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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 중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가 들어선 풍경
 제천 중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가 들어선 풍경
ⓒ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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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제천 상생 스토어에서 수산, 축산물을 판매하게 됐다"

이마트가 지난 1일 언론에 보낸 자료 속 문구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4일 충청북도 제천 중앙시장에 문을 열게 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점이다. 지역 시장에 입점할 때 어린이 놀이터 등 편의시설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지역 상권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상생 스토어'라고도 불린다. 

특히 이마트쪽은 다른 지역과 달리 제천점에서 수산과 축산물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제천 중앙 시장 상인들이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게 이유다. 상인들이 중앙 시장의 취약 품목인 신선 식품을 판매해달라고 이마트쪽에 요구했다는 것.

하지만 중앙 시장의 일부 정육점 상인들은 상생스토어가 문을 열기 전까지 노브랜드 매장 내에서 축산물이 판매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ㅂ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아무개(50)씨는 지난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상생스토어에 축산물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2일 오후 늦게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씨는 '그 사실'을 손님으로부터 처음 들었다고 했다. 한 손님이 '저쪽은 고기를 싸게 파는데, 이쪽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기에 '저쪽이 어디냐'고 물으니 노브랜드를 가리켰다는 것이다.

"동의는 무슨 동의? 노브랜드에서 고기 판다는 것도 어제 처음 들었는데"
 
 제천 중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가 들어선 풍경
 제천 중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가 들어선 풍경
ⓒ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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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도 몇 달 전부터 중앙시장에 상생스토어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김씨는 상생스토어가 공산품만 판매하는 줄 알았다. 그는 "노브랜드는 공산품만 판다고 들었는데 (아니어서)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근처의 다른 정육점 주인들도 모두 노브랜드의 축산품 판매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천 시청이 (지역 시장에) 대기업의 매장 입점을 허가하기 전, 이곳 상인들에게 찬반 의사를 먼저 물었어야 했다고 불평했다. 실제로 그는 시청에 전화를 걸어 항의도 해 봤다. 하지만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결정이라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했다. 김씨는 "도대체 이 협의회와 우리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아이들 키우며 먹고 살아야 하는데 나는 이제 어쩌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제천중앙시장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전통 시장의 ㄴ정육점 대표 심아무개(61)역시 뒤늦게 상생스토어에 축산품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전단지를 보니 (상생스토어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삼겹살을 팔고 있었다"며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심보 아니겠냐"고 말했다. 심씨 역시 상생스토어가 생필품만 판매하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다며 '상인회 회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지역자체단체(아래 지자체)가 정한 전통상업보존구역 1km 내에는 중대형 마트가 들어설 수 없다. 다만 몇 가지 절차를 거칠 때만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우선 기업이 지자체에 두 가지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마트가 지역 시장에 끼칠 영향력을 분석한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 상권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를 설명하는 '지역협력계획서'가 그것이다. 지자체장은 이 자료들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마트 개설을 결정한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는 기업의 점포 설립이 타당한지 여부를 가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9명으로 이뤄진 협의회에는 대형 유통기업 대표 2명과 지역 전통시장, 슈퍼마켓을 대표하는 중소유통기업의 대표 2명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나온 결론은 지자체장의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마트 설립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다양한 경제 주체 모여 토론 거쳤는데도 반발...왜?
 
 제천 중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가 들어선 풍경
 제천 중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가 들어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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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중앙시장의 상생스토어 유치 계획도 이에 따랐다. 첫발은 중앙시장쪽에서 뗐다. 중앙시장 박용준 번영회장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마트쪽에 상생스토어를 세워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며 "300-500명의 시장 상인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함께 모여 논의를 했고 상생스토어를 들여오는 데 전원이 찬성했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쪽 요청으로 이마트는 제천시청에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도 열렸다. 구성원으로는 이마트, 롯데마트쪽 관계자와 시장쪽 대표자들이 포함됐다. 제천 중앙 시장뿐 아니라 근처 내토 전통 시장, 동문시장 대표 시장 상인회를 모두 대표하는 연합회장과 슈퍼협동조합 이사장, 도소매 유통조합 조합장 등도 이 논의에 참여했다. 

하지만 정작 지역 시장 상인들은 이 논의 과정을 알 수 없었다. 현행법상 상인 회장은 지역 시장 상인들에게 일일이 의견을 물을 필요가 없다. 이미 이들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시장쪽은 입점 결정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상생스토어에서 판매하기로 한 일부 냉장, 냉동식품은 판매 규모도 작은데다 가격도 비싸다"며 "시장 대의원 100%가 찬성한 사안"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나'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상인이 몇 백 분이 계신데 반대하는 의견이 하나쯤은 있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제천시청과 이마트쪽도 '중앙 시장에서 상생 스토어 입점에 동의한다고 말하기에 그런 줄 알았다'고 했다. 제천시청 관계자는 지난 8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대기업 빵집 하나 열기 위해 (시청쪽이) 모든 빵집을 찾아다녀야 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상인회가 대표자인 만큼 그들의 말에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앙 시장쪽에서 (상생스토어의 축산품 판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마트쪽은 반대 의견이 있다는 기자의 말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사실 이마트에게 축산, 수산품을 팔고 안 팔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쪽의 의견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마트 상생스토어 진출을 두고 시장 집행부와 개별 상인들이 불협화음을 내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광주 지역 시장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다. 남광주시장 상인회 집행부는 '전통시장 상권 침해가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선 판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시장에 상생스토어를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회원 상인 과반의 찬성도 받았다. 

그런데도 일부 상인들은 상생스토어의 입점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구청에 탄원서까지 냈다. 집행부가 모든 시장 상인의 뜻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는 것. 중소상인살리기광주네트워크 관계자는 "상인회 동의만 받아내면 대기업 유통매장의 전통시장 출점이 가능한 동구 조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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