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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기업가들을 돕기 위해 만든 글로벌 비영리조직 ‘아쇼카’는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체인지메이커)를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존의 관행과 시스템을 바꾼 사람들”이라고 정의합니다. 우리 사회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한 체인지메이커들의 도전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스타트업, 비영리 단체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왼쪽부터) 더패밀리랩 김유진 연구소장, 하이수 대표, 최혜진 마케팅팀장.
 (왼쪽부터) 더패밀리랩 김유진 연구소장, 하이수 대표, 최혜진 마케팅팀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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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근육과 뼈에 가장 큰 충격이라는 연구결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애 낳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모성애로 견뎌야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출산 후 엄마들의 건강 문제는 관심을 받지 못했고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었죠." 

육아 못지않게 아이를 낳은 엄마의 건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저출산 극복에는 출산장려금보다 엄마의 건강회복을 돕는 '운동'이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산후회복 전문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기업 '더패밀리랩' 이야기다.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는 출산 후 손목·허리 등의 통증으로 괴로워하다 산 후 엄마의 건강을 돌봐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정부 정책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온몸이 다 아팠는데 아이를 낳은 엄마의 건강 문제는 아무도 다루지 않았다"며 "사실상 버려진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통증은 치료받으면 줄어들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산후후유증 회복을 위한 운동프로그램도 없었다. 하 대표는 '아이동반 피트니스 스튜디오'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7년 창업에 나섰다. 

하 대표는 산후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한 '맘스핏'을 인수하고 엄마들이 아이를 맡긴 후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 맘스핏에서 운동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한 김유진 연구소장도 더패밀리랩에 합류했다. 

EU 출산율 1위 프랑스, 35년 전부터 산후회복 지원... 한국은?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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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패밀리랩은 출산 이후 엄마들이 겪는 손목·허리통증 등을 가벼운 교통사고에 버금가는 '출산후유증'이라고 본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겪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더패밀리랩에서 엄마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아이를 낳은 뒤 근골격계 통증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뿐이었다. 나머지 98%의 엄마들은 무릎·허리 등 1군데 이상 통증을 겪고 있었다. 

하 대표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의 몸을 MRI(자기공명영상법)로 찍어보면 골절과 같은 미세손상이 발견되는데 엄마들에게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라며 "출산으로 몸이 약해졌는데 수유 등으로 엄마들이 반복해서 불편한 자세를 취해야 하니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독일 등 유럽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산후후유증 극복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과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아이를 낳은 엄마들에게 항문괄약근 등 골반저근에 대한 물리치료를 10회씩 지원한다. 독일도 산후회복운동 비용을 80%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 보편적 복지 차원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는 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하 대표는 "프랑스에서는 엄마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시행된 지 35년이나 지났다"며 "여성들이 빨리 회복하면 둘째 출산을 좀 더 빨리 고려하게 되는데 그게 출산율 상승까지 연결됐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2017년 기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1인당 출산율이 1.90명으로 가장 높은 나라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 수익만 생각하면 운영 어려워" 
 
 김유진 더패밀리랩 연구소장
 김유진 더패밀리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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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패밀리랩은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직접 산후회복운동을 가르치고, 이곳에 방문하기 어려운 엄마들을 위해서는 산후회복 전문 강사를 문화센터에 파견하고 있다. 현재 서울·경기지역 40곳의 문화센터에서 더패밀리랩의 산후회복운동을 체험하는 엄마들은 400명 정도다. 

더패밀리랩의 산후회복운동은 3개월 코스로 출산 후 약해진 근육들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아이를 안고 움직일 때 필요한 근육을 강화하고 체력을 높여주는 웨이트트레이닝 동작과 심폐기능을 높여주는 유산소운동도 해당 프로그램에 접목했다. 김유진 더패밀리랩 연구소장은 운동프로그램에는 근육을 풀어주는 요가 자세,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필라테스 동작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강료는 일반적인 개인 트레이닝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 대표는 "아이가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도 다른 곳보다 저렴해서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어요. 이곳 3분의 1 정도의 공간은 플레이룸으로 쓰고 있는데, 사실 여기도 스튜디오로 쓰면 한 클래스를 더 받을 수 있죠. 저희는 그 만큼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신경 쓰이는 게 많죠. 인테리어도 안전을 고려해야 하고 소독도 정기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개인사업자가 수익 관점으로 접근하면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어요. 봉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안돼요." 

