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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신관 1층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 옆에 스승의 날인 15일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신관 1층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 옆에 스승의 날인 15일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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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인 15일 경북대학교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부조 흉상 철거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경북대 사범대학의 전신인 대구사범학교를 1932년 입학해 1937년 졸업했다. 경북대는 지난 1971년 사범대 신관을 신축하면서 박 전 대통령 부조 흉상을 제작, 1층 로비 벽면에 설치했다. 대자보는 박 전 대통령 흉상 옆과 사범대 신관 입구 등 서너 곳에 게시됐다. 

대자보의 제목은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 : 삼일운동 백주년,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로, "여기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초등학교에 적을 두었다 일제강점기 내내 일제의 군인으로 산 자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대자보는 "박 전 대통령이 자격 기준보다 나이도 많고 군 경력도 없었지만 혈서도 마다 않는 노력으로 1940년 1월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에 입학해 우등생으로 졸업하고 중국인들과 조선인들의 항일운동을 진압했다"고 적었다.

이어 "해방 후인 1945년 9월 광복군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1961년 군사쿠데타로 대한민국의 권력을 장악해 대통령이 되었"으며 "1972년 유신독재체제를 구축하고 경북대 출신으로 민주화운동을 하던 여정남을 비롯해 8명의 민주투사를 사법살해 했다"고 강조했다.
 
 스승의 날인 15일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곳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 철거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스승의 날인 15일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곳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 철거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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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에는 또 "여기 대구사범학교 출신의 또 다른 스승들이 있다"며 '민족독립과 제대로 된 교사노릇을 꿈꾸었다는 이유로 영원히 교단에 서보지도 못한 채, 혹은 교단에 선 지 몇 개월 만에 일제의 감옥에 갇혀 돌아가시거나 해방을 맞은 역사의 스승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독서회사건' 또는 '대구사범학교 항일비밀결사사건'으로 1941년 대구사범학교 재학생 300여 명이 일제경찰에 연행당해 혹독한 고문과 조사를 받고 이중 35명이 구속된 예를 들었다. 이들은 "문예부, 연구회, 다혁당 등을 만들고 민족독립과 제대로 된 선생노릇을 꿈꾸며 한글 문학서를 몰래 읽고 토론하고 한글잡지도 만드는 등 감시의 눈을 피해 민족교육을 하며 독립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대자보는 당시 연행돼 혹독한 고문과 영양실조 등으로 옥사한 박찬웅(충남 논산 노성초등학교 재직 중 구속), 박제민(경북 경주 하서초등학교 재직 중 구속), 강두안(경남 창녕 대합초등학교 재직 중 구속), 장세파(경북 의성 안평초등학교 재직 중 구속), 서진구(대구사범학교 재학 중 구속) 등 5명의 이름을 적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스승이 있다"며 김영기(1901-1984) 선생도 예로 들었다. 김 선생은 "1941년 연행돼 6개월간 학생들과 고초를 당했던 대구사범학교 교사로 당시 학생들에게 조선말과 역사를 몰래 가르치며 민족정신을 일깨웠다"고 강조했다.

김 선생은 또 "1960년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대구지역 고등학생들이 2.28항쟁을 벌일 때 경북고등학교 교장으로서 시위학생 징계를 끝내 막아냈던, 평생 교단에 서서 수많은 제자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분"이라고 소개했다.

대자보는 마지막으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은 예비교사들에게 도대체 누구를 기억하게 할 것인가"라며 "박정희 흉상 앞에 선 오늘 우리들, 우리들은 도대체 누구를 교사로, 스승으로 기억해야 할 것인가"라고 썼다.

대자보를 작성한 사람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생 A씨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분회에 대자보를 붙여줄 것을 요청했고 경북대분회는 이날 오전 곳곳에 대자보를 붙였다.

경북대분회 관계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부조 흉상이 붙어있을 만큼 가치가 있느냐, 철거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며 "뜻이 맞는 조합원들이 대자보를 부착했다. 5월말 자진 철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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