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누(21세·190cm·왼쪽)-피치니니(40세·184cm) 선수

에고누(21세·190cm·왼쪽)-피치니니(40세·184cm) 선수 ⓒ CEV 홈페이지

 
에고누와 피치니니. 19살 차이의 두 선수가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노바라는 18일(아래 한국시간) 열린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여자배구 결승전에서 이모코 코넬리아노를 세트 스코어 3-1(25-18, 25-17,14-25, 25-2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노바라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지난 4월 치러진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노바라는 터키 리그 바크프방크를, 이모코는 터키 리그 페네르바체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었다. 지난 시즌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은 바크프방크였다.

이로써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남녀 모두 새로운 팀, 그리고 이탈리아 리그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배구 결승전에서는 루베 치비타노바가 제니트 카잔을 3-1(16-25, 25-15, 25-12, 25-19)로 제압하고 왕좌를 탈환했다.

이날 남녀 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독일 베를린의 막스 슈멜링 경기장은 9200명의 관중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이탈리아 챔프전 '리턴 매치'... 에고누-바취 쌍포로 '설욕'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탈리아 노바라 팀 선수들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탈리아 노바라 팀 선수들 ⓒ CEV 홈페이지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맞붙은 노바라와 이모코는 모두 이탈리아 리그 소속 팀이다.

두 팀은 최근 이탈리아 리그 우승을 놓고도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지난 6일 끝난 2018-2019시즌 이탈리아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모코가 노바라에 3연승을 거두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노바라가 설욕을 한 셈이다.
 
이모코와 노바라의 주전 선수들은 모두 세계 정상급이다. 대부분 현재 여자배구 세계 강국의 주전 멤버이거나 과거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모코는 라이트 사만타 파브리스(27세·189cm·크로아티아), 로위(26세·193cm·미국), 레프트 킴벌리 힐(30세·193cm·미국), 실라(24세·184cm·이탈리아), 센터 다네시(23세·198cm·이탈리아), 로빈 데 크라위프(28세·193cm·네덜란드), 세터 보워시(29세·181cm·폴란드), 리베로 드젠나로(32세·174cm·이탈리아)가 포진했다.

노바라는 라이트 에고누(21세·190cm·이탈리아), 레프트 바취(29세·192cm·미국), 피치니니(40세·184cm·이탈리아), 플라크(24세·190cm·네덜란드), 센터 키리켈라(25세·194cm·이탈리아), 벨리코비치(29세·190cm·세르비아, 세터 로렌 칼리니(24세·185cm·미국), 카메라(27세·175cm·이탈리아), 리베로 산소나(37세·175cm·이탈리아)가 주요 멤버들이다.

이모코는 센터진이 초장신으로 구성돼 높이에서 강점이 있다. 반면, 노바라는 에고누가 핵심이다. 공격이 에고누에게 편중되는 '몰빵 배구' 현상도 종종 나타난다.

1998년생 에고누-1979년생 피치니니 '경이로운 조합'

이번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노바라는 에고누가 27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에고누는 대회 MVP로 선정됐다.

바취도 21득점으로 큰 기여를 했다. 이어 키리켈라 7득점, 벨리코비치 5득점, 피치니니 3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우승은 사실상 에고누-바취 쌍포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고누는 1998년생이다. 한국 나이로도 22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대표팀과 소속팀을 세계 최정상 반열에 올려 놓은 주인공이 됐다. 보스코비치(22세·193cm·세르비아)와 함께 세계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노바라 팀에서 눈길을 끄는 선수는 또 있다. 피치니니다. 1979년 1월생으로 한국 나이로는 41세다. V리그에서 뛰고 있는 최고참 이효희(1980년생), 정대영(1981년생), 김세영(1981년생)보다도 나이가 많다. 국내 배구팬들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이탈리아 대표팀의 피치니니 모습을 많이 떠올린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계 정상급 팀인 노바라에서 주전과 교체 멤버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다. 피치니니는 '팀 복'도 타고 났다. 소속팀을 여러 번 옮겼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만 7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노바라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탈리아 컵 대회 우승과 함께 올 시즌 2관왕을 달성했다. 이모코는 이탈리아 슈퍼컵, 이탈리아 리그 우승에 이어 3관왕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이모코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교체 멤버로 들어간 로위가 16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이어 다네시 12득점, 로빈 데 크라위프 11득점, 킴벌리 힐 10득점, 실라 4득점, 사만타 파브리스 1득점을 각각 기록했다. 윙 공격수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김연경-에자즈바쉬의 아쉬움... 다음 시즌도 '별들의 전쟁' 
 
 '9200명 관중 물결'...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독일 베를린 막스 슈멜링 경기장

'9200명 관중 물결'...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독일 베를린 막스 슈멜링 경기장 ⓒ CEV 홈페이지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김연경과 소속팀 에자즈바쉬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개막 전까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8강 플레이오프(PO)에서 '어이없는 탈락'을 했다.

결승에 오른 이모코는 8강 PO에서 에자즈바쉬와 2차전 골든 세트까지 치렀다. 골든 세트는 다음 단계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추가 세트'다. 5세트와 마찬가지로 15점제다. 이모코는 골든 세트에서 승리하며 천신만고 끝에 4강 PO에 진출했다.

사실 2차전은 에자즈바쉬가 모든 면에서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모코와 8강 PO 1차전에서 원정 경기임에도 3-0으로 완승을 거두었고, 2차전은 홈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전을 앞두고 주 공격수 보스코비치가 부상으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모타 에자즈바쉬 감독은 2차전에서 보스코비치를 선발 투입하지 않고, 점수 차가 뒤지고 흐름이 넘어간 상황에서 교체 멤버로 투입했다. 결국 경기도 패하고, 선수 보호도 실패하고 말았다. 감독의 선수 기용 패착이 화를 자초한 셈이다. 공격 삼각편대만 정상적으로 가동됐다면, 결승 진출까지 기대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컸다.

에자즈바쉬는 다음 시즌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왕좌 탈환을 위해 대대적인 선수 개편에 돌입했다. 20일 현재까지 에자즈바쉬가 홈페이지를 통해 팀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한 선수만 라슨(미국)을 비롯해 총 7명이다. 반면, 새로 입단하거나 임대로 나갔다 다시 복귀한 선수도 8명이나 된다.

에자즈바쉬는 최근 브라질 대표팀의 주 공격수인 나탈리아(30세·186cm), 미국 대표팀의 주전 세터인 로이드(30세·180cm)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모코, 페네르바체 등 경쟁 팀들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초호화 군단 구축이 유력시되고 있다.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도 불꽃 튀는 '별들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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