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어 입장 촉구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요즘 연예 뉴스 인기 키워드는 단연 '팬 성명서'다. 하지만 팬들은 성명서가 다수의 생각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성명서는 정치적, 사회적 단체가 일정한 사안에 방침이나 견해를 밝히는 글이다. 즉 팬 성명서는 연예인이 사건·사고에 휘말렸을 때 팬들이 게재하는 일종의 입장표명으로 볼 수 있다. 

연예인 관련 이슈가 사회를 뒤흔들 때 어김없이 팬들의 입장 촉구 성명서가 나온다. 정준영과 로이킴, 강성훈, 윤서빈 최근엔 승리 등이 그 사례다. 글을 작성할 때 별다른 절차가 필요 없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주요 창구다. 

새로운 사건에 휘말린 연예인 팬덤은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들은 성명서로 대변되는 팬의 입장을 그대로 기사화한다. 그 결과 사건이 터질 때마다 새로운 성명서가 등장한다. 유행 아닌 유행인 셈이다. 일부 누리꾼은 "팬 성명서로 기사 쓰는 건 연예부 기자들 사이 '꿀팁'"이라고 꼬집었다.
   
 승리 갤러리에 올라온 글 캡처. 법원의 판결을 지지하고 있다.
  승리 갤러리에 올라온 글 캡처. 법원의 판결을 지지하고 있다.
ⓒ 디시인사이드 승리 갤러리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팬 성명서가 과연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예를 들어 15일 디시인사이드 승리 갤러리에는 '우리들의 영원한 승츠비 승리에게'라는 성명서가 올라왔다. 승리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을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승리 갤러리 이용자 전원의 의견이라 주장한 글쓴이는 "재판부의 공명정대한 판단과 깊은 혜안에 큰 감복을 했고 여전히 그를 응원하는 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려 편지를 남긴다"며 "아직 이 사회의 정의가 살아 숨 쉼을 감사하고 헌법에 보장된 승리 개인의 기본권을 철저히 보장해달라"고 했다.

언론은 성명서를 승리 갤러리 일동의 의견으로 기사화했다. 비슷한 내용의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를 본 대다수 누리꾼은 "무작정 옹호하는 건 바람직한 팬의 행동이 아니"라는 의견을 남겼다.
 
승리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글. 기사화 된 성명서는 팬들의 의견이 아니라 말하고 있다.
 승리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글. 기사화 된 성명서는 팬들의 의견이 아니라 말하고 있다.
ⓒ 디시인사이드 승리 갤러리

관련사진보기

 
실제 팬들의 분위기는 달랐다. 해당 성명문의 댓글은 반대 의견으로 가득했다. 승리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이후 기존 팬은 떠난 지 오래고 어그로(온라인상에서 관심을 끄는 행위, 주로 부정적 의미)를 끄는 소수의 생각일 뿐이라는 게 주류였다. '성명서/호소문은 DC 승리 갤러들이 쓴 거 아님'이란 글이 많은 추천을 받기도 했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요즘 사건·사고 있는 연예인 게시판마다 팬인 척 성명서나 입장문을 쓰며 기삿거리를 제공하는 어그로가 많다"며 "승리 갤러리는 온라인 팬 사이트를 대표해 글을 쓴 적 없고 입장문, 성명서 등의 글은 현재 수사 중인 승리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승리 갤러리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로이킴 갤러리에서는 "퇴출과 관련된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았으며 해당 성명서는 로이킴 갤러리의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300개 이상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슈퍼주니어 갤러리에 올라온 강인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성명문에 대해서도 다수 팬의 생각은 달랐다. 많은 사건, 사고에 휘말려 그룹에 영향을 주는 강인을 멤버라 여기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었다.

익명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특성상 팬들의 입장을 모은 성명서가 나오기 어렵다. 개인 인증 없이 글과 댓글을 남길 수 있기에 관심을 끌기 위한 장난도 많은 편이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자는 "커뮤니티 특성상 어그로 글이 많다"며 "사실관계 검증 없이 기사로 쓰는 기자들에게 실망스럽다. 정확한 팩트체크 후 기사를 작성하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같이 실립니다.


태그:#승리, #성명서, #디시인사이드, #로이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