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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보훈'이 달라졌다.

이전 정부의 보훈정책이 전쟁의 상흔을 애도하는 '호국'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호국에 더해 대한민국의 뿌리인 '독립'을 국민 가슴 속에 안착시켰다. 마침 올해가 정부수립 100년이 되는 해이다 보니 보수야당의 극렬한 정치공세 속에서도 독립 '선양'(명성이나 권위를 널리 떨치게 한다)은 순항하고 있다.

확연히 늘어난 보훈예산․'민주' 선양
 
정부예산 대비 보훈예산 추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예산 대비 보훈예산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5조 5000억원을 돌파했다.
▲ 정부예산 대비 보훈예산 추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예산 대비 보훈예산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5조 5000억원을 돌파했다.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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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의 출발선 변화뿐만 아니라 예산도 확연히 늘어났다.

보훈예산은 지난 2017년 4조 원대를 처음 돌파한 이후 2018년 5조 3000억 원, 그리고 올해 다시 0.5%포인트 증가해 5조 5000여억 원에 이르렀다. 아쉬운 것은 정부예산 대비 1.61%(일반회계 기준)에 그쳐 3년 연속 1.7%대 세출을 유지하지 못했다. 기조가 계속됐더라면 보훈단체들의 숙원인 보훈급여 형평성 문제를 조금은 더 해결할 수 있었는데, 국가보훈처의 뒷심이 부족했다.

또 다른 변화는 '민주'에 대한 선양 강화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6월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2018~2022)을 수립하면서 독립, 호국에 더해 '민주'를 선양사업의 핵심으로 선정했다. 정부수립 100년의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 흘렸던 민주화 운동의 과정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2.28민주운동, 3.15의거, 4.19혁명 6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범국민 기념행사와 기념관 건립 등이 준비되고 있다.

4.19과 5.18에서 멈춘 민주화 보훈 청사진
 
마석 모란공원민주열사 추모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들어서면 민주열사 추모비가 서 있다.
▲ 마석 모란공원민주열사 추모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들어서면 민주열사 추모비가 서 있다.
ⓒ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단체 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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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민주화 운동 보훈 청사진은 4.19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넘어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민주열사'들이다.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은 잘 알려진 민주화 운동 열사묘역이다. 1970년 11월 18일 전태일 노동열사의 유해가 안장되면서 묘역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에 앞서 1969년 11월 5일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사형 당한 진보경제학자 권재혁 선생의 유해가 안장됐다. 이후 1971년 5월 노동조합 활동 중 살해된 김진수 열사, 1973년 10월 중앙정보부 고문으로 사망한 최종길 열사가 이곳에 잠들었다.

본격적인 열사묘역화는 전두환 군사독재시절이었다. 1986년 4월 박영진 열사의 유해가 한 달 열흘의 공방 끝에 모란공원에 안장되면서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현재 160여명이 안장돼 있고, 이 가운데 '국가 인정' 민주화 열사는 전태일,박종철 등 22명이다. 애초 모란공원 등에 모셔졌던 19명은 2016년 6월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개원 이후 이장됐다.

총사업비 497억 원을 들여 개원한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은 민주화 운동 관련 사망 인정자 또는 배우자만 안장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모란공원은 사설묘지이다. 이 때문에 ▲민주화 관련자와 일반 안장자의 혼재 ▲공간 협소 ▲ 추모 및 안내 시설 미흡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은  ▲모란공원 내 산재된 민주화 관련자 동일 공간 이장 및 묘역 확장 ▲ 민주화 관련자와 일반 안장자 분리 ▲별도 부지 확보를 통한 추모관 건립 등의 방안을 검토했으나 유족 동의 등 많은 시간이 소요돼 묘역 재정비와 추모기념관 건립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광주 망월동 구묘역, 충남 천안 풍산공원, 경남 양산 솔밭산공원, 대구 현대공원 등에 민주열사가 안장돼 있다.
 
 민주열사묘역 현황 (2017년 9월 현재)
 민주열사묘역 현황 (2017년 9월 현재)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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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열사묘역 현황 (2017년 9월 현재)
 민주열사묘역 현황 (2017년 9월 현재)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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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 모두 무관심 … 논의조차 못한 민주화유공자법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국회는 모두 무관심하다. 국가보훈처는 그나마 민주화 관련 시설을 현충시설에 포함해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적 근거인 '현충시설의 지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은 2017년 12월 29일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된 이후 관련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 뿐만 아니다. 국회에는 민주화 운동을 가장 큰 틀에서 재조명할 수 있는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 2건 발의돼 있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국회에 발의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2건
 국회에 발의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2건
ⓒ 이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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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9일 김종분 어머니의 인터뷰가 <오마이뉴스>에 실렸다. (관련기사 : 내 이름은 김종분, 91년에 죽은 성대 김귀정이 엄마여)

김종분 어머니의 딸은 김귀정 열사다. 그는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1991년 5월 25일 '공안통치 민생파탄 노태우 정권 퇴진을 위한 3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토끼몰이 식 강제 진압에 밀려 쓰러진 뒤 압사했다. 그 해 4월부터 5월 사이 무려 11명이 군사독재정권에 맞서다가 죽었다.

김종분 어머니는 지금도 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목숨을 던졌던 민주열사와 그 유가족에게 이제라도 '보훈' 해야한다.

덧붙이는 글 |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5월 출범 이후 대한민국 정부수립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독립-호국-민주'를 보훈의 핵심으로 선정했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민주열사들에게 국가의 보훈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글쓴이는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일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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