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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출입문 위에 설치된 '정의의 여신상'. 오른손에 천칭저울을 글고 왼손에는 법전을 안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출입문 위에 설치된 "정의의 여신상". 오른손에 천칭저울을 글고 왼손에는 법전을 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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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진보라고 자부하는 많은 사람이 국가보안법을 반대한다. 그러나 실제 국가보안법을 읽어본 사람들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연재는 이들을 위한 내용이다. 국가보안법이 단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대원칙에 어긋날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억측과 비합리성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폭로하고자 한다.
 
제1조 (목적) ①이 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보안법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제1장은 총칙 규정으로서 입법목적을 밝히고 있다. 제2장은 범죄의 종류와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 제2장 3조부터 10조까지는 국가보안법상의 핵심적인 범죄가 무엇인지를 말하고, 11조에서 17조까지는 그에 따른 부수적인 범죄와 형벌을 적었다. 

제3장은 형사소송법에 대한 특별규정을 두어 구속 기간의 차별적인 연장근거 등을 규정하였고 제4장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자의 체포에 협조한 자에 대한 포상과 원호 혜택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신고할 시 최대 포상금은 20억 원이다.

국가보안법은 크게 8가지 죄목을 두고 있다. 반국가단체 구성 및 가입죄, 목적수행 죄, 자진 지원 및 금품수수죄, 잠입 및 탈출죄, 찬양고무죄, 회합 및 통신죄, 편의 제공죄, 불고지죄 등이다. 이 중 몇 가지만 살펴보고자 한다.

1) 반국가단체 구성 및 가입죄 (제3조)
제3조(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①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1. 수괴의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2.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 그 이외의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타인에게 반국가단체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④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⑤제1항 제3호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1·5·31>
반국가단체란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반란할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를 뜻한다. 그러나 1956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어느 종교단체가 피안의 세계인 어떠한 국가를 내세우는 등의 현실적 요건이 불분명한 경우는 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즉 '참칭'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듯 실질적 요건이 없거나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보안법이 규정하는 반국가단체는 오로지 '북한'만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반국가단체구성죄는 형법 제 40조 내란죄, 형법 114조의 범죄단체조직죄에도 해당해 사실상 필요가 없는 법이다. 또한 여기서 국가변란이 뜻하는 것이 지도자의 교체인지, 새로운 정부의 구상인지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은 점은 더욱 큰 문제이다.
 
2) 목적수행죄(제 4조)
제4조(목적수행) ①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때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개정 1991.5.31> 
1. 형법 제92조 내지 제97조·제99조·제250조 제2항·제338조 또는 제340조 제3항에 규정된 행위를 한 때에는 그 각 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 
2. 형법 제98조에 규정된 행위를 하거나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하거나 중개한 때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가. 군사상 기밀 또는 국가기밀이 국가안전에 대한 중대한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하여 한정된 사람에게만 지득이 허용되고 적국 또는 반국가단체에 비밀로 하여야 할 사실, 물건 또는 지식인 경우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나. 가목 외의 군사상 기밀 또는 국가기밀의 경우에는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 형법 제115조·제119조 제 1항·제147조·제148조·제164조 내지 제169조·제177조 내지 제180조·제192조 내지 제195조·제207조·제208조·제210조·제250조 제 1항·제252조·제253조·제333조 내지 제337조·제339조 또는 제340조 제 1항 및 제2항에 규정된 행위를 한 때에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4. 교통·통신,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사용하는 건조물 기타 중요시설을 파괴하거나 사람을 약취·유인하거나 함선·항공기·자동차·무기 기타 물건을 이동·취거한 때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5. 형법 제214조 내지 제217조·제257조 내지 제259조 또는 제262조에 규정된 행위를 하거나 국가기밀에 속하는 서류 또는 물품을 손괴·은닉·위조·변조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6. 제1호 내지 제5호의 행위를 선동·선전하거나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날조하거나 유포한 때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제1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③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④제1항 제5호 및 제6호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목적수행죄는 반국가단체 구성원이 지령받고 하는 행동을 말한다. 그러나 위 조문에서 형법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찾아보면 알 수 있듯, 목적수행죄가 뜻하는 죄목은 현행 형법으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간첩죄 또한 독자적으로 존재한다. 이에 대해 공안은 간첩죄는 적국을 위한 행동을 처벌하는 법인데, 북한을 적국이 아니라 반국가단체로 보기 때문에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제시하곤 하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북한을 준적국이라고 규정한 판례가 있다. 

