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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단원 중에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지영씨의 말을 알아들었던 날 엉엉 울었어요. 지영씨는 평소에 목을 많이 쓰지 않아서 가래를 뱉어 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합창연습을 하면서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고 가래도 뱉었다고 말하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창피하게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꽃다지 합창단 전체사진 연습후 다같이 찍은 꽃다지 합창단 전체사진
▲ 꽃다지 합창단 전체사진 연습후 다같이 찍은 꽃다지 합창단 전체사진
ⓒ 배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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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식 지휘자가 꽃다지 합창단(충남 당진시)을 만난 건 스스로에게도 새롭고 큰 공부였다고 얘기한다. 처음 꽃다지 합창단을 만났을 때는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단원들이 너무 많아 어려웠다는 박근식 지휘자는 단원들에게 천천히 보폭을 맞추고, 귀 기울이고, 눈 마주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단원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까삐또(알겠어요)?"
"씨, 까삐또!(네, 알겠어요)"


박근식 지휘자의 이태리어에 자연스럽게 이태리어로 답하는 꽃다지 합창단의 모습은 항상 밝은 에너지로 가득하다. 2012년 이명희 단장이 이끄는 중증장애인 모임인 꽃다지 자조모임을 시작으로 2013년 박근식 지휘자를 만나 탄생했다는 꽃다지 합창단은 올해 6년차로 꽃봉오리를 피우고 있는 합창단이다.
 
박근식 지휘자와 연습하는 합창단 모습 박근식 지휘자의 지휘에 열심히 노래하는 합창단원 모습
▲ 박근식 지휘자와 연습하는 합창단 모습 박근식 지휘자의 지휘에 열심히 노래하는 합창단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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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합창단의 '꽃다지'가 무심하게도 꽃말이 '무관심'이라고 말하는 이명희 단장은 빙그레 웃으면서 꽃다지에 대해 말했다.

"꽃다지를 본 적 있어요? 아스팔트 위나 좁은 틈 같은 곳에 아무도 관심 없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자라난 들꽃을 꽃다지라고 해요. 저는 합창단원 모두가 자생력 있는 꽃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합창단에 꽃다지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죠."

꽃다지 합창단의 시작은 이렇게 이명희 단장이 만든 꽃다지 자조모임에서 시작됐다.

"처음 꽃다지 자조모임을 시작했을 때는 가정에 있는 장애인 한분, 한분을 찾아갔어요. 사실 사회적 시선은 중증장애인이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중증장애인이 자기 결정권과 선택권을 가지고 타인의 도움을 최소화하며 살아갈 수 있게 돕고 싶었어요. 물론 저 스스로도 경추를 다쳐 장애가 생겼기 때문에 중증장애인 스스로가 자립할 수 있는 무언가가 더 필요했고 때마침 박근식 지휘자님을 만났어요."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반이면 당진시 청년나래센터 커뮤니티 홀에는 꽃다지 합창단의 노래가 창문 밖을 넘는다. 꽃다지 합창단은 1시간 동안 합창연습을 하는데 같은 자세로 2시간 이상 견디기 힘든 단원들을 배려해 합창단의 연습 시간은 '짧은 만큼 더 즐겁게'가 모토다. 사실 꽃다지 합창단에게 합창은 함께 노래한다는 의미 이상으로 단원들의 재활과 언어치료에도 큰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 박근식 지휘자와 꽃다지합창단은 꽃다지실버합창단이 될 때까지 활동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꽃다지 합창단은 10월 중으로 예정된 제4회 정기연주회를 위해 연습 중이다. 합창단이 처음 창단했을 때와 달리 꽃다지 합창단의 무대는 점점 줄어 올해 예정된 공연은 정기연주회뿐이다. 창단 당시 복지 박람회나 복지관, 장애인의 날 행사, 시도청행사 등의 무대에 초청받았던 꽃다지 합창단은 이번 장애인의 날 기념식 무대에도 서지 못해 단원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솔직히 무대에 오를 만큼 단원들이 합창을 잘하지는 못해요. 또 단원들의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옮기기도 어렵고 무대를 준비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안타깝죠. 아름답게 노래하지 못하니까 처음과 달리 차츰 뜸해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요..."라며 박근식 지휘자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렇지만 꽃다지 합창단의 연습 시간은 항상 밝은 에너지로 넘친다. 대회에 참가해본 적은 없지만 2016년에는 뮤지컬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공연의 마지막 합창에 참여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올해는 정기연주회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분주하다.

"밤벨 연주도 때때로 연습하고 있고요. 타악이나 악기연주도 계획하고 있고요. 또 단원인 지영씨는 지난 정기연주회에서 솔로 공연을 2번이나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단원이라 이번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동준석 센터 소장, 이명희 단장, 박근식 지휘자 왼쪽부터 당진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동준석 소장, 이명희 단장, 박근식 지휘자
▲ 동준석 센터 소장, 이명희 단장, 박근식 지휘자 왼쪽부터 당진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동준석 소장, 이명희 단장, 박근식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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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합창단의 연습 날이면 꽃다지 합창단은 출석률 100%, 음악성100%, 자신감 100%다. 혼자서 버스를 타고 연습실로 오는 단원도 있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도 서툴러도 열심히 노래하는 단원들도 많다. 합창을 할 때면 박근식 지휘자는 이런 바람이 생긴다고 한다.

"장애가 있든 없든 합창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특별히 작곡해서 같이 불러보고 싶어요. 또 꽃다지 합창단원들이 비록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합창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장애를 극복해갈 수 있었으면 하고요. 그리고 자연스레 우리 꽃다지합창단이 경증장애인과 비장애인과도 함께 할 수 있는 합창단이 되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으면 어떨까 희망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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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당진신문 기자 배길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