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가 힘겹다. 롯데는 3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서 7-11로 역전패해 3연패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7위를 KIA 타이거즈에 내주고 8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롯데는 이기든 지든 경기 막판에 많은 점수를 주고받는 경기 내용이 많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롯데 야구는 9회만 보면 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9회 롯데 마운드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는 5월 1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을 들 수 있다. 이날 롯데는 5-8로 뒤진 가운데 9회 초를 맞이했다.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한 박진이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성범에 볼넷을 내준 뒤 박석민에 1타점 2루타를 맞아 5-9로 벌어졌다.

롯데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9회 쐐기점 실점이었다. 9회 말 전준우, 이대호 등 중심 타자가 무기력하게 아웃되며 삼자 범퇴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올시즌 롯데 불펜의 9회는 참혹하다. 9회 평균자책점은 9.00으로 리그 최하위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는 0.836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저조하다. 

리그에서 9회 평균자책점 및 피OPS가 가장 낮은 한화 이글스의 경우 각각 1.80, 0.587로 롯데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발력이 낮은 공인구가 새롭게 도입되어 KBO리그에 타고투저 현상이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롯데의 9회 마운드는 여전히 타고투저다.  

▲ KBO리그 10개 구단 9회 불펜 평균자책점 순위
   
롯데 필승조 투수들의 9회 기록도 좋지 않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의 9회 평균자책점은 8.49, 피OPS는 0.932다. 9회를 잠가야 하는 마무리로서 낙제점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부진을 거듭하다 4월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좌우완 셋업맨 고효준과 구승민도 9회가 불안하다. 고효준의 9회 평균자책점은 8.27, 피OPS는 0.929다. 구승민의 9회 평균자책점은 3.68, 피OPS는 0.751이다. 손승락이 부재중인 가운데 이들에게 9회를 맡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손승락, 고효준, 구승민의 9회 기록을 살펴보면 필승조로 분류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9회를 지켜야 하는 필승조가 난조를 반복한다면 선수단 전체가 매 경기 찜찜한 가운데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 설령 넉넉하게 앞서도 '혹시 9회에...?' 하며 역전에 대한 공포감을 떨치기 어렵다.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야수진의 체력 소모를 피하기 어렵다. 

3일 현재 롯데는 12승 21패 승률 0.364로 8위다. 3할 대 승률에 그치는 가운데 승패 마진은 -9다. 33경기를 치르고 111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산술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롯데의 뒷문의 지표는 반등에 대한 기대를 희박하게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가 '9회 공포특급'을 털어내며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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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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