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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군과 그의 아버지 A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김민혁군과 그의 아버지 A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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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심사받겠습니다."

이란 출신 난민 김민혁(16)군과 그의 아버지 A씨가 A씨의 난민 지위 재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별관 앞에 섰다. 11일 낮 12시 40분경 두 사람은 긴장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A씨는 서툰 한국어지만 "아들과 살기 위해 (난민 심사를) 받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그는 "지난번에는 언어가 서툴러 대답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공부도 했고 천주교 세례도 받았다"고 답했다.

A씨는 김군과 2010년 한국에 입국해 천주교로 개종했다. 이들이 떠나온 이란은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나라로 종교를 바꾸는 '배교' 행위는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 부자는 종교를 이유로 난민을 신청했으나 지난 2016년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았다. 신앙이 확고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난민 불인정 처분 결정에 항의하며 소송을 진행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A씨가 이번 재심사에서마저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에는 이란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두 번째 난민 심사를 앞두고 간절한 마음으로 한국어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반면 김민혁군은 지난 2018년 10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2016년 한 차례 거절을 당한 후다.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넣은 그의 4~10년지기 친구들인 아주중학교 학생들의 도움이 컸다. 이들은 10일에도 친구 김민혁군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바라면서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김민혁군이 아버지의 난민 인정 재심사를 기다리면서 손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민혁군이 아버지의 난민 인정 재심사를 기다리면서 손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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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심사를 받는 동안 김군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별관 앞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그는 '부자지간 생이별할 수 없습니다. 난민 인정 이란 소년 김민혁군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촉구합니다'라는 문장이 담긴 손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김군과 그의 아버지를 응원하려고 난민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목사들, 김군이 재학했던 아주중학교 오현록 교사를 비롯한 다른 학교 교사들이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별관 앞마당을 찾았다.

교사들은 "민혁군과 아버지가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난민지위를 인정해주세요", "부자지간 생이별 있을 수 없습니다"와 같은 손피켓을 들고 김민혁군과 그의 아버지를 응원했다.
 
김민혁군과 난민 단체 관계자들이 '부자지간 생이별할 수 없습니다. 난민 인정 이란 소년 김민혁군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촉구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김민혁군과 난민 단체 관계자들이 "부자지간 생이별할 수 없습니다. 난민 인정 이란 소년 김민혁군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촉구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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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난민 단체 관계들은 지난 7일부터 SNS를 통해 김민혁군과 그의 아버지를 응원하는 일반 시민들의 사진으로 만든 현수막을 들고 난민 재심사를 하러 간 A씨를 기다렸다.

김군은 '아버지가 난민 인정을 받게 되면 무얼 제일 하고 싶은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지한 표정으로 "병원에 가고 싶다. 아빠가 통풍 등 편찮으신 곳이 많은데 의료보험이 되지 않아 병원에 가지 못했다"면서 "또 한국에서 아빠가 유일하게 못 가본 곳인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난민 인정 심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2주 정도가 소요된다.
 
휴식 시간이 주어지자  A씨가 아들을 만나러 현관 앞으로 나왔다.
 휴식 시간이 주어지자 A씨가 아들을 만나러 현관 앞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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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난민 인정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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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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