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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서평]베르나르베르베르 <죽음>
19.06.19 22:58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기술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도 아직까지 명확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지의 것이기 때문에 죽음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두렵고 생소한 느낌을 주고 동시에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죽음이란 무엇이고 사후세계는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등등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에 관해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사후세계는 천국과 지옥으로 나눠져 있으며 그동안의 삶을 심판받아 천국 또는 지옥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전통신화를 바탕으로 웹툰으로 연재되어 인기를 끌었던 <신과함께>가 있다.
 베르베르의 이번작품 <죽음>은 인기작가 가브리엘 웰즈의 죽음을 시작으로 죽음의 진상을 알기위한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이전에 출간된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신 이 죽음이라는 미지의 것을 본격적으로 파고들어 심오함과 더불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면 이번작품은 죽음이란 본질적인 것을 파고들기 보다는 주인공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을 찾으며 그 과정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내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주인공이 죽음을 통해 삶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죽음을 삶의 끝이 아닌 연장선, 삶의 다른 형태로 보는 관점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이것은 내게 위험하게 다가왔다.
 인간의 수명이 날로 늘어 백세인생이라고 하는 현실이지만 현실의 삶은 때로는 너무 가혹하여 좌절을 안겨주고 삶을 포기하게 만든다. 대한민국에서의 삶은 대부분 평범하다. 유년시절을 보낸 뒤 청소년기 중고등학교에 다니며 자신의 개성을 우선시하는 방식이 아닌 모두 똑같은 수업을 듣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수험준비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진로를 고민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으며 우연히 자신의 꿈을 발견하거나 돈이 많은 부모님을 만나 여러 가지를 경험하지 못하는 이상 자신의 성적에 맞고 적당히 미래에 유망하다는 직업을 검색, 틀에 박힌 진학상담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 진학 후에는 자신의 꿈을 찾기보단 현실에 맞춰 적응하며 성적을 높여 취직을 하던가 다시 진로를 잡아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흐르고 좌절을 하고 자신의 인생을 실패한 인생으로 단정 짓게 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경제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취업의 문이 너무나도 좁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지 않으면 결혼도 쉽지 않으며 결혼 후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한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서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여기까지만 해내도 어른들은 괜찮은 삶이라고 말한다. 중간에 삶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괜찮은 걸까?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만약 이 책을 극심한 좌절을 맛본 사람이나 우울증에 걸린 사람같이 정신적으로 약해진 사람이 읽었다고 생각하면 위험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이지만 육신이 있을 때의 장점과 죽음 뒤 영혼의 상태일 때의 장점을 말하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의 심경변화에 따라 죽음 이후의 생활이 행복하다고 나오는 이 책을 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간 중간 살아있을 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부분이 나오고 소설 속 주인공은 타살되어 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여 죽음을 삶의 다른 형태로 보았을 수도 있다.
삶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고 정답도 없다. 남들이 불행하다 생각해도 내가 행복하다 느끼면 그것은 행복한 삶이지만 죽음을 통해 깨닫는 삶의 소중함이 과연 괜찮은 걸까?
 

태그:#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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