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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 곳곳에서 무슨 경쟁이라도 하듯 한창 봄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일 오후 태화강 봄꽃 대향연이 열리고 있는 울산으로 찾아가 보았다. 사실은 봄꽃 대향연 기간인 16일에서 19일까지 찾아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이틀 비가 오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20일에야 출발하게 되었다.
 
평일인데도 울산 태화강변 노상 주차장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다.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은 대한민국 20대 생태관광지 중 하나인 울산 태화강 지방공원에서 열렸다. 16만㎡ 넓은 화훼 단지에는 꽃양귀비를 비롯하여 수레국화, 작약 등 10여 종의 화려한 봄꽃들이 심어져 관광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물했다.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은 먼저 느티마당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했다. 느티마당은 한마디로 소규모의 복합 정원 같았다. 이름 그대로 만남의 광장이다. 십리대밭에서 나온 대나무로 의자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각종 꽃과 나무로 만든 꽃밭도 여러 군데 있다. 느티마당 만남의 광장은 각종 조형물에 꽃의 아름다움을 더하여 만든 예술 작품 같다. 거기다 왕버들이 시원하게 드리워져 있어 그야말로 쉼터다운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느티마당 왼쪽으로는 형형색색의 작약꽃이 시선을 멈추게 한다. 고급 카메라를 손에든 전문 사진가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작약꽃과 안개초 초화단지

작약꽃 앞에는 전문 사진가도 필요가 없다. 아무나 작약꽃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작품 사진이 될 정도로 활짝 만개가 되어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다. 그리고 축제기간 이틀이나 연이어 비가 내려 그런지 꽃이 더 생기가 돌고 아름답게 보인다.
 
마치 흰 눈이 소복히 내린 모습의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 안개초 초화단지 모습 ⓒ 한정환
   
느티마당 오른쪽에는 하얀 안개초가 우리 일행들을 반긴다. 하얀 솜사탕처럼 보이기도 하고 함박눈이 금세 내려 쌓여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여기에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꽃양귀비가 빨갛게 피어나 안개초의 아름다움에 질투라도 하듯 몇 송이가 보인다.
 
안개초는 유럽이 원산지이다. 꽃말은 잡티 하나 없는 하얀색 안개초처럼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 사랑의 성공이라고 한다. 안개초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보면 재미있다. 작은 꽃들이 가지에 수북이 피어 마치 안개처럼 분위기를 연출해 주어 안개초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리고 하얀 꽃송이들이 아기의 숨결처럼 느껴진다고 하여 'Baby's Breath'라고 부른다.
 
아름답게 꾸민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 꽃정원 모습 ⓒ 한정환
   
작약꽃과 안개초 사이에는 울긋불긋한 꽃밭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처음 정원을 본 순간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오스트리아 쉴 부른 궁전 주변에 심어진 꽃 정원이다.
 
쉴 부른 궁전 꽃 정원도 봄에 꽃이 핀 모습을 보면 아름답지만,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에 심어진 꽃밭 정원도 이에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다. 쉴 부른 궁전 꽃 정원이 정교한 모습의 느낌이라면,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은 거기다 풍성함까지 더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 향기정원

느티마당 주변을 구경하고 바로 앞에 있는 울산의 대명사 십리대밭을 바라다보았다. 십리대밭 앞에 보라색 물결로 뒤덮인 정원이 보인다. 조그마한 실개천 다리를 건너 가보니 향기정원이다. 향기정원은 이름 그대로 향기가 코끝을 지극하는 라벤더와 체리세이지가 심어져 있다.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 향기정원 라벤더 모습 ⓒ 한정환
   
독특한 꽃향기 탓인지 여기에 유독 사람들이 많다. 벤치가 여러 개 놓여 있는데 빈자리가 없다. 아마 라벤더와 체리세이지 향기에 중독이 된 것 같아 보인다. 라벤더 꽃은 6-7월에 보라색 또는 흰색으로 핀다. 향기는 기름샘에서 나오며 독특한 향이 나는 허브식물로, 향의 여왕이라 불리는 꽃이다.
 
