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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주민들이 충남 공주시청 앞에서 석산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충남 공주시청 앞에서 석산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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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이 허가되면 간악한 일본군도 끊지 못했던 백두대간에서 금남정맥을 지나 국사봉을 걸쳐 마곡사로 향하는 주혈맥이 손상된다. 더욱이 이곳은 정부의 70억 출자사업으로 시작한 소랭이 권역 7개 마을에 속한 곳으로 해마다 1만5000여명의 체험객이 찾아드는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마을 10위권 안에 속한 곳이다."

풍물패가 흥을 돋우면서 시작된 집회는 바쁜 농번기에 농기계 대신 피켓을 든 주민들이 사회자 구령에 따라 소리치는 것으로 이어졌다. 구부정한 허리, 깊게 골진 이마의 주름살, 구호를 외치며 치켜든 손, 마디는 굵게 주름져 있다. 시커멓게 탄 얼굴에 연신 소리를 지르느라 입술은 갈기갈기 갈라져 있다.

2018년 12월 28일, 한 개발회사가 충남 공주시 정안면 내문리산 19외 5필지 9만1132㎡ 면적에 쇄골재용, 토목용, 조경용 석재 토석채취허가(이하 석산)를 신청했다. 공주시는 지난 1월 4일 서류 미비로 보완을 요청했고, 사업자는 5월 3일 서류를 보완해 재신청했다. 공주시는 행정절차법 제46조(제44조 준용) 등에 의해 정안면사무소 및 내문리 마을회관에 '석재 채취로 인하여 주거·환경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주민'을 상대로 지난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의견수렴을 받고 있다.

석산 피해가 우려되는 정안면·사곡면·유구읍 일부 지역주민 200여 명은 15일 공주시청과 오후 금강유역환경청을 찾아 집회를 열고 석산 취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박병수 시의회 의장, 이창선 부의장을 비롯해 이종운, 이맹석, 서승열, 임달희, 정종순 시의원과 최훈 도의원 등이 참석해 주민을 응원하고 연대 발언에 나섰다.
 
 김영진 공주시 이통장협의회 정안지회장이 대표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김영진 공주시 이통장협의회 정안지회장이 대표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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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공주시 이통장협의회 정안지회장은 "금강으로 유입되는 정안천 최상류지역으로서 농업, 축산업, 임산업 그리고 전국적으로 명성이 나있는 정안밤을 생산하는 청정지역이며, 이를 기반으로 펜션, 체험농장 사업을 하고 있는 청정지역이다. 공주시가 자랑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마곡사길 목에 위치하며, 내문리의 옛 명칭(안골)대로 마을 소하천을 사이에 두고 태화산 능선 자락이 감싸주는 아늑하고 정감 어린 곳이다"라고 지역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허가 신청된 사업계획서를 보면 마을 중앙을 통과하는 비상식적인 설계로 되었으며 이는 전국에서 유례가 없는 마을 파괴행위가 될 것이다. 마을 한복판에 대형 트럭이 지나다니면서 발생시키는 소음, 진동, 비산먼지 등은 인접한 주민들의 신체, 정신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될 것은 물론 연로하신 마을 주민들의 보행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며 유모차, 경운기, 트랙터, 사륜오토바이, 자전거 등의 교통안전에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패막이 설치되면 마을이 둘로 쪼개져 주민 간의 교류와 교통권에 위협이 되며, 조망권이 사라지고 공동체가 파괴될 것이다. 특히 이곳은 마을 지하수 공동 집수정에 의존하여 식수와 생활용수를 해결하고 있는 만큼 수질오염과 환경 파괴로 인한 불안감과 돌가루 분신으로 인한 정안밤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김종운 공주시의회 의원이 주민들에게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운 공주시의회 의원이 주민들에게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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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발언에 나선 이종운 시의원은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후대에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할 권리는 없다. 우리에게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만큼 시의원이 아닌 공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연을 지키고 여러분의 삶을 파괴하는 것에 대해서 같이 연대하고 투쟁해 나가겠다"라며 "석산 결사반대"라는 구호를 외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마곡사를 지켜내자!"
"개발업자 배불리고 우리 농민 다 죽는다!"
"주민의 생명수 정안천을 살려내자!"
"멸종위기 보호종 살쾡이와 수달을 보호하자!"
"반백 년 마을공동체를 지켜내고 부모님과 아이들을 교통사고 위험에서 지켜내자!"
"무분별한 석산개발 우리주민 다 죽는다!"
"주민갈등 야기하는 마운틴개발은 물러가라!"


