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오재일 두 베테랑의 활약으로 두산이 SK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5로 승리했다.
 
이날 두산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승리를 놓칠 뻔 했다. 5-1로 앞서던 두산은 7회부터 흐름을 SK에게 내주기 시작했다. 선발투수 이용찬이 6⅓ 9피안타 8삼진 3실점(1자책)으로 마운드를 내려온 후 권혁, 이형범, 박치국, 윤명준이 모두 한두 명의 타자만 상대하고 강판됐다.

마지막에 구원투수로 올라온 배영수는 등판하자마자 폭투로 5-5 동점을 내줬다. 연장 승부의 원인을 제공한 배영수지만, 9회말부터 11회말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 본인의 실수를 만회했다.
 
81년생인 배영수는 지난해 한화에서 방출되어 두산에 새로 들어온 베테랑 우완투수다. 2000년 삼성에서 데뷔하여 2014년 시즌을 마치고 한화로 FA 이적했다. 삼성에서 푸른 피의 에이스라 불리던 전성기 시절에는 초고속 직구와 140km가 넘는 슬라이더를 던지며 2004년 KBO 정규리그 승률 1위, KBO 정규리그 승리 공동 1위, KBO MVP, KBO 골든글러브 투수상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2006년 팔꿈치 부상으로 다음해 수술을 받은 뒤 2007년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12년 힘겹게 다시 성적을 끌어올렸지만 2015년 팔꿈치 재수술을 받은 후 2016년 시즌에도 재활하느라 등판하지 못했다.

레전드 배영수는 팔꿈치 부상과 씨름하다 2018년 한화에서 은퇴 제안을 받았으나 현역 연장을 위해 두산으로 넘어오게 됐다. 현역 우완투수 중 최다승을 거둔 인물이지만, 두산에서는 주로 추격조나 팀이 크게 앞설 때 투구를 던져왔다.
 
현재 배영수의 평균자책점은 3.32. 좋은 성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베테랑으로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18일 SK전에서 그는 노장의 투혼을 확실히 보여줬다. 배영수가 마지막에 흔들렸다면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믿어준 코치와 응원하는 후배, 누적된 경험을 발판으로 끝까지 잘 버텨줬고 결국 승리투수가 됐다.
 
배영수와 더불어 돋보인 선수는 오재일(32)이다. 오재일은 처음과 마지막을 홈런으로 장식하며 7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내내 1할대의 성적을 보여주던 오재일은 10일 NC전에서 홈런을 계기로 타율을 회복해 타율이 0.237까지 올랐다. 주로 시즌 전반보다 후반에 강한 편이기에 예년처럼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 오재일의 최근 5시즌 주요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두산 오재일의 최근 5시즌 주요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이솔빈


2005년 현대 유니콘스 입단으로 데뷔한 오재일은 넥센 창단년도인 2008년 12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넥센 히어로즈에 머물다가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됐다. 거포형 좌타자인 오재일은 두산에 온 뒤로 성적이 급상승했다.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로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이 극심하게 다르다는 점을 빼면 두산에서 항상 높은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8일 경기에서도 1회초 2사 1, 2루에서 스리런포를 11회초 2사 만루에서 극적인 홈런을 날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젊은 선수들이 화려하게 활약해도 이런 베테랑 선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경기가 어려워진다. 18일 두산과 SK의 경기는 이런 노장 선수의 중요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어떤 선수도 계속 전성기일 수는 없다. 에이징 커브를 피할 수 없다면 모든 선수들이 최대한 완만한 커브를 그릴 수 있길 바란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오재일 배영수 오재일 홈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