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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폭포 주전골은 용소폭포와 오색석사 구간 어디나 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어린 아이부터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산책 삼아 걸을 수 있는 탐방로로 인기가 높다. 일반적으로 오색약수에서 시작해 용소폭포에서 돌아서 다시 오색약수로 내려가지만, 용소폭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물길 따라 오색약수로 내려가는 길은 시간 여유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며 걷기 좋다.
▲ 용소폭포 주전골은 용소폭포와 오색석사 구간 어디나 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어린 아이부터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산책 삼아 걸을 수 있는 탐방로로 인기가 높다. 일반적으로 오색약수에서 시작해 용소폭포에서 돌아서 다시 오색약수로 내려가지만, 용소폭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물길 따라 오색약수로 내려가는 길은 시간 여유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며 걷기 좋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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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이나 법수치계곡, 둔전계곡은 물론이고 양양군의 아름다운 계곡과 풍경, 그리고 문화유적을 찾을 경우 될 수 있으면 사람이 보이지 않는 사진을 선택하는 작업을 했다. 정작 사람이 그 장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중요함에도 '초상권'이나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현대 사회의 현상들 탓에 얼굴을 알아볼 정도의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기피했다.

양양향교나 동해신묘와 같은 문화유적을 둘러 볼 경우 어린 아이들과 동행해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와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 수 있는가를 보여줄 필요는 충분하다.

늘 조심스럽기 때문에 사람이 없는 여행지 같은, 다소 이상한 이야기가 전개되곤 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소라면 왜 사람이 보이지 않느냐고 물으면 일일이 답변하기 어렵지만 어쩔 수 없다. 서퍼들을 촬영하지 않는 주된 이유도 여기 있다.

양양군의 여행지는 물론이고 풍성한 재료들을 이용한 음식을 소개하고 싶어도 이런 문제 때문에 항상 마음뿐이고, 재료 따로 조리된 음식 따로 된 맛 없는 이야기를 어쩌다 내보내곤 한다.

4월 27일 통일전망대에서 만난 유미정씨와 친구는 이런 입장에서 볼 때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을 했고, 얼굴이 공개된 기사를 촬영된 사진을 전달하며 보여줬을 때도 오히려 "더 편하게 표정을 했어야 되는데요"라 말했다. "제 사진 빼 주세요"라 하면 꼼짝 없이 사진을 뺀 기사가 될 수밖에 없는 일 아닌가.

스위스에 오랫동안 생활한 한 분은 양양군에 와서 살기 시작한지 이제 2달 정도 됐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유미정씨는 양양군의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걸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 한다. 자연스럽게 "날씨가 아주 쾌청하진 않아도 비는 내리지 않고 가끔 해가 난다고 하니 우리 주전골 가 볼까요"라 했다.
 
주전골의 봄 주전골 탐방로를 용소폭포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잠시 내려오면 용소폭포가 나온다. 거기서 내려가는 방향으로 본 풍경이다.
▲ 주전골의 봄 주전골 탐방로를 용소폭포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잠시 내려오면 용소폭포가 나온다. 거기서 내려가는 방향으로 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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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의 봄 용소폭포에서 조금 내려오면 12폭포와 계곡이 갈라지는 곳에서 다리를 건너며 용소폭포 방향으로 돌아서서 바라 본 풍경이다.
▲ 주전골의 봄 용소폭포에서 조금 내려오면 12폭포와 계곡이 갈라지는 곳에서 다리를 건너며 용소폭포 방향으로 돌아서서 바라 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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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말발도리 주전골 용소폭포 주변은 봄철에 가장 다양하게 들꽃을 만날 수 있다. 매화말발도리를 본 유미정 씨와 친구는 꽃을 살펴보며 향기를 맡는 등 관심을 보였다.
▲ 매화말발도리 주전골 용소폭포 주변은 봄철에 가장 다양하게 들꽃을 만날 수 있다. 매화말발도리를 본 유미정 씨와 친구는 꽃을 살펴보며 향기를 맡는 등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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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꽃(작약) 주전골 용소폭포 주변은 봄철에 가장 다양하게 들꽃을 만날 수 있다. 함박꽃을 본 유미정 씨는 당일 저녁, 매일 쓴다는 일기를 시의 형식을 빌려 쓰고 메시지로 보내왔다.
▲ 함박꽃(작약) 주전골 용소폭포 주변은 봄철에 가장 다양하게 들꽃을 만날 수 있다. 함박꽃을 본 유미정 씨는 당일 저녁, 매일 쓴다는 일기를 시의 형식을 빌려 쓰고 메시지로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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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휴게서부터 올라가 커피 한 잔씩 마시고 용소폭포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전골을 물길 따라 내려오기로 했다. 문득 숲 속에 피기 시작한 함박꽃(작약)이 보였다. 유미정씨가 다시 길로 나오기를 얼마간 기다렸다.
 
