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전주성을 찾아온 1만3990명 홈팬들 앞에서 키다리 골잡이 김신욱이 펄펄 날아올랐다. 헤더 골도 모자라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2골을 내리 뽑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된 것은 물론 페시치(FC 서울), 박용지(상주 상무), 주니오(울산 현대) 등을 따돌리고 득점 단독 선두에 올라선 것이다.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골 감각이었다.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김신욱이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김신욱이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26일 오후 7시 전주성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원 13라운드 경남 FC와의 홈 게임에서 4-1로 완승을 거두고 선두 울산 현대 추격 의지를 변함없이 드러냈다. 

울산 시절 떠올릴 정도로 김신욱 골 감각 절정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일정을 끝낸 두 팀이 만났지만 그 조별리그 결과(전북 1위로 16강 진출, 경남 FC 16강 탈락)도 그렇고 현재 리그 순위표를 봐도 너무도 다른 입장이었다.

이제 FA(축구협회)컵 8강과 리그에 전념해야 하는 어웨이 팀 경남 FC가 먼저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전북 골키퍼 송범근의 슈퍼 세이브 벽에 막히고 말았다. 31분 직접 프리킥 상황에서 경남 FC 이영재가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 왼쪽 톱 코너를 노렸지만 송범근이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공을 쳐낸 것이다.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이용(오른쪽)과 경남의 네게바(왼쪽)가 볼을 경합하고 있다.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이용(오른쪽)과 경남의 네게바(왼쪽)가 볼을 경합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 위기를 넘긴 전북은 41분에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로 첫 골을 뽑아냈다. 손준호가 짧게 올린 공을 이승기가 발끝으로 방향을 살짝 바꿨고 반대쪽에 기다리고 있던 김신욱이 허리를 숙이며 머리로 마무리한 것이다. 

김신욱의 득점 감각이 절정으로 보이는 장면은 이것 말고도 또 있었다. 58분에 이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깔아준 공이 경남 FC 수비수 몸에 맞고 옆으로 흐르자 침착하게 오른발 대각선 슛을 시원하게 꽂아넣었다. 머리와 발끝 모두가 반짝반짝 빛나는 일요일 밤이 된 것이다. 

전북은 그로부터 3분 뒤에 더 놀라운 추가골을 만들어내며 홈팬들을 더욱 기쁘게 만들었다.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경남 FC 수비수가 헤더로 걷어낸 공을 왼쪽 풀백 김진수가 기막힌 왼발 발리 슛으로 차 넣은 것이다. 김진수의 왼발을 떠난 공이 크로스바 하단을 스치며 빨려들어갔기에 경남 골문을 지키고 있는 손정현 골키퍼도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김진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김진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후반전 추가 시간에 이동국의 전진 패스를 받은 이비니가 오른발로 쐐기골까지 넣어 완승의 조건을 갖추었고, 종료 직전에는 경남의 김승준이 동료 골잡이 룩의 감각적인 오른발 아웃사이드 패스를 받아 재치있는 만회골을 터뜨려 한 골을 따라붙는데 만족했다.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이비니 선수의 모습.

2019년 5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 전북의 이비니 선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처럼 멀티 골을 터뜨린 김신욱은 이번 시즌 12게임을 통해 7골(게임 평균 0.58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 해 33게임을 뛰면서 11골(게임 평균 0.33골)을 넣었으니 김신욱의 득점 감각이 제2의 전성기를 말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16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좋은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신욱은 전북으로 오기 전 울산 유니폼을 입고 2015년에 득점왕에 올랐다. 38게임을 뛰면서 18골을 넣어 게임 평균 0.47골을 기록한 것이다. 2013년 울산 시절에도 36게임을 뛰면서 19골을 넣었지만 데얀 다미아노비치에게 게임 평균 기록(데얀 0.66골, 김신욱 0.53골)에서 아쉽게 밀려 득점왕을 놓친 바 있다.

이제 김신욱과 전북 선수들은 오는 29일 오후 7시 춘천으로 가서 강원 FC를 상대하며 리그 선두 싸움과 득점왕 경쟁을 더 뜨겁게 펼치게 된다.

2019 K리그 원 13라운드 결과(26일 오후 7시, 전주성)

전북 현대 4-1 경남 FC [득점 : 김신욱(41분,도움-이승기), 김신욱(58분), 김진수(61분), 이비니(90+2분,도움-이동국) / 김승준(90+4분,도움-룩)]

◎ 전북 선수들
FW : 김신욱(85분↔이비니)
AMF : 로페즈, 손준호, 임선영(75분↔이동국), 이승기
DMF : 신형민
DF : 김진수(81분↔이주용), 김민혁, 홍정호, 이용
GK : 송범근

◎ 경남 FC 선수들
FW : 룩
MF : 네게바, 쿠니모토(24분↔하성민/67분↔배기종), 김준범, 이영재
DF : 이광진(46분↔김승준), 여성해, 곽태휘, 송주훈, 안성남
GK : 손정현

2019 K리그1 득점 순위
1 김신욱(전북 현대) 7골 [게임 평균 0.58골]
2 페시치(FC 서울) 6골 [게임 평균 0.55골]
3 박용지(상주 상무) 6골 [게임 평균 0.46골]
4 주니오(울산 현대) 6골 [게임 평균 0.46골]
5 타가트(수원 블루윙즈) 5골 [게임 평균 0.45골]
6 김승준(경남 FC) 5골 [게임 평균 0.42골]
7 김인성(울산 현대) 5골 [게임 평균 0.38골]
8 김진혁(대구 FC→상주 상무) 4골 [게임 평균 0.67골]
9 배기종(경남 FC) 4골 [게임 평균 0.57골]
10 에드가(대구 FC) 4골 [게임 평균 0.5골]

2019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29점 9승 2무 2패 23득점 10실점 +13
2 전북 현대 27점 8승 3무 2패 26득점 10실점 +16
3 FC 서울 25점 7승 4무 2패 17득점 9실점 +8
4 대구  FC 23점 6승 5무 2패 18득점 8실점 +10
5 상주 상무 20점 6승 2무 5패 14득점 15실점 -1
6 포항 스틸러스 20점 6승 2무 5패 13득점 15실점 -2
7 강원 FC 19점 6승 1무 6패 13득점 14실점 -1
8 수원 블루윙즈 14점 3승 5무 5패 15득점 18실점 -3
9 성남 FC 13점 3승 4무 6패 11득점 15실점 -4
10 제주 유나이티드 10점 2승 4무 7패 13득점 21실점 -8
11 경남 FC 9점 2승 3무 8패 16득점 29실점 -13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6점 1승 3무 9패 6득점 21실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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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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