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 2년간 활약한 번즈를 대신해 새로 영입된 롯데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현재까지 평범한 성적(타율 0.252 OPS 0.718)을 남기고 있다. 다만 화끈하게 터지는 타격이나 홈런포를 기대하긴 어려워도 꾸준히 출장한다면 리그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일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의 외국인 야수 카를로스 아수아헤

롯데의 외국인 야수 카를로스 아수아헤 ⓒ 롯데 자이언츠

 
이유는 아수아헤의 선구안과 수비력에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아수아헤의 플레이를 지켜봐 온 전문가들은 아수아헤의 타격을 두고 확실한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고 타격에 임한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아수아헤는 136타석에 나서 17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동안 삼진을 15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타석에서 자신만의 존을 가지고 유인구에 속지 않는 신중한 타격이 만들어낸 결과다. 때문에 아수아헤의 타율이 1할대로 부진할 당시에도 타격감이 회복되면 더 좋은 생산력을 낼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아수아헤에게 지난해까지 롯데의 2루를 지킨 번즈만큼의 화려한 플레이는 없다. 하지만 평범한 플레이에서 잔실수가 적어 번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감있는 수비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롯데 내야진에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롯데의 현재 내야 상황을 봤을때 아수아헤가 최고의 선택이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상이나 부진으로 외국인 야수가 경기에 출장조차 못하는 LG나 KIA에 비하면 나은 처지다.

아수아헤가 점차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롯데의 외국인 플랜과 2루수 자리는 무난하게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롯데 내야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롯데 내야의 미래로 급부상한 신인 내야수 고승민

최근 롯데 내야의 미래로 급부상한 신인 내야수 고승민 ⓒ 롯데 자이언츠

 
5월 1일 이후 1군에 콜업된 2000년생 신인 내야수 고승민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고승민은 롯데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했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다. 

당시 롯데는 부천고 전창민(두산 1라운드 지명)이나 덕수고 홍원빈(KIA 1라운드 지명)같은 대어급 투수들을 지명할 수 있었지만 다소 빠르게 내야수 고승민을 지명했다. 롯데는 고승민을 내야 세대교체 자원의 핵심으로 점찍은 것이다.

하지만 당장 올시즌의 활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신인 야수가 바로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승민은 스프링캠프까지만 해도 1군에 동행했지만 시즌 개막은 퓨쳐스리그에서 맞이했다. 프로로서 다듬을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야진의 부상을 틈타 1군 호출을 받은 고승민은 벌써 남다른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일 NC 전에서, 1군 타석에 선 고승민은 해당 경기에서 9회 동점 3루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이름을 롯데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일 kt전에서는 생애 첫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3루타 1개를를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치는 맹활약을 펼쳤다.

고승민이 기대 이상의 센스있는 타격을 보이자 롯데가 내야진의 플랜을 수정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승민의 경우 고교시절 대부분의 경기를 2루수로 출전한 선수다. 유격수 수비를 소화할 수는 있으나 주전 자리를 맡기기엔 무리가 있고 키스톤 내야수와 완전히 다른 영역인 핫코너 3루수쪽은 고승민 본인도 아직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더군다나 롯데 입장에서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예에게 익숙하지 않은 수비를 맡기기엔 무리가 따른다. 행여 고승민이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책이라도 범하게 된다면 타격에서 좋은 분위기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2루수밖에 소화할 수 없는 외국인과 1군에서 가능성을 보이는 유망주가 겹쳐진 롯데는 '교통정리'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야속한 것은 현재 고승민 외에도 강로한과 배성근같이 1군에서 어느정도 활약을 해주는 선수들의 포지션이다. 이들은 팀 사정상 3루수로 주로 출전했지만 모두 유격수와 2루수가 주 포지션인 선수들이다. 

정작 롯데에 가장 필요한 3루수가 주 포지션인 한동희와 전병우의 경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터지는 자원들마저 엇박자로 터지고 있는 셈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올시즌 롯데가 확실한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정은원에게 베테랑 정근우의 포지션 전향까지 시키면서 출전 기회를 보장한 바 있다. 그 결과로 올 시즌 정은원은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한화 공수의 핵심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위와 10경기 차이가 나는 최하위로 추락하며 가을야구에 대해 논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지만 그래도 시즌 수확은 있어야 한다. 이제 서서히 적응해나가는 아수아헤와 큰 가능성을 보이는 고승민, 2명의 2루수에 대해 향후 롯데 벤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불안 불안' 롯데 불펜, 마무리 해법은?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롯데자이언츠 아수아헤 고승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