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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꽃중년'이라는 뜻의 날꽃뺀드 옥상올래 공연 오프닝 무대장면
▲ "날아라 꽃중년"이라는 뜻의 날꽃뺀드 옥상올래 공연 오프닝 무대장면
ⓒ 허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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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날, 바람이 선선하게 불고 이른 더위가 한풀 꺾인 날이었다. 이런 날씨야말로 야외에서 공연하기에 딱 좋은 날씨 아닌가! 날씨를 예측하고 정한 공연은 아니었지만 이날 불광동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5층 옥상에서는 이색 공연이 펼쳐졌다. "50플러스 인생학교" 서부캠퍼스 5기 출신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날꽃뺀드"와 "50+막독극"이 사회적기업 "히든북"의 후원으로 "옥상올래?!"라는 공연을 열었다. 50플러스, 다른 말로 하면 아줌마 아저씨들이 옥상에 모여 뭘 하는 것일까?

 "옥상올래?!"는 옥상에서 열리는 야외공연답게 신나는 음악과 재미있는 낭독극으로 이미 여름이 온 듯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공연이었다. 이들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겨울 이미 서울혁신파크 50+캠퍼스 강당에서 "겨울愛게"를 공연한 적이 있다. 겨울을 테마로 한 차분한 분위기였다는 점만 달랐을 뿐 그때도 이번처럼 낭독과 음악을 결합한 공연이었다. 말하자면 이번 공연은 지난번 "겨울愛게"의 여름판이라고나 할까. 
 
"50+막독극"의 춘향전 공연 "막걸리 마시며 낭독극 한다'라는 막독극 커뮤니티의 <19금 춘향전> 낭독극 공연
▲ "50+막독극"의 춘향전 공연 "막걸리 마시며 낭독극 한다"라는 막독극 커뮤니티의 <19금 춘향전> 낭독극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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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꽃중년'이라는 뜻을 가진 "날꽃뺀드"의 오프닝 무대에 이어 '막걸리 마시며 낭독극'이라는 "50+막독극"이 『19금 춘향전』으로 낭독극을 선보였다. 낭독극이 요즘 대세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재미있고 야한 낭독극이라니! 포스터에 19금 붙어있을 때만 해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춘향이와 몽룡이의 애정행각에 볼 빨개져 맘 놓고 웃지 못하는 관객의 피식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왔다. 극 중 '기생점고'를 낭독할 때는 갑자기 등장한 여장 아저씨 기생들이 모델 포스 뿜으며 무대 앞에서 워킹을 선보였다.

귀로 듣는 낭독극이 준비한 비밀병기 느낌의 시각적 효과는 대성공. 그렇게 야하고 재미있는 춘향전이 끝난 후 다시 등장한 밴드의 신나는 음악으로 공연은 절정을 치달았다. 춘향전에 등장했던 기생들이 다시 나와 관객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하여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관객들과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가 즉석 댄스파티까지 펼쳤다. 6시에 시작하여 객석 뒤로 푸르른 북한산이 선명하게 보이며 시원한 바람과 뜨거운 태양으로 눈이 부셨던 공연은 서쪽이 감귤색으로 물들을 때쯤 막을 내렸다.
 
춘향전 낭독극 경청 19금 춘향전 낭독극을 경청하는 관객들.
▲ 춘향전 낭독극 경청 19금 춘향전 낭독극을 경청하는 관객들.
ⓒ 허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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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과 함께 듣는 "Wonderful Tonight"을 마지막으로 관객들은 5층 옥상에서 3층 옥상으로 자리를 옮겨 주최측에서 마련한 통돼지바비큐에 와인 한잔을 곁들이며 공연의 여운을 계속 즐겼다. 이렇게 일류 공연에 육류 뒤풀이까지 즐기고 어두워진 혁신파크의 가로등을 따라 귀가하는 관객들의 아쉬운 표정에서 다음 공연에 대한 기대를 읽을 수 있었다.

 이런 공연은 은퇴를 앞둔, 그리고 이미 은퇴를 한 50플러스 세대가 어떻게 인생을 재미있게 보내는지 보여주는 여러 모델케이스중 하나이다. 여행과 귀농, 또는 새로운 일자리 등으로 은퇴 후의 시간을 계획하는 중장년층에게 "취미생활을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고 뽐내듯 즐거운 인생을 사는 법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입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낭독극과 젊은 시절 향수를 불러오는 음악의 결합은 아마도 50플러스 세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취미생활이 아닐까 하는 마음을 관객에게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이 공연은 대성공이다.

 이 공연을 펼친 밴드와 낭독극커뮤니티는 만나서 음악하고 낭독하며 서로 즐겁게 취미활동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악과 낭독을 필요로 하는 문화적 취약계층에게 달려가 무료로 공연을 펼치며 사회적으로도 기여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에만 10회 이상의 낭독공연을 펼치며 수입도 올리고 있다고 하니 이거야말로 일석삼조 아닌가! 공연을 보고 난 관객들이 삼삼오오 돌아가는 길에는 분명 이런 대화가 오고 갔을 것이다.

"우리도 한 번 만들어 즐겨볼까? 우리가 좋아하는 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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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여행자. 사랑과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낙천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