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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권정오)는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도입을 반대합니다. 교육청들이 IB를 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것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고자 할 때도 전교조는 막아냈던 성공 경험이 있습니다."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하나고 교사)은 26일 일부 교육청들이 '한국어 IB' 도입을 추진하는 데 관한 전교조의 공식 견해를 밝혔다.
 
전경원 소장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의 전경원 소장
▲ 전경원 소장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의 전경원 소장
ⓒ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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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원 소장은 "물론 부분적으로 현재 수준에서 경기외국어고등학교의 일부 학급과 국제학교 등에서 제한적으로 IB를 운영하는 것까지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 "연구 수준에서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전국 시도 교육청 단위나 국가 단위에서 IB를 도입하려는 일은 국가의 격에도 맞지도 않을 뿐더러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토론 논술형 교육과정인 IB는 2017년 6월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최초로 '(IB 국내 공교육 도입 타당성) 정책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엔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과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이 '한국어 IB' 도입확정 기자회견을 했다.

전경원 소장은 전교조가 IB에 반대하는 이유로 모두 여섯 가지를 들었다. 첫 번째로는 IB 시범학교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능시험과 내신성적의 평가는 '상대평가(1~9등급)'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IB는 '절대평가'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렇다면 IB를 도입하는 학교에만 '절대평가'를 허락하는 특혜를 줄 수 있는 것인가요? 그런 이유로 IB를 도입하기 위해서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가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 문제입니다. 이를 시행하지 않고 IB를 도입하는 것은 또 하나의 특권학교를 허용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IB 도입에 반대합니다."
 
전 소장은 이어 IB와 같은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갖는 한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반대 뜻을 밝혔다. 그는 "표준화된 프로그램은 각 지역이 지니는 역사적, 사회문화적 다양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커다란 폐해로 지적된다"면서 "IB 본부의 중앙집권적 통일성과 공정성, 일사불란함 등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등 유럽 중심이 아닌 다른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기에는 한계가 존재하는 교육과정"이라고 지적했다.
  
IB 도입 공식화하는 기자회견 4월 17일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의 한국어 IB 도입 확정 기자회견.
▲ IB 도입 공식화하는 기자회견 4월 17일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의 한국어 IB 도입 확정 기자회견.
ⓒ 대구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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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문제점이 발생하는 사례를 묻는 질문에 전 소장은 IB에서는 서구 중심의 사관을 반영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IB에서 '역사' 과목은 서기 750년 이후로만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떤 근거로 그런 판단과 결정을 내렸나요? 이러한 역사서술 체계 역시 서구 중심의 사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IB에서는 토론과 다른 관점을 중요시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본질적인 결함이 존재함에도 나름 '운영의 묘'를 통해 살릴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본질적 해결방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전경원 소장은 교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도 IB에 반대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IB 본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듯이 교사의 업무가 많은 상황에서 IB 도입은 교사의 수업 연구와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는 한, 정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힘겨운 업무 부담을 어떻게 해결해줄 건가요? 현재도 과도한 행정업무로 학교 현장이 고통스럽습니다. 업무 경감은 도외시하는 교육청들이 설상가상으로 엄청나게 많은 수업 준비와 행정력을 요구하는 IB 교육과정을 도입한다고 하니 반대하는 겁니다. 과연 이에 관한 대책이 마련된 상황에서 IB 도입을 준비하는 건가요?"
  
"IB 도입 타당성 토론" 시민단체 사걱세의 IB 토론회 장면.
▲ "IB 도입 타당성 토론" 시민단체 사걱세의 IB 토론회 장면.
ⓒ 사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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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IB'에 관한 전교조의 공식 견해를 전경원 소장에게 26일 전자우편으로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교조에서 교육청들에 IB를 도입하지 말라'고 강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이 전교조 때문에 IB 도입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마저 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전교조의 의견 제시로 교육청이 도입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전교조를 포함한 교육단체들이 IB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고 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KERIS(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IB 토론회를 29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각 교육청에서 누가 올지 섭외도 끝났는데 갑자기 보류되었다고 합니다. 누가 배후에서 압력을 가한 것인지 교육계 관심이 쏠리고 있답니다. 토론회를 더 많이 열어서 IB가 국내 공교육에 들여올 필요가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IB 도입 타당성 논의' 자체를 꺼려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현재 전교조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다양한 단체에서 관련 토론회를 주관해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전교조 역시 IB를 충분히 연구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 국내에서 IB 정보가 한두 사람의 입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됩니다."
 
- 교육청들이 끝내 IB를 공교육에 도입한다면 전교조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요?
"특권교육을 거부하는 일은 전교조의 오랜 운동이었습니다. 아울러 교육 주권 훼손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교육청들이 IB를 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것입니다."
 