제4조 6호는 선전·선동하거나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날조 유포한 경우에 대한 처벌로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침해하는 독소조항이다.
 
3) 찬양고무죄(제7조)
제7조(찬양ㆍ고무 등) ①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삭제 
③제1항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④제3항에 규정된 단체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날조하거나 유포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⑤제1항·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한 자는 그 각항에 정한 형에 처한다.
⑥제1항 또는 제3항 내지 제5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⑦제3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1·5·31> 

찬양고무죄는 가장 많이 악용되는 '국가보안법의 조문'이다. 여기에는 '기타의'라는 애매모호만 용어가 쓰여 있다. '기타의'라는 표현은 국가보안법 전체에서 총 9번이나 거론된다. 이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법조문이다.

평양냉면에 대한 칭찬 또한 공안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찬양고무죄가 그 내용상으로 위헌이지만 해석적용만 잘하면 위헌이 아니라는 한정합헌을 내린 바 있다. 이처럼 찬양고무죄는 헌법재판소도 사실상 위헌이나 다름없다고 인정할 정도의 가장 위험한 내용 중 하나이다.
 
4) 불고지죄(제10조)
제10조(불고지) 제3조, 제4조, 제5조 제1항·제3항(第1項의 未遂犯에 한한다)·제4항의 죄를 범한 자라는 정을 알면서 수사기관 또는 정보기관에 고지하지 아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본범과 친족 관계가 있는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
불고지죄는 말 그대로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보고도 신고하지 않은 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 자체로도 전근대적인 조항이라 할만하다.
 
5) 특별 형사소송 절차(제18조~제20조)
제18조(참고인의 구인ㆍ유치)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이 법에 정한 죄의 참고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출석요구에 불응한 때에는 관할법원 판사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인할 수 있다. 
②구속영장에 의하여 참고인을 구인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근접한 경찰서 기타 적당한 장소에 임시로 유치할 수 있다. 

제19조(구속 기간의 연장) ①지방법원 판사는 제3조 내지 제10조의 죄로서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202조의 구속 기간의 연장을 1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 
②지방법원 판사는 제1항의 죄로서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203조의 구속 기간의 연장을 2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기간의 연장은 각 10일 이내로 한다. 

제20조(공소보류) ①검사는 이 법의 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 제기를 보류할 수 있다. 
②제1항에 의하여 공소보류를 받은 자가 공소의 제기 없이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추할 수 없다. 
③공소보류를 받은 자가 법무부 장관이 정한 감시·보도에 관한 규칙에 위반한 때에는 공소보류를 취소할 수 있다. 
④제3항에 의하여 공소보류가 취소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0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동일한 범죄사실로 재구속할 수 있다.

특별 형사소송절차 제도는 일반 형사법과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다르게 취급할 수 있다는 법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강제구인제도와 참고인 출석 요구를 이유 없이 2번 거절할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조항 등 헌법의 평등원칙(제11조)을 위배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더해 구속 기간의 차별적 연장도 가능하게 해놓았다. 사상전향 강요를 위한 공소보류제도(제20조) 또한 포함하고 있어 인권침해의 소지가 매우 크다. 

이렇듯 국가보안법의 내용을 간략히만 훑어보아도 우리 사회가 표방하는 가치와는 위배 되며 이질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굴러가는 메커니즘은 꽤 다양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향은 법을 통해 유지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회 구성원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법 조항에 '자유'와 '민주성'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에 어긋나는 내용이 담겨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2차례의 연재를 통해 국가보안법의 역사와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음 연재부터는 실제 우리와 동시대에 살아가며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체적으로 피해를 보았던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기획-문재인 시대에 국가보안법을 논하다]
국가보안법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리지 않는다 ☞ http://omn.kr/1jn4t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청년지식공동체 청년담론'에서 함께 기획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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