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NC 선발 박진우 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NC 선발 투수 박진우가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NC 선발 박진우 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NC 선발 투수 박진우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NC가 LG의 5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6안타를 때리며 4-1로 승리했다. 앞선 두 경기의 패배를 설욕하며 스윕의 위기에서 탈출한 NC는 다시 공동 3위로 뛰어 오르며 LG, 키움 히어로즈와 치열한 중상위권 대결을 이어갔다(32승26패).

NC는 '125억의 사나이' 양의지가 2회와 3회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고 2회 2사 1,2루에서 1타점 2루타를 때린 이상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NC는 에디 버틀러가 딸의 수술 참관으로 휴가를 냈고 5월 들어 승이 없던 좌완 김영규가 선발진에서 이탈한 가운데 이 선수의 분전이 단연 돋보이고 있다. 올 시즌 7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4승째를 챙긴 프로 7년 차 사이드암 박진우가 그 주인공이다.

FA-트레이드-보상선수, 여러 경로 통해 '친정'으로 돌아오는 선수들

1998년 마운드 보강을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이 끝나고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임창용을 데려오기 위해 간판타자 양준혁을 해태 타이거즈로 보냈다. 양준혁은 2000년 3월 또 한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했지만 "나에겐 푸른 피가 흐른다"고 할 만큼 삼성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양준혁은 2001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컴백했다. 트레이드도 막지 못한 팀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양준혁의 삼성 복귀 스토리였다.

2010년에는 한화 이글스가 9년 연속 3할 타율에 빛나는 '스나이퍼' 장성호(KBS N S스포츠 해설위원)를 영입하기 위해 팀의 주력 투수 중 한 명이었던 안영명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하지만 2011 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가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FA 3루수 이범호를 영입했고 한화는 KIA에서 4개월 동안 활약했던 안영명을 보상 선수로 재지명했다. 

2011 시즌이 끝난 후에는 역대 최초의 보상 선수 리턴픽이 발생했다. SK 와이번스가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임경완을 영입하면서 롯데는 보상선수로 외야수 임훈(LG 육성군 타격코치)을 지명했고 SK는 얼마 후 롯데로 떠난 정대현에 대한 보상 선수로 임훈을 재지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016년1월 보상선수지명을 받은 선수에 대한 재지명을 사실상 금지시키면서 임훈의 사례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한화의 정현석은 지명 후 현금 트레이드).

건국대를 졸업하고 2013년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한 박진우 역시 타의에 의해 한 차례 팀을 떠났다가 다시 원소속팀으로 돌아온 경우다. 하지만 박진우는 FA도, 트레이드도, 보상 선수지명도 아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 번의 이적을 경험했다. 2013년 NC에 입단한 박진우는 2년 동안 2군에만 있다가 2015년 1군에 데뷔해 11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창단 후 수 년 동안 신인지명 혜택을 받으며 유망주군이 풍성해진 NC는 아직 1군에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육성선수 출신 박진우를 보호할 여유가 없었다. 결국 박진우는 2015 시즌이 끝나고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NC의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오현택(롯데)의 잦은 부상과 변진수의 군입대로 사이드암 투수가 부족했던 두산 베어스에서 박진우를 1라운드로 지명했다.

2차 드래프트로 NC 컴백, 선발 첫 시즌 팀 내 최다승 투수로 맹활약

40인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로 진행되는 2차 드래프트라고 해도 3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1라운드에 지명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를 지명한 팀에서 기대를 가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두산은 2016년 '판타스틱4'를 앞세워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했고 박진우는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대졸 선수로 프로에서 4년을 보낸 박진우는 2016 시즌이 끝난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며 병역의무를 마쳤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친 박진우는 시즌이 끝난 후 다시 한 번 두산의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의 1군에서 전혀 보여준 것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박진우의 가능성을 기억하고 있던 NC구단은 2017 시즌이 끝난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로 박진우를 지명했다. NC로서는 서울로 유학을 보낸 자식이 2억 원의 수익을 남기고 군복무까지 마치며 집으로 돌아온 셈이다.

작년 11경기에 등판해 1승1홀드 3.66을 기록하며 무난한 친정 복귀 시즌을 보낸 박진우는 올 시즌 최성영, 정수민, 유원상 등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NC의 5선발 자리를 차지했다.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불펜으로 등판했던 박진우는 3월 28일 kt 위즈전부터 선발 투수로 변신해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박진우는 올 시즌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4승5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일 LG전에서는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LG타선을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박진우는 1회 신민재와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안정을 찾았고 무려 5번의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특히 7회에는 토미 조셉, 채은성, 김민성을 3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위력을 과시했다. 투구수 역시 7회까지 단 81개로 매우 경제적이었다.

NC는 현재 에디 버틀러가 딸의 수술참관으로 휴가를 떠났고 이재학도 종아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딸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버틀러가 3일 귀국하고 이재학 역시 지난 5월 29일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복귀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버틀러와 이재학이 돌아온다 해도 박진우의 입지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박진우는 올해 선발로 등판한 12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킨 NC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발 투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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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박진우 2차 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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