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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30일 오후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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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모든 길은 이재용으로 향할까.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점점 윗선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22일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과 삼성전자 김아무개 사업지원TF 부사장, 박아무개 부사장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 소환도 임박한 분위기다.

숫자와 전문용어 탓에 복잡해 보이지만, 사건은 두 개의 질문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이 있었는가. 2) 삼성바이오는 왜 회계부정을 저질렀을까.

그들은 왜 숨기고 또 숨겼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관련,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 양모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9.4.29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관련,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 양아무개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9.4.29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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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수사 상황을 보면, 1번 질문의 답은 '있었다'로 명확해지고 있다.

검찰은 최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백아무개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아무개 상무, 삼성바이오 보안실무 책임자 안아무개씨, 에피스 양아무개 상무(경영지원실장)와 이아무개 팀장을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했다. 영장판사가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을 감추기 위한 증거 인멸이 이뤄졌다'는 검찰 주장을 어느 정도 납득했다는 뜻이다. 또 이들의 소속은 에피스부터 삼성바이오, 삼성전자로 골고루 흩어져 있다. 증거인멸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삼성바이오는 왜 회계장부를 거짓으로 꾸몄을까. 그리고 그것을 삼성그룹 차원에서 감추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은 2015년 결산에서 출발한다. 당시 삼성바이오는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세운 에피스의 지배력을 잃었다며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자회사)가 아닌 관계회사(영향력만 행사할 수 있음)로 변경했고, 다시 따져본 에피스의 가치는 기존보다(종속회사 관계에선 장부가액3천억 원) 대폭 늘어난 4조 8천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 실적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는 2016년 11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그런데 2015년 삼성에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라는 '대형사건'이 있었다. 합병은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의 가치를 1대 0.35로 계산해 이뤄졌는데 2017년 국정농단 특별수사팀은 이 비율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린 결과라고 발표했다. 다만 특검은 '1대 0.35' 셈법의 출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다시 주목 받는 '1대 0.35'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가 발표된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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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출발점이 바로 삼성바이오의 2015년 회계장부였다. 합병 전 국민연금공단과 안진딜로이트∙삼정KPMG 회계법인 모두 제일모직 가치를 고평가했는데, 제일모직이 소유한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근거였다. 그리고 삼성바이오의 가치에선 2015년 갑자기 4조 8천억 원이 된 에피스 몸값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즉 '에피스 고평가 → 삼성바이오 고평가 → 제일모직 고평가 →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 계산'이라는 얘기다. 회계부정 의혹을 처음 제기한 참여연대는 이렇게 계산하지 않는다면 "1대 0.35라는 합병비율이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일단 '회계부정이 맞다'고 정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은 증선위 결론에 힘을 실어준다. 문건에는 ▲ 합병 후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와 회계 처리를 논의하고 ▲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문제 해결을 위해 '에피스 지배력 상실' 논리를 짜낸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 삼성바이오가 이 일을 미래전략실과 상의했다고 나온다(관련 기사 : 삼바 분식회계와 이재용 경영승계 연결고리 3가지 http://omn.kr/1dnrc).

다시 사건의 요지로 돌아가자. 삼성바이오는 왜 회계부정을 저질렀나, 그리고 삼성전자와 바이오, 에피스가 회계부정을 감추려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용진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모든 범죄행위들이 가리키는 것은 단 하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미 의심하고 있다. 에피스가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자료 중에는 '부회장 통화결과',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이라는 폴더에 저장된 파일들도 있었다. 최근 검찰은 여기서 이재용 부회장과 에피스 임원의 통화녹음파일을 복원했다. 또 구속기소된 양아무개 상무는 지난해 5월 재경팀에 '부회장, 합병, 상장, 미래전략실, 바이오젠, 콜옵션' 등 키워드를 주고 관련 자료 삭제 지시를 내렸다. 부회장은 이재용, 합병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이어지는 단어들이다.

"모든 범죄행위가 가리키는 것은... 이재용 승계작업"
 
박용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는 중대 범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공개하고 있다.
▲ 박용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는 중대 범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공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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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바이오는 회계부정이라는 출발점부터 부정하고 있다. 이들은 증선위가 틀렸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법원은 당장 집행정지 신청은 받아들였지만 '증선위 결론 자체가 적절했냐'는 본안 판단은 미루고 있다. 지난 4월말 재판부(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5월 22일로 잡았던 변론기일을 추후 정하기로 했다. 사실상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들도 검찰의 이번 수사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문제가 회계부정-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어지는 점이 검찰 수사로 명확해지면 '삼성이 이재용 승계작업이란 포괄적 현안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는 혐의의 큰 틀이 탄탄해진다.

특검은 이러한 취지의 의견서를 최근 대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3일 이재용 부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의 5번째 심리기일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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