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호에서 비중이 높아진 '강소휘-이다영(오른쪽) 선수

라바리니호에서 비중이 높아진 '강소휘-이다영(오른쪽) 선수 ⓒ 대한배구협회

 
한국 배구 대표팀 사상 최초의 외국인 코칭스태프인 라바리니호가 국제무대에서 첫선을 보인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21일 밤 자정(22일 오전 0시)에 유럽 강호 터키와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대회 첫 경기를 갖는다.

첫 경기부터 관심을 끌 만한 대목이 많다. 우선 세계 정상급의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과연 어떤 면모를 보일지가 주목된다.

현재 여자배구 대표팀의 외국인 코칭스태프는 총 5명이다. 모두 세계 최정상급 팀에서 활약하고 있거나 경력을 갖고 있는 '호화 멤버'들이다.

라바리니 감독(40세·이탈리아)을 비롯해, 기술 코치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42세·스페인), 체력 트레이너 마시모 메라치(44세·이탈리아), 전력분석원 안드레아 비아시올리(30세·이탈리아), 톰마소 바르바토(39세·이탈리아)로 구성됐다. 전력분석원은 바르바토가 6월까지 임무를 수행하고, 그 이후는 비아시올라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마시모 메라치 체력 트레이너의 경우 지난 19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남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소속팀 루베 치비타노바가 우승을 차지했다. VNL 1주차 대회가 열리는 세르비아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하는 마시모 메라치는 선수들의 체력 관리, 부상 재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훈련, 주전 대거 공백... 승패보다 '변화 가능성' 주목

그러나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적지 않다. 라바리니 사단이 아직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상황이 전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9일부터 진천천수촌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표팀은 19일 새벽 격전지인 세르비아로 출국했다. 한국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기간이 10일도 채 안된다.

설상가상으로 대표팀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VNL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양효진, 박정아, 이재영, 이소영, 김해란 등이 부상 재활 때문에 승선하지 못했다. 핵심인 김연경은 3주차 미국 대회부터 합류한다.

일각에서 '전패' 우려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승패를 중하게 따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승패보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라바리니 감독은 세계 최상급의 '스피드 배구 지도자'다. 그가 추구하는 배구 스타일에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얼마나 잘 적응하고, 습득해 가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이다.

그 과정에서 '라바리니 수제자'가 탄생한다면 금상첨화다. 스피드 배구 맞춤형 선수가 혜성 같이 등장해 준다면, 대표팀의 주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오는 8월 2020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의 전망도 한층 밝아진다.

놓쳐서는 안되는 대목은 또 있다.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한국과 맞대결할 최고 경쟁자인 러시아, 그리고 내년 1월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서 한국과 '끝장 승부'를 벌일 수도 있는 태국. 이 두 팀의 동향이다. 두 나라의 경기력, 새롭게 떠오른 신예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5주 동안 '올림픽 세계예선전 대비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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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국

 
첫 경기 상대가 터키라는 점도 흥미롭다. 터키 대표팀에는 올 시즌 김연경과 함께 뛴 동료, 그리고 다음 시즌에 함께 할 동료들이 포함돼 있다. 또한 터키 리그 왕좌를 놓고 시즌 끝까지 혈투를 벌였던 '숙명의 라이벌' 바크프방크 소속 선수들도 터키 대표팀으로 나선다.

2019 VNL도 한 달이 넘도록 세계 각국을 돌며 매주 3일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다. 세계 배구 강국인 16개 팀이 모두 한 번씩 맞붙는 풀리그로 진행한다.

'예선 라운드'는 16개국이 4개국씩 4개 조로 나누어, 매주 조를 바꿔서 경기를 펼친다. '결선 라운드'는 결선 라운드 주최국인 중국, 그리고 중국을 제외한 예선 라운드 상위 5개국까지 총 6개 팀이 진출한다. 여자배구 결선 라운드는 7월 3일부터 7일까지 중국 난징에서 열린다.

올해 VNL은 모든 참가국이 8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할 최정예 멤버를 구성하기 위한 테스트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신예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주전 멤버들의 조직력을 다지는 등 다양한 운용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한 모의고사, 그리고 전지훈련의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한편,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BS Sports는 한국 대표팀의 VNL 경기를 단독 생중계한다. 한국-터키의 VNL 첫 경기는 21일 오후 11시 50분부터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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