- 현재의 한국 공교육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우리 아이들의 실제 삶을 위한 교육과 거리가 멉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힘이 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을 탐색하기보다는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이 대학입시에 매몰된 채, 참교육을 외면하는 공교육의 현재 좌표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을 느끼며 성장하고 있는가? 친구들과 더불어 성장하며 배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가? 나와 다른 타인의 가치와 상황과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가? 가르침과 배움이 삶의 이정표에 얼마나 합치되었던가? 이런 본질적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공교육의 위상을 갖추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우리 공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바라고 봅니다."
  
과학실험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의 과학실험 수업 장면.
▲ 과학실험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의 과학실험 수업 장면.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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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를 추가로 설명해 주시지요.
 "혁신학교와 혁신교육 운동의 자생적 성과와 축적된 데이터를 구조화해내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고 IB를 도입한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금도 현장에는 서술형과 논술형 100%로 출제하는 학교들이 분명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집약하고 분석하며 공유 가능한 모델을 제시해야 할 교육 당국이 스스로 책무를 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파견국 외교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마련된 IB를 공교육에 도입하려는 발상이 갖는 현실감각 결여와 정무적 판단능력 부족은 어떻게 감당할 건가요?"
 
- IB 도입에 반대하는 또다른 이유도 있겠지요?
 "국내에서 IB 시장이 커지면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가요?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소통이 아니라 IB 본부와 같이 평가자가 별도로 존재하는 시스템이 과연 건강한 교육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고 답해야 합니다."
 
- 혹시, 국제 바칼로레아 자체를 반대하는 건가요, 아니면 국내 도입 시기가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한국에는 맞지 않다고 보는 건가요?
"국제 바칼로레아는 말 그대로 한국에 주재하는 타국의 외교관 자녀나 상사 주재원 자녀 등을 위한 겁니다. 그들이 귀국했을 때, 대학입학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본국의 대학입학에 필요한 대학입학자격을 인정받는 프로그램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운영 중입니다. 도입은 이미 된 겁니다. 도입에 반대한다거나 도입이 이르다거나 하는 문제와 별개 문제입니다."
 
- IB가 외국에서 들여오는 교육과정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외국에서 들여온다고 무조건 반대하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현실에 부합하는 것인지, 우리에겐 없어서 도입하려는 것인지, 자생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혹시라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우리 것으로 수용하여 한국화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과 검토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전교조는 서술형-논술형 교육평가 방식이나 교육혁신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나요?
 "전교조는 일관되게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교사 개인의 평가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출제되고 있는 서술형, 논술형 평가를 전면 확대하기 위한 절차와 과정을 마련한 뒤 시행하면 됩니다."
  
IB 수업 장면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의 소논문 작성법 수업 장면.
▲ IB 수업 장면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의 소논문 작성법 수업 장면.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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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1단계(2019-2020)는 현재 서술형-논술형 교육평가를 진행하는 학교들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 경험을 공유합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주관합니다.
 
2단계(2021-2024)는 전면 실시 이전에 시범 기간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합니다. 이의제기절차 및 처리 방안 확립 등 행정적 조치를 마련합니다.
 
3단계(2025)에서는 전면 시행에 들어갑니다. 수능시험과 내신성적의 절대평가 전환,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한 고교체제개편 등의 문제와 연동되어 있으므로 이런 문제를 사전에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IB 토론회 등이 열리고 있습니다만.
"IB 정보가 현재 국내에서는 한두 명의 견해와 발언을 통해 전달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견해와 시각이 함께 제기되어야만 정확한 판단과 여론이 형성됩니다. 현재는 IB의 장점만 중심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다소 우려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경기외고, 국내 개설된 국제학교, 외국인학교 등에서 IB를 운영하고 있어서 현재의 IB 학교를 대상으로 그 장단점을 충분히 분석하고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IB가 한국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나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수준에서 시범적인 실시 과정을 거치며 상당 기간 검토와 평가의 시간을 거칠 것입니다. IB가 한국 상황에 부합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현재 도입을 결정한 학교들의 운영 실태와 결과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 전교조 창립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수업혁신, 평가혁신과 관련하여 전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학교 현장에서 수업 혁신과 평가혁신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자생적 성과와 역량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도록 전교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국 교과별 교사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에도 모임을 열었습니다. 앞으로도 전교조가 참교육실천대회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에 못지않게 교육청과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현장 교사들만의 노력으로는 어렵습니다.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법외노조 통보취소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이나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국민에게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정부가 취했던 국정농단과 사법 거래의 핵심 사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사건이었습니다. 현직 부장판사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사법 농단의 실체가 있었음을 분명하게 증언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고용노동부가 팩스 한 장으로 법외노조임을 통보했는데,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전교조가 여전히 법외노조 상태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제 6월이 되면 박근혜 정권 아래서 전교조 법외노조 기간보다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법외노조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됩니다. 역설적인 일입니다. 역사는 기록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역사와 기록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부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쓰기 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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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기사를 써옴.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백석대, 인덕대 등서 강의함.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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