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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울의 공원사진사 입니다."

인터뷰에 응한 열 분의 입에서 한 목소리로 나온 말이다.

공원사진사? 얼핏 듣기에는 관광객을 상대로 사진 촬영을 해 주는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보기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경력 또한 천차만별이라서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20대의 학생 부터 고희를 바라보는 교수님까지. 공통분모가 뭘까? 생태 사진가에서 직장인을 한데 어우르는 교집합이 도대체 뭐가 있을까?
 
 공원에서 멋진 포즈를 취해 주신 공원사진사 박용자님
 공원에서 멋진 포즈를 취해 주신 공원사진사 박용자님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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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공원을 즐기는 시민들과 함께 사계절의 변화를 사진으로 담고 있는 공원사진사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약 70여 명의 공원사진사가 활약하고 있는데, 사실 이 작업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재능 나눔 활동의 일환이다. 중부와 동부, 서부 권역별로 배분하여 관할 공원의 풍광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서울시 산하 중부공원녹지사업소의 공원사진사들을 만나봤다.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들어보자.

- 공원사진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사진을 잘 찍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재주라도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유환옥)

"재능 기부를 통해 시민들과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이를 통해 무기력해진 마음에 활력을 찾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박용자)

"어릴 때부터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기회만 된다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던 글쓰기와 나만의 색이 담긴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즈음, 공원사진사 활동을 통해 사진도 배우고 봉사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지원했습니다." (현윤옥)


- 공원사진사 활동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사진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전까지는 혼자만의 사진이라 고민하지 않고 찍었는데, 이제는 같이 공유하는 사진이라 생각을 많이 하면서 촬영합니다." (유환옥)

"지금까지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서울의 공원들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공원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저도 덩달아 힐링이 되고 행복합니다." (현윤옥)


- 공원사진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첫 눈 오는 날, 이른 아침 북서울숲을 거닐던 기억입니다. 멋진 풍경은 먼 곳에, 이름난 곳에 가야만 볼 수 있다는 통념을 깨뜨려 주었습니다. 폭설 속에 깨어나지 않은 공원을 단지 지나는 몇몇의 사람들만이 감상하고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지요. 해가 뜨면서 금새 신기루같이 사라져버렸지만, 그날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현자)

"남산 둘레길 걷기 축제에서 무료로 참가자들의 사진을 촬영해 주는 행사였습니다. 포토그래퍼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고, 이를 즉석에서 인화해 주면서 첨단의 시대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박용자)


- 공원사진사로 활동하며 좋았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공원사진사로 활동하면서 한 주제에 대해서도 여러분들의 다양한 시선을 보게 됐습니다. 특히 단순한 주제 조차도 보는 시각에 따라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이와 더불어 서울에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양수영)

"공원사진사 활동으로 인해 제 마음에 풍요가 찾아온 듯합니다. 공원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아서 전달해 주면 자연스레 친구가 되더군요. 제가 건네 준 사진을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자랑하며 행복해 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봉사활동의 보람도 느꼈답니다." (현윤옥)


- 사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나 생각, 주관 등을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나에겐 카메라가 있다.' 사진가 사울 레이터(Saul Leiter)가 한 명언입니다. 사진에 대한 나만의 생각은 계속 진화할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나는 요리에 능숙하지 못하다. 그러나 나는 사진을 굽고 있다.'" (최은경)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많습니다.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박용자)

 
 눈이 시원한 벚꽃, 청명한 하늘, 공원을 즐기는 시민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
 눈이 시원한 벚꽃, 청명한 하늘, 공원을 즐기는 시민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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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부공원녹지사업소가 담당하는 공원은 7개(남산공원, 북서울꿈의숲, 용산가족공원, 낙산공원, 서울창포원, 중랑캠핑숲, 경춘선숲길)다. 공원사진사 프로그램에 호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모인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2019년 탁상 달력이 제작돼 관련(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녹지사업소) 기관에 배포됐다.
 
 공원사진사들의 아카이브를 모아서 제 된 2019년 탁상 달력. 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녹지사업소 등에 배분됐다.
 공원사진사들의 아카이브를 모아서 제 된 2019년 탁상 달력. 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녹지사업소 등에 배분됐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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