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 서울의 경기. 서울 박주영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고 있다. 2019.5.5

▲ 박주영 서울 박주영 ⓒ 연합뉴스


박주영이란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승부사'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팀에서의 박주영은 페널티킥을 실축하거나 자책골을 기록, 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터뜨리며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준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대표적인 게 2005년 U-20 월드컵 나이지리아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전, 한일전으로 치러진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이 그랬다.

소속팀에서도 박주영의 승부사 기질은 이어졌다. 2015년 서울로 복귀한 박주영은 이듬해인 2016년 K리그 클래식(현 K리그 1) 최종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서울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7년과 2018년에도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터뜨리며 벼랑끝에서 팀을 구해냈다.

지난시즌에는 서울에서 박주영의 존재는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들어선 개막전을 시작으로 이번 대구전까지 리그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10경기에 출전한 박주영은 리더이자 주전 공격수로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올시즌 개막 후 11경기 만에 박주영은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수원전에 이어 대구전까지... 박주영이 서울을 구해내다

올시즌 박주영이 처음으로 벼랑끝에서 팀을 구해낸 것은 지난 주말 열린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였다. 0-1로 뒤지던 후반 41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박주영은 종료직전 다시 한 번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키면서 소속팀 서울에게 귀중한 승점 1점을 안겨줬다. 자신의 실수로 패할 뻔한 팀을 구해낸 박주영에게 지난 수원과의 슈퍼매치는 '결자해지' 와도 같았던 경기였다.

그리고 6일 만에 다시 열린 대구FC와의 리그 11라운드 경기. 4월에 접어들면서 패하는 경기가 발생하던 서울은 지난달 14일 오심논란 속에 승리를 거둔 강원 FC와의 원정경기 승리 이후 리그에서 3경기동안 2무 1패의 성적을 거둔데다 FA컵 32강에서 조기탈락하기까지 했다. 물론 서울이 4월에 접어들면서 2~3일간격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데다 최근 한 달간 울산 현대, 전북 현대, 수원 삼성과 같은 쉽지않은 팀과의 대결을 펼쳤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3월에 비해 페이스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승리를 거둔 게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상황속에 맞이한 대구전 역시 서울에겐 쉽지않은 경기였다. 장신 공격수 에드가에게 제공권싸움에서 밀리는 데다 츠바사가 중심이 된 대구와의 중원싸움에서도 고전하는 등 서울에겐 홈경기임에도 힘든 경기였다. 여기에 전반전 이른시간에 선제실점을 내주면서 끌려다니는 경기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선제실점후 불과 5분 만에 서울은 동점골을 터뜨렸는데 박주영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박주영이 날카롭게 올렸고 이 볼을 황현수가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빠른시간안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서울은 전열을 재정비할수 있었다.

경기주도권을 가져온 서울이지만 이번에는 결정력이 따라주지 못했다. 페시치와 알리바예프등이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거나 수비맞고 나오는등 역전골이 좀처럼 나오지 않었다. 오히려 후반전들어 세징야를 투입한 대구의 역습에 두 차례 실점위기를 맞는 등 후반중반까지 불안한 행보를 계속 이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후반 35분이 된 상황.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은 서울은 이번에도 박주영이 키커로 나섰다. 프리킥 위치상 이번에도 세트피스 공격이 예상되었던 그 순간 박주영은 반대편 포스트를 노리는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은 포물선을 그리듯이 대구의 골문을 향해 날아갔고 이전까지 철벽방어를 선보이던 조현우 골키퍼를 뚫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박주영의 발에서 결승골이 나온 것이었다. 박주영은 이날 대구와의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박주영이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서울에겐 정말 적재적소에 나오면서 서울이 승리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그리고 박주영의 활약 속에 서울은 지난해 4월 대구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둔이후 3경기동안 대구를 상대로 이어온 무승행진마저 마침표를 찍으며 최근 다소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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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K리그 1 FC서울 대구FC 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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