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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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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나 남미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종종 접해봤지만, 일본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처음이다. 재일교포로,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서도 여전히 한국 여권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어쩌면 외국인으로 사는 나의 처지를 보는 것과 같다.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 이야기다.

부산 영도에 사는 어린 나이 순자는, 일본에서 잠시 온 야쿠자의 아이를 가지게 되나 이미 그가 가정이 있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그후 평양에서 내려온 목사 이삭의 청혼을 받아들여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2차 세계 대전의 패전으로 외국인으로 살아가기가 더더욱 힘든 순자와 이삭, 그리고 그의 형 요셉과 아내 경희는, 삶을 위해 발버둥치며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살아야 했다. 먹고 살기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조센징'이라는 말로 사회에서 소외되며, 능력이 있어도 취직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순자의 두 아들은 파친코에 취직을 하게 되고, 그곳을 통해서 삶의 기반을 마련해 나간다.

1989년까지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 책은, 순자의 후손들, 이민 2세, 3세들이 부모가 피땀 흘리며 발버둥친 삶의 열매들을 누리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마친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말이다. 

어디를 가나 좋은 일본인이 있고 나쁜 일본인이 있다는 말, 파친코를 하는 좋은 사람도 있지만, 파친코를 하는 나쁜 사람도 있다는 순자의 손자 솔로몬의 이야기에 크게 동감했다. 겉모습만 보고 어떻게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을까.

외국인으로 사는 나도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코 베어간다는 나쁜 한국 사람들 이야기도 여러 번 들었고, 자기 일처럼 나의 일에 기뻐해주고 슬퍼해주는 좋은 한국 사람들도 만났다.

파란 눈의 금발 미국인들은 다 친절하고 상냥한줄 알았던 나의 선입관을 과감히 깨트려준 백인들도 만났고, 한국인인 우리를 친가족처럼 사랑해준 백인들도 만났다. 삶은 그런 건가 보다. 그런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오늘 하루를 사는 건가 보다.

언론에 따르면, '작가 이민진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7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후 일본계 미국인인 남편을 따라 2007년부터 4년간 일본에 거주하면서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2017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뉴욕타임스·BBC '올해의 책 10'에 선정되기도 한 이 책은 지난 7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추천해 다시 화제가 됐다. 오바마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첫 문장부터 당신을 사로잡는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게재 되었습니다.


태그:#파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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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Biola University에서 교육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몇몇 대학/대학원에서 교육관련 강의를 하며, 은빈, 은채, 두 아이가 성인으로 맞이하게 될 10년 후를 고민하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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