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사이 K리그1에선 무려 3팀이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그 스타트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끊었다. 2라운드 경남 FC와의 경기 승리 후 5연패에 빠졌던 인천은 결국 팀을 이끌던 욘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그 다음으론 포항 스틸러스가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2016년 9월 부임한 최순호 감독이 올시즌 초반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시즌 개막 후 9경기 동안 무승 행진을 이어가던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현재까지 감독 교체를 한 3팀의 변화는 미미하다. 인천은 임중용 수석코치가 '60일 감독' 꼬리표를 달았던 동안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꼴찌 탈출(2무 2패)에 실패했고, 이후 유상철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대구 FC와의 경기에도 1-2로 패하면서 기나긴 무승 행진을 끊지 못했다.

제주는 최윤겸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경남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올시즌 개막 10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제주는 지난 주말 열린 수원 삼성과의 경기와 18일 전북 현대와 맞붙은 경기에서 약한 공격력을 노출하고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각각 1-3으로 패했다.
 
 19일 양산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12라운드 경남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 나선 김기동 포항 감독.

19일 양산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12라운드 경남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 나선 김기동 포항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런 가운데 포항은 감독 교체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김기동 감독 부임 후 치른 수원과의 첫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FA컵 조기탈락 등으로 침체돼 있던 팀 분위기를 이날 승리로 바꾼 포항은 이어 열린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 더비마저 승리하며 분위기를 한껏 올렸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포항은 지난 11일 치른 인천과의 경기에서도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세를 한껏 올린 포항은 19일 열린 경남과의 12라운드 원정경기를 통해 4연승에 도전했고 결실을 맺었다. 포항은 이날 양산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12라운드 경남과의 경기에서 용병 완델손의 멀티골에 힘입어 경남을 2-1로 물리쳤다.

이번에도 돋보인 포항의 후반전 집중력

김기동 감독 부임 이후 포항축구에서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는 후반전, 특히 경기막판 집중력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김기동 감독 부임 첫 경기인 수원전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39분 김승대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김기동 감독 부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던 포항은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16분 터진 김승대의 결승골로 선두를 달리던 울산을 2-1로 잡았다.

지난 11일 열린 인천과의 경기에선 경기 막판에 일을 쳤다. 경기종료 직전까지 0-0으로 맞서던 포항은 종료 직전 올시즌 인천에서 포항으로 이적한 김용환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인천을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김기동 감독 부임 이후 3경기에서 모두 후반전에 결과를 내는 모습을 보였던 포항은 이번 경남전에서도 후반전에 결과를 만들어냈다. 전반 25분 완델손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던 포항은 전반 36분 경남 김승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오래가져가지 못했다.
 
 19일 양산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12라운드 경남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포항 완델손이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19일 양산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12라운드 경남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포항 완델손이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후반 32분에 접어들었다. 이때 포항의 역전골이 터졌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볼을 잡고 있던 포항 김승대가 상대 뒷공간에서 침투하던 완델손을 보고 스루패스를 내줬고 완델손이 이 볼에 달려들며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올시즌 개막 이후 최순호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던 대구전까지 포항의 후반전 기록을 살펴보면 8경기 중 단 2경기에서만 후반전에 득점을 터뜨렸다. 이는 후반전의 경기 흐름에 변화를 줄 만한 카드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포항은 결국 한 차례의 역전승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 부임 이후 4경기에서 2실점으로 줄어든 수비 안정감 속에 후반전 경기 결과를 바꾸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위권에 처져있던 팀 순위는 어느덧 중위권까지 올라왔고 내친김에 상위권 진입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파리아스 감독시절 포항에게 붙었던 별명 가운데 하나는 '파리아스 매직'이었다. 그리고 10년여가 지난 현재 포항에는 '기동매직'이란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매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K리그1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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