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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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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경찰이 보수 개신교 단체의 맞불 집회에 대비해 서울광장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경찰이 보수 개신교 단체의 맞불 집회에 대비해 서울광장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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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가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색으로 꾸민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퀴어퍼레이드에 등장한 "무지개 태극기" 한 참가자가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색으로 꾸민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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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퍼레이드 참가자가 '하나님은 사랑, 혐오는 아니다'는 피켓을 들고 있다.
 퀴어퍼레이드 참가자가 "하나님은 사랑, 혐오는 아니다"는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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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 축제 반대한다"
"동성애 아웃, 동성애는 지구촌을 떠나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 동성애 혐오 발언이 쏟아졌다.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계가 꾸린 동성애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1일 서울광장 맞은 편에서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집회 '러플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외쳤다.

대회장을 맡은 이주훈 목사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독재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에 대한 비판, 부정적 입장을 차별로 간주하여 처벌을 가해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역차별적 법안"이라며 "이 법이 통과되면 객관적 자료에 의한 합리적 비판, 양심에 의한 소신마저 탄압 받게 되는 '동성애 독재'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근거 없는 혐오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동성애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큰 해를 준다"라며 "대한민국은 OECD에서 에이즈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유일한 국가인데 에이즈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동성애 대책이 없다면 막대한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1일 오후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광장 입구에 행사에 반대하는 보수개신교 단체 회원들이 십자가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서울퀴어문화축제장앞 십자가 시위 1일 오후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광장 입구에 행사에 반대하는 보수개신교 단체 회원들이 십자가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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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맞은편에서 일부 개신교단체들이 퀴어축제에 반대하며 '러브페스티벌'을 개최했다.
▲ 퀴어문화축제 맞불 보수개신교 집회 1일 오후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맞은편에서 일부 개신교단체들이 퀴어축제에 반대하며 "러브페스티벌"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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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혐오 발언... "차별금지법 제정되면 '동성애 독재' 시대 올 것"

뒤이어 연단에 선 인사들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동성애 반대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조영길 변호사는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독재법이라는 사실을 많은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라며 "동성애 반대 활동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애국적 활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안섭 연세수동병원 원장은 "에이즈 감염의 주된 원인은 동성애다, 동성애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동성애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혐오 세력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집회 참가자들은 동성애 혐오 발언에 환호를 보내고,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구호를 따라 외치는 등 적극 호응했다. 또 "퀴어 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릴 수 있게 허가 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퇴를 촉구하거나, "퀴어 축제가 군대 내 동성간 성폭력 처벌에 관한 군형법 폐지를 통해 동성애를 자유화시켜 국가안보위기를 초래하려는 시도"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동성애 반대 부채춤도 등장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총회는 서울광장 바로 옆 도로에 트럭을 동원해 무대를 만들고 퀴어 축제를 반대 공연을 펼쳤다. 군복을 차려입은 이들은 손에 십자가 깃발을 들고 북을 두드리고 부채춤을 췄다. 이들이 준비한 차량에는 '퀴어 축제 척결', '동성애 박멸, 동성애 퇴치'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후 오후 3시부터 대한문-세종로사거리-주한미국대사관-세종문화회관 등을 돌면서 "동성애 조장하는 국가인권위원회 해체하라",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 즉각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토바이를 탄 참가자들이 퍼레이드 선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토바이를 탄 참가자들이 퍼레이드 선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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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탄 참가자들이 퀴어퍼레이드 선두에 섰다.
 오토바이를 탄 참가자들이 퀴어퍼레이드 선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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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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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 수놓은 서울광장... "성소수자와 우리, 함께 살아가"

맞은 편 서울광장에는 무지갯빛이 녹색 광장을 수놓았다.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는 '스무번째 도약, 평등을 향한 도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이 문구는 올해로 20번째를 맞은 서울퀴어문화축제-서울퀴어퍼레이드의 슬로건이다.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성소수자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도 소수자를 존중하는 정책 등을 통해 협조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슬로건"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또 "한국 사회에는 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폭력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제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려는 움직임이 일어야 한다"라며 "축제에 반발하는 분들도 있지만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축제가 이어지는 동안 서울광장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을 이용한 페이스페인팅을 하거나 옷차림을 한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참가자들은 무대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즐기거나 사진을 함께 찍으며 축제를 즐겼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참가한 박재우씨는 "내가 성소수자는 아니지만 재작년부터 퀴어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며 "아이도 나와 다른 사람들, 다양성을 경험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울광장에는 또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등 여러 단체들이 설치한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구글코리아 등 기업들과 캐나다 등 주요국 대사관, 정의당과 녹색당 등 정당들도 부스를 설치하고 성소수자 차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퀴어퍼레이드가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퀴어퍼레이드 첫 광화문광장 행진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퀴어퍼레이드가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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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퀴어축제를 환영하는 '무지개 깃발'이 내걸린 세종로 미대사관앞을 지나며 환호하고 있다.
▲ "무지개 깃발" 미대사관 향해 환호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퀴어축제를 환영하는 "무지개 깃발"이 내걸린 세종로 미대사관앞을 지나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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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퀴어퍼레이드가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퀴어퍼레이드 첫 광화문광장 행진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1일 오후 주요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돌아오는 구간에서 대규모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펼처졌다. 퀴어퍼레이드가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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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다.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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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퍼레이드에 펼처진 대형 무지개 현수막.
 퀴어퍼레이드에 펼처진 대형 무지개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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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규모 퍼레이드... 서울 도심에 울려퍼진 '평등'

이날 축제는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서울 도심 퍼레이드로 절정에 달했다. 모터바이크 부대인 '레인보우 라이더스'가 선두에 서고 역대 최대 규모인 무대 차량 11대가 행진을 이끌었다. 주최 측 추산 7만여명이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등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소공동과 을지로입구역, 종각역을 지나 광화문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4.5km에 이르는 도심을 흥겨운 음악에 맞춰 행진했다. 함께 발을 맞춘 성소수자와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평등'을 외쳤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 40분 경 행진을 마치고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이어진 축하공연을 즐기는 등 축제를 만끽했다. 오는 5일부터 9일까지는 한국퀴어영화제가 이어진다. 서울 대한극장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는 25개국에서 출품된 74개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시작하자, '동성애는 죄'가 적힌 한 사람이 퍼레이드를 가로막고 기습시위를 벌였다.
▲ 퀴어퍼레이드 반대 기습시위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시작하자, "동성애는 죄"가 적힌 한 사람이 퍼레이드를 가로막고 기습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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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퍼레이드가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순간 성조기를 든 보수단체 회원이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끌려나오고 있다.
▲ 퀴어퍼레이드 뛰어든 성조기부대 퀴어퍼레이드가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순간 성조기를 든 보수단체 회원이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끌려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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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서 농성중안 대한애국당 당원들이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을 '박근혜 석방' 피켓을 들어보이거나 비난하기도 했다.
▲ 퀴어퍼레이드와 대한애국당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중안 대한애국당 당원들이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을 "박근혜 석방" 피켓을 들어보이거나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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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퀴어퍼레이드, #성소수자,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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