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를 내려오는 류제국과 대화를 나누는 LG 트윈스의 포수 이성우

마운드를 내려오는 류제국과 대화를 나누는 LG 트윈스의 포수 이성우 ⓒ LG 트윈스

 
잇몸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LG 트윈스가 주전 포수 유강남 없이도 순항 중이다. 유강남은 올 시즌 팀이 치른 62경기 중 56경기에 출전할 만큼,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선수다. 지난 3일 유강남이 손목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을 때만 해도 팬들의 걱정은 당연해보였다. 그러나 모두 기우(杞憂)였다. '이'가 빠졌지만 '단단한 잇몸' 이성우와 전준호가 제 역할 이상을 해냈다. 이 둘의 활약으로 엘지는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스타트는 이성우가 끊었다. 이성우는 지난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부터 활약했다. 4회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역전 타점을 기록한 것이다. 안타를 치진 못했어도 상위 타선으로 기회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결국 기회를 이어받은 오지환이 그랜드슬램을 때려내며, 4회에만 6득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이성우의 활약상은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1회부터 선발투수 이우찬이 연이어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자, 바로 마운드에 올라가 그를 안정시켰다. 이후 안정을 찾은 이우찬은 5이닝 2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3승을 챙겼다. 프로 20년차 포수답게 마운드 방문 타이밍을 정확히 파악한 모습이었다. 또한 블로킹과 리드에서도 베테랑다운 안정감을 보였다.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는 이적 후 첫 안타도 쳐냈다. 지난 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2타수 1안타 1사구를 기록하며, SK의 프런트 자리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몸소 증명했다.
 
 인상적인 선발 데뷔전을 가진 LG 트윈스의 포수 전준호

인상적인 선발 데뷔전을 가진 LG 트윈스의 포수 전준호 ⓒ LG 트윈스

 
3연전의 마지막은 전준호가 장식했다. 이성우는 5일 경기에서 근육 경련 통증을 호소하며 휴식 차원에서 덕아웃을 지켰다. 프로 첫 선발 마스크를 쓴 전준호의 활약도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차우찬이 던지는 커브와 포크볼 등 변화구를 잘 받아내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특히 프레이밍이 인상적이었다. 살짝 미트를 들어올리며 낮은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었다. 이순철 해설위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수는 내야의 중추다. 안방이 든든해야 내야 수비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 동안 LG의 안방은 공·수에서 모두 유강남에게 의존했다. 백업 포수 역할을 맡던 정상호의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두 포수 모두 부상인 상황. 이 위기에서 이성우와 전준호가 등장했다. '이'만큼 '단단한 잇몸'의 힘으로 LG는 KT와의 주중 시리즈를 모두 삼킬 수 있었다. 상위권 경쟁은 이제 시작됐다. 포수 자리마저 두터워진 LG 트윈스에 다시 신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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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박성균
야구 LG트윈스 포수 이성우 전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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