작약

안 그래도
작약을 사랑하고 있었는데
오늘 만난 너는
약한 듯
약하지 않았어

너를 꺾은들 네가 소멸될까
너를 옮긴들 네가 같이 갈까

그래서
바라만 보고
모든 이가 바라만 봐주길
기도만 했어

나의 피지 못한 날들을
소멸해줘서 고맙다

내 친구 원이와 함께 바라 본 작약
작약과 같은 친구
축복하고 사랑해

-유미정 '작약' 전문
 
그냥 일기처럼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라며 받았는데, 친구를 생각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오롯이 담겼다. 전문적으로 시를 공부하는 문학소녀도 아닌 순수하게 작약과 친구만을 생각하며 쓴 유미정 씨의 시는 어지간한 문학회의 동인지에 실린 시보다 울림이 명료하다.

함박꽃

바람을 품어 향기를 안았을까
대지의 온기를 길어
꽃 한 송이 올렸던가

깊은 향기
바람에 나누고
환한 웃음 머금었으니
시든 풀빛 일제히 일어난다
언제 적인가 아득한
꿈결 같은 숲 길

햇살에 눈부신 그리움
그리움들이 팽창해 이윽고 터진
대지의 온기 따스한
바람의 향기, 그 위안이라니


같은 대상을 서로 얼마쯤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었음을 알았다. 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봄빛 충만한 주전골 이어서일까? 이끼까지도 봄이 가득하다.

용소폭포에서 유미정씨는 "여기서 왜 그렇게 빨리 가요? 천천히 좀 음미하며 걸으면 좋잖아요"라 하며 점심식사를 하는 시간까지 고려해 다소 서두르는 동행을 책망했다. "폭포 앞에 먼저 가서 사진 한 장 담으려고요"라 핑계를 댔지만, 일제히 봄의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처럼 고운 주전골을 맘껏 느끼고 친구에게도 보여주려는 그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숨길 필요는 없겠다.

함박꽃을 만났을 때처럼 매화말발도리나 금낭화까지 모두 두 사람에겐 향기 하나라도 놓칠 수 없는 대상이라 걷는 속도가 자연히 느렸다. 자칫 오색약수터에서 용소폭포를 거슬러 올라왔다가 돌아가는 일정으로 나섰더라면 하루 온 종일 주전골에 발이 묶일 뻔했다.

그나마 어려서부터 수도 없이 들고 났던 곳이라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장소와 사진으로 담기 좋은 장소를 제대로 알고 있으니 덜 미안했다. 풍경과 자신들만 사진으로 담는 내가 안 돼 보였던 모양이다. 유미정씨가 "선생님 제가 촬영해드릴게요. 여기 서 계셔 보세요"라는 바람에 두 장 사진을 얻었다.

아이들 앞에서는 물론이고 사람들에게 "선생님"이란 말을 듣는 건 때때로 불편하다. 아이들은 곧잘 "어디 학교 선생님이야"라 부모한테 물으니 더 그렇다.
  
