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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진경 인권위 아동청소년과 조사관이 6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인권위 인권교육센터 별관에서 열린 ‘소년사법제도와 인권교육’ 학술대회에서 '소년사법제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진경 인권위 아동청소년과 조사관이 6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인권위 인권교육센터 별관에서 열린 ‘소년사법제도와 인권교육’ 학술대회에서 "소년사법제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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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형사 미성년자 연령 하향 등 소년법 개정 논란을 보는 소년부 판사들과 소년원·보호관찰소 종사자들 시각이 크게 엇갈렸다. 소년부 판사 90% 이상이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를 형사 처벌을 하지 않는 현재 규정이 적절하다고 본 반면, 소년원·보호관찰소 종사자 70% 이상은 소년범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며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아래 인권위)는 6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인권위 인권교육센터 별관에서 한국법과인권교육학회와 공동으로 '소년사법제도와 인권교육' 학술대회를 열었다.

최근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추거나, 아예 소년법을 없애 강력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도 성인과 똑같이 처벌하자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학술대회에선 이같은 엄벌주의보다 아동·청소년 인권 보호 강화가 재범률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재범 소년 증가 원인 등 시각차

인권위는 이날 지난해 10월 사단법인 두루와 함께 소년부 판사(14명)와 국선보조인(49명), 소년원(380명)과 보호관찰소(41명) 종사자 등 4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년사법제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 연령(형법 제9조)이 적절하냐는 질문에 판사는 92.3%(13명)가 "적절하다"고 응답한 반면, 소년원 종사자 73.2%(270명), 보호관찰관 70.7%(29명), 국선보조인 62.5%(30명)는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판사들은 성장하는 아동의 특수성과 개선 가능성, 국제인권규범 등에 무게를 실은 반면, 나머지 종사자들은 소년범 연령이 낮아지고 있고 과거보다 신체적·정신적 성숙도가 빨라지고 있어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추거나, 나이가 아닌 범죄 정도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아동이 소년보호재판을 받을 수 있는 '촉법소년' 규정(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이 적절하다는 응답도 판사는 100%인 반면, 국선보조인은 85.4%였고, 소년원 종사자와 보호관찰관은 각각 66.2%, 68.3%에 그쳤다. 촉법소년 규정이 부적절하다고 본 종사자들은 10세 미만 소년 범죄 증가와 나이보다 범죄 정도에 따른 적용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재범 소년 증가 원인에 대해서도 소년원과 보호관찰소 종사자들은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을 각각 1순위, 2순위로 뽑은 반면, 판사와 국선보조인은 '보호처분을 종료한 소년에 대한 사후보호체계 미비'와 '비행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 미비'를 1, 2순위로 꼽았다.

이처럼 소년사법체계 종사자간 시각차에 대해 문진경 인권위 아동청소년과 조사관은 "집행 단계에서 아동을 일상적으로 만나거나 함께 생활해야 하는 소년원 종사자나 보호관찰관과, 아동과 일상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판사와 국선보조인의 업무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4세 이하 소년범 비율 감소 추세", 엄벌화 경향에 '신중론'

다만 문 조사관은 "소년범죄 비행률·재범률 증가의 근본적인 원인을 직시하지 않고 소년사법 대상 아동을 비판과 낙인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며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엄벌주의를 내세우는 건 우려스럽다"면서 "국내 소년사법제도가 국제인권규범에 완전히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소년사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움직임에 대해서도 문 조사관은 "소년범죄 중 14세 미만 비율은 0.1%에 불과하며 14세 이하 저연령 소년범의 비율은 2012년 12.9%에서 2016년 10%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신중한 검토를 당부했다.

앞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북강서을) 등은 지난 2017년 9월 '촉법소년' 연령을 '10세 이상~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12세 미만'으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도 지난해 8월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서 "과거에 비해 청소년의 정신적 신체적 성숙도가 현저히 높아졌고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의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윤경 복원여고 교사는 이날 "소년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게 사회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지라도, 12세 초등학생 범죄자에게 보호처분을 넘어 형벌을 부과하는 게 타당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12세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춤으로써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범죄소년의 헌법상 교육권 침해 문제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혜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도 "2017년 미국 뉴욕주에서는 형사 처벌 연령을 상향하는 입법안이 통과되면서 엄벌화 경향에 제동을 걸었고, 노르웨이의 경우 소년강력사건 발생시 여론에 휩쓸리기 쉬운 상황을 우선 통제하고 피해자 보호와 함께 가해자 보호와 지원을 병행하는 형태로 개입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소년범이나 피해자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할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인권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처벌 강화보다 인권 보호가 재비행 방지"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6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인권위 인권교육센터 별관에서 한국법과인권교육학회와 공동 주최한 ‘소년사법제도와 인권교육’ 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6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인권위 인권교육센터 별관에서 한국법과인권교육학회와 공동 주최한 ‘소년사법제도와 인권교육’ 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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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상대로 '체험형 역할극', '해결 중심 대화 기법' 같은 활동형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한상국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서울북부청소년꿈키움센터 팀장도 "소년사법체계에 편입되는 이른바 '비행청소년'은 (어린 시절 적절한 양육과 애정을 받지 못하고 일탈하는 상황에서 만들어져) '양아치'와 '어린 아이'의 두 기질을 모두 갖고 있다"면서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또 다른 비행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권 보호'"라고 밝혔다.

한 팀장은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성인과 동일시해 여러 처분을 내리던 시기 실제 비행률이 감소되지 않은 선행 효과를 거울삼아, 소년의 재비행 방지라는 소년보호정책 대명제에 비춰 근본적 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면서 "소년사법체계에서 인권 구현은 작지만 사회 기초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를 공동주최한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도 "최근 들어 소년 범죄의 저연령화와 흉포화 때문에 일부에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거나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도 "소년사법은 아동을 교육적으로 치유하고 사회 복귀와 회복이 주요 목적이고,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일방적인 효과를 얻을 순 없다는 게 인권위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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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