라벤더 꽃 바로 옆에 심어진 체리세이지 꽃은 5-7월에 피며 진홍색이다. 과일향 같은 강한 향이 난다. 흰색, 보라색, 붉은색 등의 꽃이 피는 품종도 있다. 봄꽃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많이 가 보았지만 이렇게 규모가 크고, 향기가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다. 향기 때문인지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머무는 것 같다.
 
향기정원 바로 옆에 있는 덩굴식물터널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덩굴식물터널은 길이가 250m로 십리대밭 옆에 나란히 만들어 놓았다. 덩굴식물터널은 계절별로 색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봄꽃 대향연 기간에는 터널 안에 붉은색과 연분홍색 폐츄니아를 화분에 담아 주렁주렁 매달아 놓았다. 가을에는 관상용 조롱박, 수세미 등을 심어 놓는다고 한다. 특히 덩굴식물터널은 야간에는 조명을 넣어 그 화려함을 더한다. 덩굴식물터널 주변으로는 가을철 국향 축제에 대비하여 많은 국화를 심어 놓았다.
 
꽃양귀비 및 수레국화 초화단지

덩굴식물터널을 나와 실개천 돌다리를 건너 꽃양귀비 단지로 이동을 했다. 꽃 중의 꽃을 장미하고 한다면, 양귀비는 꽃 중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화려함과 모양이 아름다운 꽃이다, 원래 양귀비꽃은 마약성으로 분류되어 재배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아편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 꽃양귀비 초화단지 모습 ⓒ 한정환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이 열리고 있는 수레국화 초화단지 모습 ⓒ 한정환
   
그러나 요즘에는 관상용 꽃양귀비가 개발되어 전국적인 꽃축제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꽃이 꽃양귀비이다. 양귀비는 중국 당나라 현종의 비(妃)이자 절세미인이었던 양귀비에 비길 만큼 꽃이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꽃은 5-6월에 개화하며 꽃말은 냉정, 냉담이다. 꽃양귀비는 유럽이 원산지이며, 주로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원이다.
 
꽃양귀비가 심어진 바로 옆에 이제 만개가 진행 중인 수레국화 단지가 있다. 보라색과 흰색으로 온통 꽃단지를 형성한 모습이 아름답다. 꽃의 색상은 앞서 향기정원에서 본 라벤더와 비슷하나 라벤더보다는 조금 짙은 색이다. 흰색을 띤 수레국화의 모습도 보인다. 수레국화는 개화가 5-6월이며 꽃말은 행복감이다. 원산지는 주로 유럽 동부와 남부이다.
 
태화강 봄꽃 대향연 해외작가 정원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에는 봄꽃 대향연에 대비하여 요소요소에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쉼터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있다.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이 열리고 있는 해외작가 정원 모습, 정원의 제목인 “Drizzling Moon Garden”은 일본의 우케츠이야기를 모티브로 표현한 모습 ⓒ 한정환
 
대표적인 것이 "Drizzling Moon Garden(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달의 정원)"이다. 이 정원은 달이 없는 낮 시간 동안 달의 존재를 형상화하여 달을 기리는, 곧 달을 투영하는 정원이다. 이 정원의 제목인 "Drizzling Moon Garden"은 일본의 우케츠이야기를 모티브로 표현하였다.
 
해외작가 정원 주위에도 볼거리가 많다. 외가, 사랑의 기다림 등을 주제로 표현한 재미있는 작품들도 보인다. 그리고 소망리본 체험과 추억의 공중전화박스에서 사진 찍기 체험 등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이번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열렸으나 축제기간 비가 내려 축제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울산시는 그런 가운데서도 이번 봄꽃 대향연에 30만5000명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울산시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호응을 감안해 초화단지 야간조명 연출은 봄꽃 대향연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하며, 6월 1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 100m에서 400m로 연장한 십리대밭 은하수 길은 매일 일몰시간부터 23시까지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태그:#덩굴식물터널 ,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 #느티마당, #양귀비 초화단지, #태화강 외국작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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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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