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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 등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 등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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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참교육의 함성>을 부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참교육의 함성>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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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생일을 오롯이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권정오, 아래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이 5월 28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내·외빈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지난 30년간 전교조에서 활동하다 숨진 조합원 123명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로 문을 열었다.

추모제로 시작한 기념식 "20여 년 전과 달라진 게 없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1부 추모식’에 참석해 지난 30년간 전교조에서 활동하다 숨진 조합원들의 넋을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1부 추모식’에 참석해 지난 30년간 전교조에서 활동하다 숨진 조합원들의 넋을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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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명의 영정 앞에 고개 숙인 조합원들 뒷모습에는 합법화 투쟁이 한창이던 20~30년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주변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법외노조' 6년째인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지난 30년 전교조가 걸어온 길이 순탄했던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면서 "우리는 언제나 투쟁 중이었고 언제나 탄압받았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오늘 전교조가 이룬 역사적 성과가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선생님들의 헌신의 결과였다"면서 "결성 서른 돌을 맞는 전교조 6만 조합원은 자신을 던져 참교육 참세상을 열어간 선배 영령들을 최고의 예우를 다해 기억하자고 한다"고 고인들을 기렸다.

윤한탁 참교육동지회 회장도 "오늘날 교육 바로세우기 최우선 과제는 바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투쟁"이라면서 "못다 한 동지들의 유명을 받들어 전교조 30년을 달군, 무쇠 같은 결의로 기어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투쟁 승리를 굳게 다짐한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로 22년 8개월 동안 일하다 지난 1999년 숨진 고 김덕일 전 전교조 전국초등위원장의 아내 유금자씨는 "지금 전교조의 투쟁 화두는 당신이 살아 계실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하다"면서 "1992년 당신은 전교조 합법화를 요구했고 학교장의 독선적인 학교 운영 방식을 비판했으며, 학생을 인격적으로 대하자고 주장하며 교육대개혁과 해직교사 원상 복직 서울추진위원장이 됐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법외노조 굴레 넘어 '숨, 쉼, 삶' 새로운 교육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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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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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 이어진 30주년 기념식에서도 전교조 결성 이후 '합법화 투쟁' 10년 동안 해직된 교사 1527명을 먼저 떠올렸다.

"30년이 한바탕 꿈만 같다"고 운을 뗀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그저 지도부 몇 명 정도 해직되고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역사적인 길에 들어섰는데 1527명이 해직된 교육 대학살을 겪고 나서야 전교조 결성의 무게를 깨달았다"면서 "전교조는 지난 30년 모든 권력과 불화했고 모든 권력으로부터 탄압받았다는 건 전교조가 단 하루도 평화를 얻기 위해 노동조합의 생명인 자주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참교육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제도와 정책을 바꾸는 일은 오롯이 전교조의 몫이었다"면서 "권력이 교육을 수단화하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때 저항의 깃발을 든 것도 전교조였다"며 과거 정권에서 투쟁했던 역사를 떠올렸다.

아울러 권 위원장은 "전교조는 항상 우리가 한 일보다 훨씬 크고 깊은 사랑을 받는 조직이었다"면서 지난 30년간 전교조 교사들을 응원했던 제자들과 해직 교사를 후원한 교사들, 시민사회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권 위원장은 "결성 서른 돌을 맞는 전교조는 그 어떤 권력의 지배와 간섭에도 굴하지 않겠다"면서 "법외노조의 굴레를 넘어 새로운 교육의 미래, '숨을 쉬는 학교, 쉼이 있는 배움, 삶을 위한 교육'을 향해 전교조 6만 조합원이 하나의 대오로 나아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문재인 정부 'ILO 핵심 협약 비준 추진' 화답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지난 30년간 전교조 활동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지난 30년간 전교조 활동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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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화 바람을 타고 1989년 5월 28일 전교조가 결성됐지만 그 당시나 지금도 합법화 투쟁의 연속이었다.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국회에서 교원노조법이 만들어진 뒤에야 비로소 합법화됐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가 교원노조법을 어기고 해직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였다며 다시 '법외노조'라고 통보했다.

이후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을 벌였으나 1, 2심에서 패하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당시 판결 과정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부 사이의 사법거래가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전교조는 30주년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법외노조 취소 투쟁 강도를 높여왔다. 전교조는 지난 25일에도 서울 종로에서 전국 조합원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법외노조 즉각 취소를 외치며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서른살 전교조의 꿈... 삶, 숨, 쉼 그리고 법외노조 취소 http://omn.kr/1jgav)

문재인 정부도 지난 22일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와 직결된 해고자 노조 가입 허용(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호) 등을 포함한 ILO(국제노동기구) 핵심 협약 3개 비준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노동관계법 개정과 엮여 있어 국회 통과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시행령 없애면 법외노조 취소 가능"
 
김승환 전북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석웅 전남교육감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조합원들의 수고를 격려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석웅 전남교육감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조합원들의 수고를 격려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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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념식에는 이부영, 이수호, 정진화, 김정훈 등 역대 전교조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계, 교육계, 시민사회단체 대표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비롯해 조희연(서울), 장석웅(전남) 등 진보 교육감들도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투쟁에 힘을 보탰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이전 정부에서 잘못한)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취소가 그렇게 어렵나"라면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9조 2항만 없애면 국회 안 거쳐도 된다, 의지가 있으면 길은 있다, 의지가 없으면 길도 무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김 교육감은 "전교조가 법률상 지위를 넘어서 헌법상 지위를 확실히 하도록 남은 임기 1년 안에 반드시 결과를 내겠다"라고 밝혀 참석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30년이면 한 세대가 바뀌는 세월이다, 89년 결성과 동시에 정권 차원의 혹독한 탄압을 받은 조합원에 이어 그 탄압을 지켜보고 자란 '전교조 세대'들이 조합원이 되고, 그 제자들의 아들딸이 다시 조합원의 제자가 된 셈"이라면서 "이전 한 세대가 시련과 투쟁으로 조직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이후 한 세대는 더 큰 노조로 도약하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은 올해 28회째를 맞은 참교육상을 비롯해 전교조 25년 이상 상근자 공모전 당선자 시상식과 장학금 전달식 등 '베풂'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가수 정태춘씨는 1989년 전교조 창립 당시 전국순회공연을 비롯해 참교육 활동에 함께한 것에 대한 감사 의미로, 옛 전남도청복원대책위 농성장 오월어머니들은 옛 전남도청 복원 투쟁, 5.18역사왜곡처벌을 위한 국회 앞 농성, 전두환 구속 촉구를 위한 기습시위 등 역사 바로 잡기 투쟁에서 나선 데 대한 존경과 감사의 의미로 각각 참교육상을 받았다.
 
가수 정태춘씨가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서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으로부터 참교육상을 받고 있다.
 가수 정태춘씨가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서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으로부터 참교육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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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머니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서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으로부터 참교육상을 받고 있다.
 오월어머니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식’에서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으로부터 참교육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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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교조, #전교조30주년, #법외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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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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