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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택자의 날을 앞두고, 주거권 투쟁 30년을 돌아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사진전이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1992년 6월 무주택자의 날 선포식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전시했다.
 무주택자의 날을 앞두고, 주거권 투쟁 30년을 돌아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사진전이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1992년 6월 무주택자의 날 선포식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전시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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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그 가교였던 제정구 의원과 정일우 신부. 이제 모두 고인이 된 이들을 하나로 묶는 끈이 있다. 바로 지난 1992년 6월 3일 '무주택자의 날'을 선포했던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주거연합)'이다.

올해로 27년째인 무주택자의 날을 앞두고, 주거권 투쟁 30년을 돌아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사진전이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전 첫날 오후 오프닝 행사 사회를 맡은 유영우 주거연합 이사는 무주택자의 날을 앞두고 앞서 4명을 떠올렸다.

'무주택자의 날' 선포 동참한 김수환 추기경, 주거연합 대표 맡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무주택자의 날에 특별히 기억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늘 사회적 약자와 평생을 함께 해왔던 김수환 추기경, 무주택자의 날 제정에 도움을 주고 가난한 자들의 친구였던 고 제정구 의원과 정일우 신부가 기억에 남습니다. 또 한 분이 생각나는데 어제(23일)가 그분의 10주기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97년부터 주거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하면서 매년 무주택자의 날에 열리는 민중 집회에 참석해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게 기억납니다."

실제 주거연합은 지난 1997년 3월 총회에서 당시 15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노 전 대통령을 새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유 이사는 "그분이 실천한 '사람 사는 세상'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이해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은 그분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에게 법 개정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1989년 주택임대차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주택임대차보호법은 30년째 멈춰있다. 이날 사진전을 주최한 박주민(서울은평구갑) 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6년 12월 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등 세입자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3년째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박주민 의원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지난해 통과돼 임대차보호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성과가 있었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여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 "편안하게 잠자고 쉴 수 있는 공간을 가지지 못한 국민들이 많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주택자의 날 기념 사진전 오프닝 행사에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주택자의 날 기념 사진전 오프닝 행사에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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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에 앞서 미리 사진들을 돌아본 이인영(서울구로구갑) 민주당 원내대표는 '30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으로 명동성당에 몸을 맡겼던 이 원내대표는 "김수환 추기경이 1987년 11월 초 명동성당에서 어려웠던 우리들을 품어줬던 기억이 새롭고, 갈 곳 없는 상계동 철거 주민이 명동성당 한쪽에 비닐하우스 치고 김 추기경 품에서 어려움을 이겨나가던 그때 기억이 떠올랐다"면서 "김 추기경과 제정구 의원, 정일우 신부가 그 당시 우리를 품었듯 '집은 인권이다'라고 말하는 사진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과제를 마음에 품고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늘 가난한 자들 가까이 다가간 김 추기경, 가장 신뢰 받아"

올해로 선종 10주기를 맞은 김수환 추기경의 빈 자리를 채운 이는 서강대 이사장인 박문수 신부였다. 미국 출신으로 1980년대 귀화한 박 신부는 1980~90년대 김수환 추기경, 정일우 신부 등과 함께 '가난한 자들의 벗'으로 불리는 천주교 빈민사목위원회를 이끌었다.(관련기사: 상계동 강제철거로 삶이 변한 프랜시스 부크마이어 http://omn.kr/12rpa )

박 신부는 "주거권 운동에 참여하면서 김 추기경과 접촉이 많았고 '무주택자의 날'뿐 아니라 직접 현장도 많이 나갔다"면서 "(1980년대) 상계동은 주택 사이 길(골목)이 리어카가 지나가면 (사람은) 못 지나갈 정도로 좁았지만, 그래도 유일한 자기 집이어서 빼앗길까 봐 주민들 불안감이 굉장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가까이 다가가서 할머니 손을 잡고 위로하자 그분들 얼굴이 아주 밟아졌다"고 옛 사진 속 한 장면을 떠올렸다.

박 신부는 "김 추기경은 그 당시 정직한 생활, 정의를 위한 말씀을 많이 해 가장 신뢰받는 분이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직한 것보다는 명예와 돈 많은 걸 칭찬하지만 국민 마음 속에는 정직하고 공평한 것에 대한 희망과 신뢰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무주택자의 날에 정의로운 사회, 주거권을 얻는 사회를 만들도록 우리 마음을 튼튼하게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문수 신부 현장 인터뷰] "교회도 부동산 투자 좋지 않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이날 사진전을 둘러본 박 신부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김 추기경이 당시 빈민·주거권 운동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그들과 깊은 친분을 쌓았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과 주거권 운동하는 사람들을 도왔을 뿐 아니라 그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었어요. (추기경으로서) 그냥 공식적으로만이 아니었어요. 돌아가시기 1년 전에도 빈민, 주거권 운동하는 사람들이 모여 추기경을 방문하고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서로 많이 친했어요. 물론 (추기경이란) 직책도 좋은 점이 있어요. 김 추기경은 천주교는 예수의 복음을 선교하는데, 정의구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고, (가난한 이들과) 친해지고 가까이 함께 지내야 한다고 했어요."

다만 박 신부는 '지금의 한국 천주교회도 가난한 자들 곁에 있느냐'는 질문에 "그때와 비슷하다"면서도 "그렇지 않은 성직자도 꽤 있다"는 말로 완곡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식적으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한다는 건 언제나 사실이지만 실천하지 않는 성직자도 꽤 있어요. 그럼에도 공식적인 입장은 함께 해야 하고 정의구현해야 하고, 교회 지도자들은 주로 그렇게 하죠. 그런데 신자들 중 수입이 아주 많고 부동산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번 경우도 있어요. 우리 교회에서 그것은 좋지 않은 생활이라는 얘기도 안 하는 것 같아요. 제 개인 생각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전달하기 위해 그 얘기까지 해야 할 것 같아요. 천주교의 약한 점이라고 할 수 있죠."

사진전은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27일까지 계속되며, 무주택자의 날인 오는 6월 3일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30년, 세입자 권리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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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교육,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