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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육아힐링 토크쇼'에서 어린이를 안아주고 있다. 왼쪽은 신의진 교수. 오른쪽은 신보라 청년최고위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육아힐링 토크쇼"에서 어린이를 안아주고 있다. 왼쪽은 신의진 교수. 오른쪽은 신보라 청년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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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기저귀는 두 번 갈아줘 봤는데. 우리 아내가 가르쳐주는 대로 했다. 쉽지 않더라."

"대한민국에서 출산하고 아이 기르는 엄마들은 정말 영웅이다. 요즘 아빠들도 영웅 같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년·여성 공략 드라이브가 한창이다. 9일 오후에는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육아파티'에 참석해 "일 가정 양립이 숙제"라며 청년 부부 층을 공략했다. 지난달 25일엔 이른바 '민생투쟁 대장정' 마지막 장소로 노량진 공시촌을 찾아 "경제가 어렵고 청년 사회가 많이 힘들다"며 청년들과 '치맥 미팅'을 했고 지난 4일엔 '2040 미래찾기'를 주제로 청년 토크콘서트도 진행했다.

"나 땐 아내가 혼자 고생했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육아힐링 토크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신의진 교수. 오른쪽은 신보라 청년최고위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육아힐링 토크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신의진 교수. 오른쪽은 신보라 청년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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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한국당이 여성 친화 정당이 돼야 한다"면서 여성의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당부했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나 입법적 고민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당원들이 남자 화장실 기저귀 갈이대 설치 확대나 실내 유아 시설 확충 등을 건의하자 "당 정책으로 하겠다" "과감하게 약속하겠다"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옛날에 네 남매를 키울 땐 어려움을 몰랐다. 그때만 해도 아내가 혼자 고생을 다했다. 우리 딸은 부산에 살고 있는데 가끔 엄마가 원정을 가야한다. 우리 아내도 대학 교수다. 자기 할 일도 바쁜데 딸이 오라고 하면 안 가질 못한다. 지난 금요일 토요일도 갔다 왔다. 난 뭐 일한다고 육아에 별 신경을 안 썼는데. 요즘엔 다르다. 우리 사위도 아이를 잘 보더라."

"육아는 엄마만의 일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라면서 '같이 하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아이와 함께 참석한 신보라 의원(초선, 비례대표)에게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육아에 도움을 주는 그런 좋은 정책이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행사를 주최한 신 의원은 "한국당이 2040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지만, 엄마 아빠들과 함께 하는 진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통하고 정책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청년 속으로 가겠다"는 황교안, 효과는?

구직 청년부터 청년 부부층까지, 황 대표가 청년층으로 눈을 돌린 배경엔 정체된 지지층 확장을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일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결과를 보면, 황 대표의 지지율은 장외 투쟁을 시작한 지난 3월 조사 이후 별다른 오름세 없이 20%대 초반에 멈춰 있는 상황이다. 연령별 조사에선 고령층과 청년층 간 격차가 상당하다. 50대와 60대 이상의 지지율이 각각 27.2%와 34.9%로 높은 반면, 20대와 30대 지지율은 각각 10.8%, 17.8%로 저조한 편이다.

장기간 장외투쟁을 통해 보수 진영 내 이른바 '집토끼' 결집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지만, 중도 표심을 공략하는 데엔 역부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는 동시에 진영 밖 '스윙 보터'인 청년층 구애를 꾀하고 있다는 해설이 나오는 까닭이다. 황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청년 속으로 가겠다. 청년 여러분의 꿈과 사랑을 응원한다"며 같은 방향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자유한국당 육아파티'에 참석해 어린이 및 부모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자유한국당 육아파티"에 참석해 어린이 및 부모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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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자유한국당 육아파티'에 참석해 어린이 및 부모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청년부부를 위한 "자유한국당 육아파티"에 참석해 어린이 및 부모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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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황 대표의 이 같은 메시지가 실제 청년층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을 향한 청년층의 거부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책 실현과 당 이미지 제고 없인 쉽게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청년층을 대변할 당내 개혁 성향의 의원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엔) 보수가 경제에 장점이 있다는 시각에서 긍정적 이미지가 깔려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전제들이 다 무너진 상황이라 임기응변 식으로는 (지지율이) 움직일 수 없다"면서 "한국당이라는 그릇에 담긴 것을 그대로 놔두고 (지금처럼) 하는 것은 포장만 새로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자리를 떠나며 취재진과 만나 "국회가 비정상이 된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면서 "(정부가 제안한) 재해 추가경정예산안은 언제든 할 수 있다. 대신 이를 빌미로 해선 안 되는 추경까지 붙여서 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국회의장 주재 각 당 대표 회동인 초월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쉽진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2019년 5월 27일(월)부터 31일(금)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4만 5398명에게 접촉해 최종 2511명이 응답을 받아 5.5%의 응답률을 보인 조사다. 자세한 조사 결과 자료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태그:#황교안, #자유한국당, #청년, #육아,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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