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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옛 일산문. 현대중공업 중전기 사업부에서 현재 현대일렉트릭으로 분할됐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옛 일산문. 현대중공업 중전기 사업부에서 현재 현대일렉트릭으로 분할됐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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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정책이 지방분권이었다. 그 일환으로 중앙에 집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성사시켰고 울산광역시도 혁신도시로 선정돼 10개 공공기관이 중구우정혁신도시에 들어선 후 지방분권 혜택을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강력한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후 문재인 정부의 주요정책 또한 지방분권에 기초한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정책과 달리 울산에서는 대기업이 이에 역행하는 경영을 추진중이라 지역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 울산의 주력기업이었던 현대중공업이 노조와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에도 지난 5월 31일 주주총회 장소와 시간을 기습 변경해 물적분할 등을 추인한 후 지방 고급 인력을 중앙으로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로 신설된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권오갑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에 투자와 인력을 집중시키겠다고 강조하며 "경기도 판교에 건립예정인 글로벌 R&D센터에 최대 5000명의 연구개발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연구개발 인력이 한국조선해양의 미래이자 핵심이 될 것이다"면서 "이 인력이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구상이 지방분권에 역행해 지방고급인력을 중앙으로 이전시키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사자인 산업은행은 "이 R&D 센터를 500명 수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혀 진실 논란도 일고 있다.

김종훈 의원 "5000명 규모 R&D 센터?" 질의에 산업은행 "500명 규모"

울산 동구 지역구인 김종훈 의원(민중당)은 최근 "현대중공업이 5000여명 규모의 R&D 센터를 수도권에 건립할 경우 이것이 국가균형발전 방향과 어긋나는 것이 아닌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R&D 부문을 통합해 500명 수준으로 운영할 계획이고, 대부분의 관련 인원 및 시설이 이미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어서 국가균형발전과 별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이같은 답변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11일 야심차게 밝힌 '글로벌 R&D센터 최대 5000명 연구개발인력 근무'와는 10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김종훈 의원은 "한국조선해양이 수도권에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건립하여 운영하겠다는 데, 이는 필연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가져올 것"이라며 "무엇보다 연구개발 인력이 수도권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연구개발 인력을 신규로 채용하겠다. 지방인력을 빼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종훈 의원은 "조선해양 연구개발 인력은 하루아침에 양성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기존의 (울산에 있는)연구개발 인력, 설계 인력 등을 수도권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처럼 알짜배기인 구상기능이 수도권으로 옮겨가면 지역에는 실속 없는 실행기능 만이 남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이 단순 하청업체와 같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지역민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권오갑 부회장이 "한국조선해양을 수도권의 연구개발 센터 중심으로 이끌고 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어 지역민의 우려를 더욱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훈 의원은 "권오갑 부회장이 밝힌 회사의 방침은 결국 회사의 중추를 수도권으로 옮겨가겠다는 것인데, 이 중추에 구상인력(연구개발/설계 인력)과, 자금, 투자, 수익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지역의 실행 기능은 축소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해 관계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 회사 전략이 성공한 사례를 찾을 수는 없을 것"라며 "그러한 방침은 지역과 수도권의 균형발전이라는 국가대의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원 울산 설립'을 공약한 바 있다. 이에 김종훈 의원은 "한국조선해양의 연구개발 센터 수도권 이전이 대통령 공약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오히려 1년에 20조원 씩 지원하는 국가의 연구개발 예산을 지역 소재 연구기관에 집중적으로 배정함으로써 연구개발 기관들이 지역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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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사관과 같은 역사의 기록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