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우리는 대개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고, 남을 탓하며, 직장을 원망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이제는 그 관점을 바꿔야 한다. 나를 돌아보고, 남을 이해하고, 직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말이다. (p.173)

책 제목이 <직장내공>. 다소 식상하다. 때 되면 나오는 책인가 보다 하고 집어들었다가, 그 자리에서 서서 한참을 읽고 구입했다. 요즘 직장을 주제로 한 자기계발 서적은 에세이가 대세다. 내가 느끼는 에세이는 '너만 힘든 건 아니야. 나도 이렇게 힘들지만 잘 이겨내고 있어' 이런 느낌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도 크게 보면 에세이로 볼 수 있다. 저자는 이제 20년 차가 다가오는 현직 직장인으로서 그간 회사 생활에서 느낀 점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풀어냈다. 하지만 막연하게 공감적 정서만 주로 다룬 다른 에세이와 달리, 이 책에는 뼈 있는 조언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내가 꼰대기가 있는지,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고칠 건 고쳐야 된다고 명확히 이야기하는 책이 나는 좋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는 어느 사무실에나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차분한 선배가 조심스럽게 후배 사원에게 조언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이 책은 신입사원이나 대리급 후배 사원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브런치 인기작가의 직장경험이 담겨있는 책. <직장내공>
 브런치 인기작가의 직장경험이 담겨있는 책. <직장내공>
ⓒ 가나출판사

관련사진보기

 
이 책은 저자가 오랜기간 브런치에 연재한 글을 모아 만든 작품이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한 이유가 참 멋지다. 멋을 넘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힘들고 고된 직장생활이지만 그래도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해왔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내가 얻은 것을 한번 돌아보고 싶었다.(p.309)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을까? 신입사원 면접 때의 그 열정이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 있을까? 저자처럼 회사 생활이 배움과 성장의 기회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위에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이러한 마인드를 가진 저자는 이미 직장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철저하게 주인의식으로 무장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저자가 생각하는 '주인의식'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개념과 다소 차이가 있다.
 
주인의식은 주인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고자 하는 다짐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나'를 위해 일하는 것, 내가 나의 주인으로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독하게 챙기는 것이 바로 내가 깨달은 주인의식이다. 주인의식은 결국, '내가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걸 계속해서 상기해야 한다.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p.146)

저자가 말한 주인의식이 내겐 '프로 정신', 'Professional' 그 자체로 느껴진다. 맡은 업무에 대해서는 내가 프로가 되겠다는 마인드가 바로 저자가 이야기 하는 주인의식이다.

일본에서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칭송받는 인물이 있다. 교세라 CEO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다. 그는 일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이다." 이처럼 한 분야의 프로, 전문가들은 자기 자신에게 철저하다. 

해마다 이직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잡코리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입사원의 약 80%가 이직 준비 중이라고 한다. 힘들고 어렵게 구한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험난한 취업시장에 자발적으로 다시 뛰어드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고 취업하기가 더 힘든 걸 모두들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미 오래전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첫 직장에서 지금까지 12년째 근무하고 있다. 12년 동안 입사 동기도, 후배들도 다른 직장을 찾아 많이들 떠났다. 사원 때는 그런 친구들이 참 부러웠었다. 누가 그랬던가? 죽기 살기로 취업한 회사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는 순간은 퇴사할 때라고. 나 또한 그 들을 그런 마음으로 떠나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가 퇴사한다고 마냥 부럽거나 멋져 보이지 않는다. 과거에는 이직하는 친구들이 실력 있는 인재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그 생각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는 사람도 실력 있는 인재다.'

영국의 유명 작가인 조지 오웰은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착각 속에서 산다는 말이다. 괜히 어설프게 후배에게 조언하다가 꼰대 소리 딱 듣기 좋은 세상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선배사원들이 '꼰대'소리가 무서워 후배들에게 조언하기를 꺼린다. 답답한 후배를 봐도 한숨만 나온다. 예전 같았으면 저녁에 소주 한 잔 하면서 이야기라도 꺼내 볼수 있을 텐데, 요즘 친구들은 그런 자리 함께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많은 선배사원들은 후배가 이직하더라도 지금 이 직장에서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마음껏 누리고 떠날 수 있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말이다. 부담스러운 술자리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지 말고, 후배를 위한 마음을 이 책에 담아 조용히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 내공 - 나를 성장시키며 일하는 사람들의 비밀

스테르담 (지은이), 가나출판사(2019)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독자에서~ 기자로~ 책을 사랑하고 항공산업과 HR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