3천 관객이 찾았고, 5얼 15일 개봉한 봉하마을 다큐 <물의 기억>은 누적 1만 9천으로 2만 관객에 다다랐다. 5월 23일 개봉한 <김군>과 <시민 노무현> 1만 4천 관객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김군>의 경우 작품성과 1980년 5월 이후 세대가 만들어낸 광주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찬일 평론가는 "흥행 성적이나 비평적 호불호와 상관없이 <김군>은 대중적 영향력 면에서 주저 없이 내세울 수 있을 <택시운전사>나 <화려한 휴가>(김지훈, 2007)에 이어 '주목할 만한' 또 한 편의 광주민중항쟁 영화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른 다큐멘터리들 역시 공동체 상영과 대관 상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데, 1만 파티를 통해 힘을 받아 이후 지속적인 상영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좋은 독립영화들이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독립영화의 관객은 1천명이든 1만 명이든 마침의 숫자가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며 "작은 숫자지만 티끌에서 시작하여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는 길을 열어왔기에 서로를 밀어주고 당겨주는 파티가 앞으로 릴레이로 이어지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독립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는 정윤재 빈스로드 대표는 "1만 파티 외에 독립영화들이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흥행을 격려해 주거나 상영을 마친 영화와 감독들을 위로해 주는 행사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좋은 독립영화를 관객에게 소개하고 관객들이 독립영화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형식의 파티도 추진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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