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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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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6명이 죽고 25명이 다친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와 관련해 원‧하청업체 관계자 15명과 법인(삼성중공업)에 대해 집행유예 및 벌금형과 함께 일부 무죄 선고하자 노동계가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 판결"이라며 반발중이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2단독(유아람 부장판사)은 지난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골리앗-지브 크레인 충돌 참사에 대한 선고 공판을 7일 오전에 열었다. 참사 2년만에 나온 1심 선고였다. 

앞서 검찰은 삼성중공업 및 협력업체 전‧현직 직원 15명과 삼성중공업 법인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1명은 구속 뒤 석방)했다. 당시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날 법원은 골리앗 크레인 신호수 2명은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다른 신호수 3명은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또 다른 신호수 1명은 벌금 700만 원, 지브크레인 운전수와 협력업체 작업반장 2명은 각 벌금 500만 원, 협력업체 직장은 벌금 700만 원이 선고되었다.

또 김아무개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은 벌금 300만 원, 삼성중공업 법인은 벌금 300만 원, 골리앗크레인 작업반장과 운전수 2명은 금고 6월에 집행유예가 각각 선고되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삼성중공업 과장‧부장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해 무죄, 삼성중공업 법인에 대해 안전조치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재판부는 안전대책과 관련해 "삼성중공업이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안전보건이행 수준 평가 결과 2016년 '우수' 등급을 받은 사실과 해외기관이 실시한 안전관리 평가에서도 상위권으로 평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의 안전대책이나 규정의 전체적인 수준이 다른 조선업체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고 당시 중첩지역통과 절차 또는 신호조정 방법에 관한 삼성중공업의 규정이나 지침에 업무상 과실에 해당할 정도의 미비점이 있었음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골리앗-지브 크레인'의 충돌방지 장치 설치 의무 여부에 대해서는 "충돌방지 장치가 물리적으로 구현 가능한지, 감당할 수 있는 비용범위 내에서 제작‧설치할 수 있는지, 다른 종류의 사고 위험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다른 조선소에 그러한 장치를 운영하고 있는지에 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그 장치가 없는 것이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간이화장실‧흡연장소의 위치와 관련해 재판부는 "화장실 등의 설치 여부가 아닌 운영 방식에 관한 것"이라며 "모듈 위 전부를 항시 출입금지구역으로 설정하여 화장실 등을 철거하지 않는 것을 두고 업무상과실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크레인 작업하는 가까이 간이화장실과 흡연장소가 있어 인명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다.

관리감독자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거제조선소의 근로자수는 삼성중공업 약 1만 명, 협력업체 직원 약 2만5000명으로 합계 3만5000명에 달하고, 연면적은 100만 평이 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관리감독자가 모든 근로자들을 직접 지시나 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수직적으로 단계를 나누면서 분야별로 담당업무만을 처리는 다수의 부서를 두고 있다"며 "골리앗 크레인 운행에 관해서는 수직적으로 7단계 이상의 계층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통상 관리감독자는 자신의 바로 아래 단계에 위치한 인원에 대하여 지시나 감독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할 수 있다"며 "위험요소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일방적, 추상적인 지시‧감독권만 있을 뿐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구성하는 구체적‧직접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김아무개 조선소장에 대해, 재판부는 "그 직책을 근거로 모든 개별 현장에서 규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지까지 직접 확인할 주의의무를 도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삼성중공업 상급관리감독자인 과장‧부장 등에 대해, 재판부는 "현장반장과 반원들에 대한 구체적‧직접적 주의의무가 인정되지 않고, 이들이 담당한 안전대책이나 규정에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미비점이 있음이 증명되지도 않았다"며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삼성중공업 법인과 김아무개 조선소장 등에 대해, 재판부는 "사고는 본질적으로 기존 규정이나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일 뿐, 안전대책과 규정의 불비도 실질적 원인 중 하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고 당시 현장 반원들의 실제 작업 현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안전조치의무와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삼성중공업 법인과 김아무개 조선소장에 대해 "협의체 운영의무 위반과 안전‧보건 점검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세계노동절인 1일 오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 사고로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진은 2일 오후 사고현장의 휜 크레인.
 세계노동절인 지난 2017년 5월 1일 오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 사고로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이튿날 오후 사고현장의 휜 크레인.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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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 판결에 분노한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논평을 통해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 판결에 분노한다"며 "삼성중공업 관리자들과 법인에는 전원 무죄 판결을 한 것으로 분노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조선업 중대재해 국민참여 사고조사위원회에서도 당시 골리앗 크레인은 삼성중공업이 운전과 신호를 맡았고 지브크레인은 하청업체가 운영했으며, 피재자는 모두 메인 데크 위 작업을 맡아 수행하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로 사고가 발생한 주된 원인은 원청 사업주가 지브형크레인 설치 시 위험성평가를 온전히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원청인 삼성중공업이 구체적으로 골리앗 크레인과의 충돌 위험을 평가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시행하지 않았으며 사고의 피해가 컸던 이유로는 원청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내도급 노동자를 동시에 투입하여 작업토록 한 점 등을 들 수 있다고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에 책임을 지고 있는 원청과 원청 관리자에게 면죄부 준 재판부의 판결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오늘 판결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기소도 되지 않은 사업주, 그리고 삼성중공업에 면죄부를 준 이 판결은 반드시 역사와 노동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참사 피해자들을 도왔던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법률원 경남사무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등으로 구성된 '마틴 링게 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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