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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신곡동의 마을 북카페 '나무'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설사 지금의 공간이 없어지더라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땀과 눈물로 일궈왔던 역사만큼은 흔적을 남기고 싶어 마을카페 '나무'의 6년을 기록합니다.[편집자말]
 토스트 값으로 현금 대신 받은 5천 원짜리 문화상품권
 토스트 값으로 현금 대신 받은 5천 원짜리 문화상품권
ⓒ 안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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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초등학생들이 물을 마시러 카페에 온다. 학원에 가기 전 들러서 간식을 먹고 가기도 하고 와이파이를 쓰려고 오기도 한다. 어느 날 두 명의 초등학생이 천천히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책을 보러 온 건가 싶었는데 바로 카운터 쪽으로 걸어오더니 조심스레 묻는다.

"혹시 이거 돼요?"

한 아이가 주머니에서 내민 것은 구겨진 문화상품권 한 장. 아이들 사이에 문화상품권을 생일선물로 주고받는 것이 유행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마땅히 쓸 곳을 찾지 못해 주머니 속에 넣어둔 모양이었다. 아이들이 실망할 걸 생각하니 선뜻 안 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뜸을 들이자 옆의 아이가 거드는 말.

"이거 된다던데요?"
 

엥?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을. 그러잖아도 적자 운영으로 힘든 마당에 월세도 못 내고, 재료도 살 수 없는 상품권을 받아서 어쩌라고. 하지만 상품권을 내밀며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두 명의 아이들에게 "안 돼. 우린 안 받아. 다음엔 돈을 가져와서 사 먹어"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음, 원래는 안 되는데 오늘은 받아줄게."

두 아이의 눈이 반짝거리더니 갑자기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여기 뭐 팔아요?"
"너희들이 먹을 만한 건 오렌지주스, 아이스 초코라떼, 샌드위치, 토스트?"
"아이스 초코라떼는 얼마예요?"
"삼천 오백 원."
"그럼 오렌지주스는요?"
"이천 원."


요 녀석들이 흥정하듯 이것저것 가격을 묻는다.

"토스트는요?"
"이천 오백 원."
"그럼 토스트 하나만 주세요."
"그래."


아차. 그러면 이천 오백 원을 현금으로 거슬러줘야 하는데. 이거 어쩐지 손해나는 장사를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거래는 끝난 것을. 

애들아, 소문 내지 마
 
 아이들에게 판매한 토스트와 서비스로 제공한 우유 두 잔, 그리고 거스름돈.
 아이들에게 판매한 토스트와 서비스로 제공한 우유 두 잔, 그리고 거스름돈.
ⓒ 안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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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비스로 우유 두 잔까지 챙겨 거스름돈을 쟁반에 담아 두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갖다 주었다.

"맛있게 먹어. 우유는 서비스야."
"네."
 

아이들은 조잘거리며 신나게 토스트를 먹더니 접시와 컵을 깨끗이 비우고 카페를 나갔다. 빈 접시와 컵을 치우는데 마음 한구석에서 괜한 의문이 피어오른다. 혹시 이 친구들, '선수'는 아니겠지? 학교 앞 분식집에 언질을 주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맑고 순수한 초등학생들이 그런 일을 벌일 리 없겠지.

카운터로 돌아 와 금고 속의 상품권을 보는데 착잡하다. 이 거래는 다른 운영위원들에게 비밀이다. 그러잖아도 이윤 내는 일에 재능 없는 내가 상품권을 받고 토스트를 판 것도 모자라 거스름돈까지 준 것을 알면 한 소리 들을 게 뻔하니까. 애들아, 부디 '마을카페에서 문화상품권 받아준다'고 친구들에게 소문내지 마라. 우리 망한다.

문화상품권은 어떻게 했느냐고? 거래를 숨기기 위해 내가 현금 5천 원을 주고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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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북카페 나무의 무임금 카페지기로 7년째 활동 중이며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에서 마을공동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부 에디터.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