더패밀리랩에서 산후회복운동을 경험한 엄마들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할 때 하 대표와 직원들은 큰 보람을 느꼈다. 김 소장은 "'운동이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어깨·허리가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엄마들이 많았다"며 "자세가 좋아지고 몸이 회복되니 자신감도 생기면서 남편과의 관계도 좋아졌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출산율 0.98명대 출산장려금보다 중요한 것 

눈에 띄는 것은 더패밀리랩에서 운동하는 엄마들 가운데 '둘째'를 출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김유진 소장은 "회원 10명 중 3명은 수강 이후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며 "아이를 낳고 다시 이곳을 찾는 엄마들도 있다"고 했다. 엄마들이 운동으로 체력을 회복하고, 삶에 여유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둘째 아이 출산에 나서게 됐다는 것. 

더패밀리랩은 산후회복운동이 엄마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운동 프로그램이 잘 정착하면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1인당 0.98명에 그치고 있다. 
 
 최혜진 더패밀리랩 마케팅팀장.
 최혜진 더패밀리랩 마케팅팀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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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더패밀리랩 마케팅팀장은 "정부에서 100만~200만원 더 지원한다고 해서 엄마들이 낳지 않으려던 아이를 낳는 게 아니다"라며 "출산 후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살아가는 일상이 힘들지 않고 행복해야 둘째 출산 계획도 생긴다, 경제적 여건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안정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더패밀리랩은 더 많은 엄마들이 산후회복운동을 접할 수 있도록 내년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 집에서도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운동할 수 있도록 틈틈이 따라할 수 있는 7~8분 길이의 영상 콘텐츠를 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실패하기 힘든 쉬운 미션을 매일 제공해 엄마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또 1~2일 운동을 빼먹어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격려 메시지도 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경단녀 재취업 지원도... "출산경험이 사회활동에 플러스" 
 
 더패밀리랩에서 운영하는 '헤이비 핏 엔 펀 스튜디오'는 출산 후 육아를 중인 여성들이 산후회복 전문운동 프로그램등 교육을 받는 동안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동 공간 옆에는 아기를 위한 실내 놀이터가 마련 되어 있다.
 더패밀리랩에서 운영하는 "헤이비 핏 엔 펀 스튜디오"는 출산 후 육아 중인 여성들이 산후회복 전문운동 프로그램 등 교육을 받는 동안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동 공간 옆에는 아기를 위한 실내 놀이터가 마련 되어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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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패밀리랩은 산후회복운동 전문 강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돕고 있다. 김 소장은 "아이를 낳고 경력이 단절됐다가 이곳에서 수강한 뒤 강사자격증을 따고 다시 일하는 엄마들이 많다"며 "출산 경험이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활동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강사 경력이 없는 엄마들을 위해 더패밀리랩은 6개월 코스인 '강사 인정 과정'도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실제 산후회복운동 강사가 된 여성들은 30여명에 이른다. 하 대표의 말이다. 

"저희 강사들이 미혼모를 위한 복지시설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무료로 강의하고 있어요. 여기서 만난 미혼모 중에 무용을 배우려다 아이가 생겨 꿈을 접어야 했던 분이 있었죠. 저희 프로그램을 듣고 산후회복운동 강사가 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본인이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산후회복운동을 가르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보람 있는 일이죠." 

해외진출 꿈꾸는 더패밀리랩... "다문화 엄마들 일할 기회 열릴 것" 

더패밀리랩은 해외진출을 통해 다문화가정 엄마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모바일 앱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내에서 산후회복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면 해외진출 길도 열릴 수 있다는 것이 하 대표의 생각이다. 

하 대표는 "프랑스, 독일 등과 달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산후재활 프로그램이 정착되지 않았다"라며 "더패밀리랩이 한국식 산후회복 콘텐츠를 수출하게 되면 다문화 엄마들이 강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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