주전골 인물을 중심으로 하지 않으면 사진은 풍경을 보다 섬세하게 보여줄 수는 있다. 주전골을 제대로 보여줄 욕심만 낸다면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일 수는 있으나 널리 알려진 탐방로에 사람 한 명 없다는 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 주전골 인물을 중심으로 하지 않으면 사진은 풍경을 보다 섬세하게 보여줄 수는 있다. 주전골을 제대로 보여줄 욕심만 낸다면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일 수는 있으나 널리 알려진 탐방로에 사람 한 명 없다는 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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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의 봄 주전골은 몇 개의 다리와 잘 정비된 길을 따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원시의 숲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 주전골의 봄 주전골은 몇 개의 다리와 잘 정비된 길을 따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원시의 숲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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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며늘취) 주전골 탐방로 곳곳에서 요즘 매화말발도리와 금낭화를 만날 수 있다.
▲ 금낭화(며늘취) 주전골 탐방로 곳곳에서 요즘 매화말발도리와 금낭화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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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폭포주차장에서 오색약수 구간의 절반도 못 내려왔는데 반대로 거슬러 올라올 정도로 시간은 이미 흘렀다. 하지만 이런 풍경을 자주 보는 입장에서도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에 넋을 놓기 일쑤인데, 처음 여기 온 이의 입장에서는 오죽할까. 나야 온종일 여기 머물러 있어도 되는 입장이니 재촉할 필요는 없다. 독주암과 오색석사만 벗어나면 이런 풍경은 돌아서기 전엔 만나지 못하니 느긋하게 보조를 맞췄다.
  
선녀탕  용소폭포와 오색약수 중간 지점에 선녀탕이 있다. 몇 개의 작은 담으로 이루어진 선녀탕은 주변을 빙 둘러 에워싼 깎아지른 뺑대의 품안에 맑은 물을 쉼 없이 흘려보낸다.
▲ 선녀탕  용소폭포와 오색약수 중간 지점에 선녀탕이 있다. 몇 개의 작은 담으로 이루어진 선녀탕은 주변을 빙 둘러 에워싼 깎아지른 뺑대의 품안에 맑은 물을 쉼 없이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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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 쉼터 넘어진 참나무로 쉼터를 하나 만들어 놓았다. 바로 앞에 독주암이 당당하게 서있다.
▲ 주전골 쉼터 넘어진 참나무로 쉼터를 하나 만들어 놓았다. 바로 앞에 독주암이 당당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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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암 오색약수에서 용소폭포를 향해 오르는 길 방향에서 보면 독주암은 이와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오색석사를 통과하면 불과 2~3분 거리에 나타나는 이 풍경에 발길을 멈추지 않는 이는 없다.
▲ 독주암 오색약수에서 용소폭포를 향해 오르는 길 방향에서 보면 독주암은 이와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오색석사를 통과하면 불과 2~3분 거리에 나타나는 이 풍경에 발길을 멈추지 않는 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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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암 근처엔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참나무가 여러 그루 쓰러졌었다. 그 중 하나는 이 길을 이용하는 이들의 쉼터가 됐다. 날씨만 화창하다면 잠시 앉아 쉬었겠지만 구름이 낀 탓에 계곡은 앉아 쉬기엔 적당하지 않았다. 다만 몇 곳 촬영하기 좋은 장소에서 사진을 담으며 약수터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주전골 독주암을 지나 오색석사까지 내려왔다. 잠시 오색석사로 오르기 전 뒤돌아본다. 숲은 이제 완연한 봄빛이다.
▲ 주전골 독주암을 지나 오색석사까지 내려왔다. 잠시 오색석사로 오르기 전 뒤돌아본다. 숲은 이제 완연한 봄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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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석사 역사가 어떻게 되느니 할 필요도 없이 친구와의 오래전 추억만으로 발길이 멈추는 장소다. 그리고 친구 아버님과 나의 아버지께서도 이곳에 흔적을 남겨 두셨다.
▲ 오색석사 역사가 어떻게 되느니 할 필요도 없이 친구와의 오래전 추억만으로 발길이 멈추는 장소다. 그리고 친구 아버님과 나의 아버지께서도 이곳에 흔적을 남겨 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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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폭포로 들어설 땐 진달래를 볼 수 있었는데 독주암을 지나면서부터는 개회나무가 조만간 꽃망울을 활짝 열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졸참나무도 꽃을 내밀고, 등칡은 이미 피기 시작했다.

오색석사는 성국사로도 불리는데 주변에 바위가 성벽을 이루어 있는 불국토란 의미로 지금 육군사관학교박물관 부관장으로 활동하는 이상훈 친구의 아버님께서 붙이셨던 이름이다. 3층석탑과 단청을 하지 않은 오색석사가 편안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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