참석자들은 김종현 내문리채석장 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의 선창에 따라 구호도 외쳤다. 이후 주민대표는 공주시 시장 비서실을 찾아 채석장 '반대문'과 '주민 호소문', '결의서'와 함께 두꺼운 책자로 만든 '토석채취허가 신청에 따른 주민반대 민원서'를 전달하고 허가과에서 담당자들과 면담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다.

이어 대전 유성구 '삽재' 고갯길에서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 후 서둘러 금강유역환경청 건너편 도로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인도에서 주민들이 집회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인도에서 주민들이 집회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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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쥔 사회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산지 승원 만년향화지지 마곡사는 천년의 세월을 민초들의 애환과 함께하는 곳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민족혼이 남아있고, 멀리는 갑오년 농민혁명 때에 일본군에 쫓기는 동학군을 품었으며, 조선말의 박해받던 천주교인을 품는 등 중생의 아픔을 함께하는 동체 대비의 부처님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마곡사로 향하는 604번 지방도로에서 절단된 석산이 보이므로 산의 경관을 헤치는 모습에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석산 부지와 인접한 곳에 산다는 김모씨는 "고철 사업을 하고 있는데, 같은 업종에 사람들이 이곳 석산에 투자했다며 반대하지 말아 달라고 종용했다. 부모님이 살고, 나와 내 아이들이 살아갈 곳인데, 어떻게 반대를 안 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중재자를 통해 3억 원을 주겠다는 제의까지 했다. 나뿐만 아니라 개발업체 측이 주민들에게도 찬성하면 500만 원을 주니, 더 많은 돈을 주니 하면서 힘없고 연약한 시골 어르신들을 농락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키웠다.

또 다른 주민은 "채석장 개발 행위에 마을 중앙으로 석분 운반 차량이 수백 대가 왕래하여 마을을 두동강 내는 사례는 전국에 한 곳도 없다"라며 "환경부와 공주시가 석산을 허가하고 싶으면 내문리 전 주민을 집단으로 이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공주 정안면 내문리 석산반대 지역주민 대표들이 금강유역환경청 회의실에서 면담을 갖고 있다.
 공주 정안면 내문리 석산반대 지역주민 대표들이 금강유역환경청 회의실에서 면담을 갖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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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표 6명과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금강유역환경청을 찾아 주민 반대 민원을 전달하고 면담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환경영향평가를 담당하는 환경관리국 남병언 국장과 조용재 과장, 담당자들이 배석했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서류 검토만 하지 말고 현장을 방문하여 꼼꼼하게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현장 방문 시 주민들에게 사전에 알려서 주민과 전문가들이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금강청 담당자는 "아직은 공주시로부터 평가 서류가 넘어오지 않아서 확실한 답을 드릴 수 없다. 다만, 환경영향평가에는 지역주민과 주민 추천 전문가 동석이 가능하지만,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도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보겠다"라며 "지역주민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서류 검토만이 아닌 현장실사를 통해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주민들의 공주시의 벽이 높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칠순, 팔순이 넘은 어르신들이 집회를 하는데, 공주시장이 나와 보지도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한 참석자는 "노인들 고생하는데, 잠깐 나와서 고생한다고 말하면 어디 병이라도 나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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