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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당진 신평에서 작은 그림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선예 대표
 충남 당진 신평에서 작은 그림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선예 대표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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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신평면 금천리 신평시장에 위치한 방 한 칸 남짓의 작은 책방. 그 안에는 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그림책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은 쉽게 볼 수 없는 우리 동네 마을 책방,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다. 이름 그대로 한선예 대표가 그리던 꿈이 이뤄진 곳이자 계속해서 꿈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꿈이 새롭게 그려지는 곳이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네?"

<노란우산>의 저자 류재수 동화작가를 만났다. 설렘을 가득 안고 사인을 요청했다. 그때 류 작가는 그에게 얼굴을 보자고 했고, 눈을 빤히 들여다봤다. 그리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네?"라는 말과 함께 사인 종이에 '꿈을 꾸는 한선예님께…'라고 적었다.

꿈, 항상 한 대표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것이었다. 더구나 오랫동안 일했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마음 속 꿈을 내보일지 고민하던 찰나, 류 작가가 던진 그 말은 한선예씨의 가슴을 뛰게 했다. 한 대표는 "류재수 작가의 말을 듣고 심장이 두근두근 했다"며 "꿈꾸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책방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에서 전시된 그림책
 책방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에서 전시된 그림책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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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 유아교육 전공

한선예 대표는 아이들을 좋아했다. 때문에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어린이집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놀아주는 것이 그에겐 일이 아닌 행복이었다. 그렇게 교사 생활을 이어가던 중 부모님이 귀향을 결정했다.

딸을 걱정한 부모님은 함께 아버지의 고향인 신평으로 내려가자고 권유했다. 어린이집에서는 그에게 그만두지 말고 계속 일하길 바랐다. 그는 호기롭게 당진과 인천을 오가며 통근하기로 결정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에서 한선예 대표가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는 모습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에서 한선예 대표가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는 모습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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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년 전 아버지 고향인 당진에 첫 발을 들이게 됐다. 하지만 오래 있지 못하고 다시 당진을 떠났다. 유아교육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경기도 부천에서 대학원을 다니기도 하고, 문학활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도 재직했다.

이 가운데 틈틈이 장애통합의 이야기를 담은 <도깨비귀>와 기지시줄다리기를 주제로 한 <모두모두 의여차>를 비롯해, <뜰에뜰에 풀풀>까지 총 3편의 그림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또 북스타트와 책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부모를 만나고, 육아종합지원센터와 대학에서 강의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나'만의 무언가

하지만 도서관 혹은 책방을 문 열고 싶었던 꿈은 한 대표 마음 깊은 곳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박사 과정에 들어가기 전 '나'만의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던 찰나 당진을 다시 찾게 됐다.

한 대표는 "어린이집 현장에서 즐겁게 일한 기억이 있었지만 막상 돌아가려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며 "그때 든 생각이 '그럼 아이들을 책방으로 불러내야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게 됐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특히 종이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책방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때 우연히 TV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책방이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한 대표는 일부러 작은 책방을 찾아 여행을 다녔다. 한 대표는 충북 괴산군에서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책방을 만나게 됐다.

"어렸을 때 동네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했어요. 용돈 모아서 서점 가는 것이 제 유일한 낙이었을 정도였죠. 책 냄새도 좋았고, 책을 사면 예쁘게 포장해주는 게 좋았어요. 책방 주인이 말을 걸어주는 것도 즐거웠고요. 행복한 기억들이 남아 있었던 가운데 아름답고 예쁜 작은 책방을 본 순간 '맞아. 책방은 살아나야 돼. 방법은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림책에 달린 코멘트들
 그림책에 달린 코멘트들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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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이 있어야 하는 이유

한 작가는 '동네가 삭막해지지 않기 위해' 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책방이 있으면 사람이 모이고, 그 안에서 이야기가 피어날 수 있기에 책방이 사라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꿈을 안고 시작한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는 누구든지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희끗한 노인까지 누구나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연령별로 다양한 그림책을 읽고 구매할 수 있으며, 1인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도 만날 수 있다.

또한 8월 31일과 11월 2일에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을 통해 행사를 진행하며, 그림책협회를 통해 한 달 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뒤, 다음달 13일에는 작가와의 강연까지 열린다. 이밖에도 그림책모임 등을 만들어 꾸려 나갈 예정이다.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에는 한 대표가 직접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미리 신청만 한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곳곳에 붙여진 아기자기한 엽서와 스티커들
 곳곳에 붙여진 아기자기한 엽서와 스티커들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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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주말에만 문 열어요

한편 이곳은 '달빛책방'이다. 평일에는 저녁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문 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온 종일 문을 열었지만, 책방을 운영해 나가기 위해 한 대표가 유치원에서 방과후교사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평일 저녁에만 문을 열고 주말에는 오후 1시부터 늦은 10시까지 운영한다. 이 소식을 접하고 일과를 끝낸 인근 지역의 교사들이 이곳을 찾기도 했단다.

늦은 저녁까지, 또 주말에도 운영하기에 어려울 법도 하지만 그에겐 꿈을 꾸는 공간이자 숨을 쉬게 해주는 공간이다. 한 대표는 "아이와 부모, 교사 등 모두 그림책을 보고 공부하고 즐기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손님들이 편히 찾아 와 머물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위치: 신평로 812-100
■문의: 362-2830
■운영시간: 평일 오후 7시~ 오후 10시/주말 오후 1시 ~ 오후 10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시대 신문에도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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