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개통을 앞둔 김포도시철도 노동자들이 지난 5월 9일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7월로 예정되어 있는 개통이 '부실개통'이라는 것인데 그 배경에는 최저가 낙찰제로 선정한 도시철도 운영사의 문제가 놓여 있다. 특히 노동자들은 개통을 준비해야 하는 인력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어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개통 준비를 해온 노동자들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이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 피해는 노동자와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이 고스란히 져야 할 수도 있다.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회는 김포도시철도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글을 3차례 내보낸다. 

신도시 개발, 재원은 시민이 부담

원래 신도시 정책은 국토 및 지역개발과 대도시 문제 해결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해온 도시개발 사업이지만, 한국의 신도시 정책은 대부분 서울의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가 3기 신도시 정책을 내놓았다.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집값 상승을 안정화하기 위한 공급정책이다.

문제는 이런 신도시 정책의 성패가 서울로 연결되는 교통망에 좌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997년 '대도시광역교통관리에관한특별법'을 제정, 광역전철의 건설 및 개량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택지개발사업 또는 대지조성사업의 시행자가 그 사업비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했다. 이것이 '광역교통부담금'이다.

법에는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도록 했어도 LH와 같은 사업시행자는 광역교통부담금을 분양가에 반영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신도시 입주 주민들의 부담이 된다. 2기 신도시 입주자 교통부담금의 경우 위례 신도시가 인구 1인당 교통부담금이 1,400만 원, 파주운정 신도시가 1,700만 원에 달했다. 논란이 된 김포도시철도의 경우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이 1인당 1,200만 원 가량의 부담금을 납부했다.

 
 김포시 홈페이지에 실린 김포도시철도 사업설명 내용. 여기에는 총사업비 1조 5천억 원 중에서 LH가 1조 2천억 원을 부담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 이 재원은 신도시 입주민들이 낸 교통부담금으로 조성된 것이다.
 김포시 홈페이지에 실린 김포도시철도 사업설명 내용. 여기에는 총사업비 1조 5천억 원 중에서 LH가 1조 2천억 원을 부담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 이 재원은 신도시 입주민들이 낸 교통부담금으로 조성된 것이다.
ⓒ 김포시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상식적으로 신도시 건설은 기반시설을 만들고 주거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애초 주택수요 때문에 일단 주거단지를 만들어 이주를 시키고 이후에 기반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김포한강신도시 역시 계획 발표는 2003년이었지만 토지 수용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반발이 3년 정도 지속돼 어렵게 택지를 확보한 후에야 아파트 등의 주거시설 건설이 시작돼 2012년 1월에 1단계 공사가 끝났다. 그 사이 광역 교통망은 그 사업 방식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시민 없는 교통 정책

교통망 건설 사업 역시 좌충우돌이었다. 처음에는 지하철로 계획한 사업이 중간에 경전철로 바뀐다. 하지만 경전철 계획이 지방선거 기간 논란이 인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유영록 김포시장은 경전철 계획을 백지화하고 다시 지하철9호선 연장을 추진하지만 김포 연장선의 역이 8량에 맞는 시설을 요구하면서 무산된다. 기존 계획보다 승강장 규모를 키우면 그만큼 건설비가 필요한데 김포시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포시는 노선은 유지하되 독자적인 4량 중전철을 건설하려다가 이를 다시 2량 경전철로 변경해 추진한다. 사업비 절감을 위해 기존 3량 규모의 47m를 2량 규모의 33m로 줄였다. 당시 시장이 지하철을 유치하면서 '국비와 시비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4년 3월 착공을 하고 2018년 11월에야 공사가 끝났다. 이 과정에 시민은 없었고 그렇게 김포도시철도는 완공되었다. 하지만 이제 운영 문제가 남았다.

개통도 전에 10% 이상 퇴직하는 노동자들

 
 철도관련 구인정보가 모이는 드림레일 사이트에 올라온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의 구인 공고
 철도관련 구인정보가 모이는 드림레일 사이트에 올라온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의 구인 공고
ⓒ 드림레일

관련사진보기

 
철도관련 구인정보가 모이는 '드림레일'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여기에 2018년 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의 채용공고가 6차례 실렸다. 당초 2018년 11월 개통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그 전에 필요 인력을 채용했어야 하나 2018년 12월 29일, 2019년 2월 13일, 2019년 3월 5일에도 공고가 나왔다.

공고를 자세히 보면 정원보다 추가 채용인 듯한데 기존에 채용된 인력 중에서 중간에 퇴직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전체 정원의 대략 10% 이상에 달하는 인력이 개통도 전에 퇴직한 것이다.

불안정

이렇게 된 이유는 최저가 낙찰제도로 운영사를 선정한 탓에 근무여건이 나쁘기 때문이다. 도시철도를 건설할 때에는 신도시 입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했지만 막상 운영하려다 보니 비용을 내야 하는 김포시로서는 가급적 운영비용을 낮춰야 한다.

신도시 입주자들의 입장에서는 제 돈을 내고 도시철도를 신설했는데 정작 운영할 때에는 부실운영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미 김포도시철도는 건설단계에서부터 부실자재 사용을 둘러싼 의혹으로 주민들이 불안해한 전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철을 운영해야 하는 인력 역시 불안정한 상황이라면 정말 김포도시철도가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불충분

불안정한 운영의 문제는 단순히 역세권 프리미엄을 통해 집값을 올리는 것이 목적인 외지인이 아니라 실제로 김포도시철도를 이용해서 출퇴근을 해야 하는 현지 주민의 관점에서 더 심각하다. 애초 계획보다 축소해서 도입하는 2량짜리 경전철이 당초 추산한 교통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까. 또한 출퇴근 시간에 집중될 수요를 적절하게 분산하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김포시장의 말도, 지역 국회의원의 말도, 정말 기차를 운영하고 시설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말보다 앞설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김포도시철도는 착공했고 완공했으니 끝이 아니라 실제로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김포도시철도를 짓는데 들어간 돈은 국가의 돈도, 지방정부의 돈도 아니라 입주한 주민들이 낸 돈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도시철도 형식이나 운영 방식에 대해 주민들이 제대로 의견을 낼 수 있었나. 어차피 자가용 타고 다닐 주민들이야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빨리 개통만 하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지하철로 가족을 보내고 다시 반겨야 하는 예비 이용자로선 마냥 빠른 개통만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신도시 광역교통망 운영과 관련한 일차 책임은 당연히 신도시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에 있다. 당장 김포도시철도만 하더라도 계획만 발표하고 그에 필요한 기준은 제대로 만들어 놓지 않았다. 개통이 되면 어떻게든 운영하겠지만 그 운영의 안전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다.

교통 지옥
 
ⓒ 김포시청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정부는 최근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BRT 등 교통수단을 갖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교통망이 갖춰지지 않으면 애초 주거단지를 개발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또 2기 신도시처럼 교통지옥이 펼쳐질 것이고 입주민들이 낸 교통부담금을 마치 제 돈인 것처럼 여길 것이다.

중장기 수요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적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현재 2량에 맞춰져 건설되었다. 만약 수요가 늘어나면 증차할 수 있을까? 방법이야 없지 않겠지만 당초 4량으로 추진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를 빼놓고는 시설을 축소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은 진지하게 김포도시철도를 둘러싼 갈등을 지켜보길 바란다. 당신이 부담하는 교통부담금으로 어떤 교통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김상철 기자는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5년이 넘었는데도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