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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에는 많은 유기견이 버려지고 있다. 최근 버려진 애완견.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에는 많은 유기견이 버려지고 있다. 최근 버려진 애완견.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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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양심이 없어요. 가족이라고 하면서 자신들이 힘들어지면 버리고 가잖아요. 가족마저 버리고 가는데 이들을 누가 키우겠어요."

텅 빈 공원을 청소하던 어르신의 말이다.

지난 15일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 주차장에 낯선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두 대의 승용차가 정차하고 있어서 주인이 있는 애완견으로 생각했다. 2시간쯤 강의 변화를 기록하고 돌아오자 차량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강아지 혼자 주차장을 지키고 있었다.

'또 버려졌구나!'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에는 많은 유기견이 버려지고 있다. 최근 버려진 애완견.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에는 많은 유기견이 버려지고 있다. 최근 버려진 애완견.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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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앉아서 고민하다 차량을 뒤졌다. 차량에 싣고 다니던 강아지 사료가 떨어져서 급한 대로 라면을 잘게 쪼개줬다. 허겁지겁 먹는 것이 며칠은 굶은 모양새였다. 강아지는 배고픔이 가시지 않았는지 3~4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계속 따라왔다. 그길로 인근 마트에 들러 강아지 사료와 생수를 사서 다시 돌아왔다. 

공주시에 유기견으로 신고를 해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방치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예전 동물병원 의사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라 선뜻 신고도 못 했다. 그날부터 아침저녁으로 매일같이 강변을 찾아 먹이를 주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나조차 장담하지 못한다.

"당신이 버린 강아지 누구도 키우지 않습니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보면 2018년 한 해 동안 공주시에 버려진 유기동물은 446마리입니다. 시스템에 올라가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약 700마리(강아지 70% 고양이 30%) 정도입니다. 동물이 주인의 품으로 돌아갈 확률은 약 3%, 21마리입니다. 입양은 100마리 미만이고 나머지 유기동물은 안락사에 처해요."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운영하는 동물병원 원장의 말은 충격이었다. 공주시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유기동물만 2마리라고 했다. 대전시 현충원처럼 인적이 드문 곳에는 하루에 20마리 정도가 버려진다고 한다. 동물을 유기할 때는 그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다시 되돌아올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주시는 14개의 동물 병원 중 유기동물 진료가 가능한 3곳에서 돌아가면서 위탁· 관리하고 있다. 우선 유기동물이 발생하면 시청, 소방서, 경찰서 등을 통해 시민들의 신고가 접수된다. 포획된 유기동물은 치료 후 신체검사정보를 작성한다. 법적으로 유기동물 보호 기간은 10일이지만 이는 지역마다 다소 편차가 있다.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분양이 안 되면 나이가 많고 질병이 있는 대형동물 위주로 안락사가 진행된다. 안락사 논쟁에 대해 병원만 탓하기도 힘들다. 현장 출동, 포획 과정에서 행해지는 마취,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료비와 식비 등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기동물을 위탁 운영하는 병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봉사'라고 표현한다.

유기동물 위탁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2살 미만 인기가 많은 품종은 전국에서 분양 신청이 들어온다. 그러나 대형견이나 질병이 있는 경우는 분양이 어렵다. 1년 이상 버려졌던 유기견은 다수가 '사상충'에 걸려 있는데 국내 치료 약이 없어 대개 안락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공주시는 유기동물이 접수되면 치료비와 중성화 수술비 등을 이유로 위탁 병원에 1마리당 2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 의약품의 경우 비용이 80~150만 원 정도로 비싸 유기동물을 치료하는 데 역부족이다. 
 
 지난해 충남 부여군 강변에 버려진 대형견은 뼈만 앙상한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해 충남 부여군 강변에 버려진 대형견은 뼈만 앙상한 상태로 발견됐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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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금강 수변공원은 92곳, 398km다. 이곳에 버려지는 유기동물에는 애완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애완용 토끼, 햄스터 등 작은 동물들도 많은데 이들은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다. 대다수 유기동물은 버려진 현장을 지키거나 적응하지 못하고 앙상하게 죽어간다. 

야생에 적응한 일부 유기견은 새끼를 낳기도 하는데 이 새끼들은 야생견으로 자라난다. 심지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하기도 한다. 실제로 기자도 강변에서 대형견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또 강변에서 산책하다 개에게 물렸다는 제보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무리 지어 살아가는 유기견들은 다른 무리를 공격하기도 한다. 지난해 부여군 세도면 강변에서는 대형견들이 고라니를 사냥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동물 유기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처벌 규정을 강화했다. 동물 유기에 대한 처벌만큼이나 동물이 공원에 버려지는 애완견들이 없도록 이들이 자주 유기되는 장소에 안내표지판을 세우는 실질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더는 유기되는 동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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