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이 첼시 FC와 아스날 FC의 대결로 결정되었다. 10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UEFA 2018-2019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에서 첼시는 프랑크푸르트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한 첼시가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게 되었다. 같은날 아스날은 스페인 메스텔라 스타디움에서 발렌시아를 합계 스코어 7-3으로 대파하며 결승행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잉글랜드 팀이 서로 맞붙게 된 상황에서, 팀을 결승으로 이끈 첼시의 케파와 아스날의 오바메양보다 더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바로 아스날의 골키퍼 체흐이다. 그 이유는 체흐의 눈앞에 펼쳐진 기구한 운명 때문이다.
 
첼시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 페트르 체흐
  
 아스널 골키퍼 체흐

아스널 골키퍼 체흐 ⓒ AP/연합뉴스

 
유로 2004에서 체코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한 체흐는 당시 골키퍼 쿠디치니의 백업 멤버로 첼시에 영입되었다. 그런데 쿠디치니를 넘어서는 놀라운 선방 능력을 보여주었고 후에 부임한 무리뉴 감독에게 주전 수문장으로 낙점받아, 쿠디치니를 벤치로 밀어내고 첼시 골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잘 나가던 체흐는 2006년 10월, 레딩과의 경기에서 머리 부상을 당하며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위기를 맞이한다. 수술 후에, 트라우마와 후유증 탓에 헤드기어를 쓰고 경기에 나서게 되는데 이것은 체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헤드기어를 쓴 체흐는 다시 부상을 극복하고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 골키퍼 반열에 올랐고 수많은 감독과 선수가 인정하는 골키퍼가 되었다. 첼시에 무리뉴, 스콜라리, 안첼로티 등 수많은 감독들이 거쳐가는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첼시의 수문장 자리는 체흐였다.
 
체흐는 4번의 리그 우승과 1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또 1번의 유로파리그 우승과 2번의 FA컵 우승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첼시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또한 PFA 올해의 팀 골키퍼 부문 2회 수상, 체코 올해의 축구 선수 8회 수상, 골든 글러브 3회 수상(아스날 시절 수상 제외) 등 개인 수상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큰 키를 활용한 놀라운 선방과 실수를 하지 않는 안정성은 더욱 강력해졌고 그의 첼시 생활은 계속될 것으로 여겨졌다.
 
빼앗긴 주전, 아스날로 떠난 체흐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보낸 어린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첼시로 돌아오며 체흐는 첼시 생활 중 처음으로 주전 자리에 위협을 받게 된다. 2014-2015 시즌, 당시 첼시의 감독이던 무리뉴 감독은 체흐보다는 쿠르투아를 더욱 중용했다. 결국 체흐는 구단과 협의 끝에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기로 결심했다. 행선지는 공교롭게도 라이벌 구단 아스날이었다.
 
체흐는 2015년부터 아스날의 골문을 책임졌고 오스피나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등 노련함을 과시했다. 아스날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하며 EPL 역대 최다 클린시트를 달성하고 2015-2016 시즌에는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하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점점 노쇠화를 보였고 2018-2019 시즌 영입된 베르트 레노에게 완전히 자리를 빼앗기며 벤치에만 머무는 신세로 전락했다.
 
유로파리그는 10경기나 출전하면서 전담하고 있는 체흐이지만, 리그에서는 7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자신의 모습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고 결국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10일 펼쳐진 프랑크푸르트와의 준결승 2차전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하며 모든 것을 불태운 체흐는 팀의 결승행에 큰 힘이 되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체흐의 프로 마지막 경기 상대는 친정팀 첼시였다. 라이벌 매치에 체흐의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2018-2019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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